[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꼭 필요” VS “단기처방 그쳐”…정부 고유가 피해지원금 두고 설왕설래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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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4-02 19:39  |  수정 2026-04-02 21:32  |  발행일 2026-04-02
정부, 소득 하위 70% 해당 국민에게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
“지금 필요한 정책” VS “단기 처방에 그칠라” 의견 분분
중동 전쟁 여파로 유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2차 석유 최고가제를 실시한 지난 달 27일 오후 대구 주유소에서 한 시민이 주유를 하고 있다. 영남일보DB

중동 전쟁 여파로 유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2차 석유 최고가제를 실시한 지난 달 27일 오후 대구 주유소에서 한 시민이 주유를 하고 있다. 영남일보DB

"위기상황에서 취약계층 지원해야 한다" VS "단기 처방에다 지방 선거 앞둬서 오해 소지가 있다"


정부가 최근 중동전쟁으로 가계 운영 및 생계 유지에 고충을 호소하는 국민들을 위해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하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현 상황에서 꼭 필요한 정책이라며 정부 정책을 옹호하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또 다른 쪽에선 현금 지원이 '단기 처방'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6·3 지방선거를 불과 두 달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미묘한 신경전이 오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2일 정부가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과 관련해 "고유가·고물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의 숨통을 틔워주기 위해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마련해 소득 하위 70% 국민 약 3천600만 명을 대상으로 10만∼60만 원까지 차등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원금은 지역화폐로 지급해 지역과 골목상권의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물론, 침체된 경기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지난 달 31일 국무회의에서 중동전쟁 위기 극복을 위한 '2026년 추경안'을 심의·의결하고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가 밝힌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 원칙은 지방으로 갈수록, 취약계층일수록 두텁게 지원한다는 것이었다. 소득 하위 70% 국민에게 거주 지역별로 수도권 10만 원, 비수도권 15만 원, 인구감소 우대지역 20만 원, 인구감소 특별지역 25만 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대구 동성로를 걷고 있는 시민들. 영남일보DB

대구 동성로를 걷고 있는 시민들. 영남일보DB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두고 지역사회에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대구 달서구 성당동에서 소규모 서비스업을 하는 자영업자 정모(46)씨는 "중동 전쟁 이후 불거진 고유가·고환율로 경제상황이 정말 심각한 수준이다. 경제적으로 쪼들리다 보니 다들 외식 등 기본적인 소비를 줄이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며 "해외여행의 경우, 중동 전쟁 이전엔 우리 같은 서민들도 한 번씩 갈 수 있었는데, 지금은 '부자만 해외여행을 갈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다. 가뜩이나 '산업의 쌀'이라고 많이 인식하는 나프타 등 각종 공업제품 원료 가격도 치솟아 자영업자들은 더 힘들어졌다. 정부의 피해지원금이 조금이나마 위안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대구의 시민단체인 '우리복지시민연합'의 은재식 사무처장은 "시간을 두고 대책을 논의하다가는 각종 이해관계 탓에 국민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며 "국민들이 전쟁에 따른 피해 정도를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는 바로 지금이 피해지원금이 필요한 시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초생활수급자 외에도 차상위계층과 영세 자영업자까지 되도록 폭넓게 지원금을 줘야 정책 실효성을 높일 수 있고 조세 저항도 희석시킬 수 있다"고 부연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이날 오후 대구 범어네거리에서 만난 직장인 이교현(39)씨는 "결국 정부와 지자체 재정이 투입되는 일인데, 예전부터 민생지원금은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정책이라고 생각했다"며 "정부 부채도 많다고 들었는데, 이번 지원금 비용을 충당하느라 다른 복지정책들이 행여 후퇴하지나 않을지 솔직히 걱정이 많이 된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구의 한 공공기관 직원은 "고유가 피해지원금의 긍정적인 효과도 있을 것이다"며 "다만, 지방선거를 63일 앞두고 있는 민감한 시기여서 괜실히 정치적 의심을 사거나 갈등으로 비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편적 복지'보다는 실제 도움이 절실한 이들을 우선 지원하는 '선택적 복지' 형태로 갔으면 더 나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영남대 허창덕 교수(사회학과)는 "국가 부채가 가뜩이나 높은데다 전쟁 장기화 상황에 대한 준비도 철저히 해야 하는데, '단기 처방'이 내려진 것 같다"며 "광범위한 국민에게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보다 전쟁으로 인해 절대적 빈곤을 겪거나, 차량이 있어야 생업을 유지하는 자영업자들에게 우선적으로 '핀셋 지원'을 하며 장기전을 대비하는 게 나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2026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분석  자료 일부. 국회 예산정책처 제공

국회 예산정책처의 '2026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분석' 자료 일부. 국회 예산정책처 제공

한편, 국회 예산정책처는 이날 발간한 '2026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분석' 자료를 통해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 시 지자체별 재정력과 인구구조를 고려한 국고보조율 다층화 및 인구감소지역 추가지급분에 대한 국비부담 상향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현재 예상되는 고유가 피해지원금의 국비·지방비 분담률(국비 80%, 지방비 20%)의 탄력 적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산정책처는 "대규모 보조사업이 전국 표준적으로 추진될 경우에는 지방재정에서도 상당한 부담이 발생한다"며 "지자체 재정 여력에 맞게 보다 섬세한 보조율 차등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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