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월 11일을 기억합시다

  • 이재윤
  • |
  • 입력 2026-04-10 09:32  |  발행일 2026-04-10

'음수사원(飮水思源)'은 물을 마실 때 그 물이 어디서 왔는지 근원을 생각하라는 뜻이다. 우물을 판 사람을 생각하며 감사하라는 의미다. 작가 한강의 "과거가 현재를 살린다"라는 말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과거를 바로 세우는 일은 현재는 물론 곧 미래를 함께 여는 길이기도 하다. 바쁜 일상에 지친 나머지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한 과거에 대한 고마움을 잊어버릴 때가 흔하다. 그중 하나가 '4월 11일'이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4월 11일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이다. 올해가 107주년이다. 정부와 전국 각 지자체는 오늘 또는 내일 관련 행사를 거행한다. 임시정부 수립은 두 가지 큰 의미를 지닌다. 첫째,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민주공화국임을 선언했다.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정한 것도 그때다. '제국'에서 '민국'으로의 국체(國體) 전환이었다. 대한민국의 골격은 그때 다 만들어진 셈이다. 둘째, 대구경북은 '보수의 심장'이기 훨씬 이전 '독립운동의 성지'였다. 독립유공자만 2천500명이 넘는다. 임시정부 참여 인사는 120여 명이나 된다. 광복군 참여자까지 더하면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다. 이런 자부심은 역설적으로 무거운 미션을 던진다.


4가지 숙제가 있다. 첫째, 독립운동의 성지 대구에 '제2독립기념관'을 유치하는 일이다. 역사적 자부심과 함께 국내 유일 '국립신암선열공원묘지'을 보유한 대구는 타 지자체를 압도하는 최적의 입지다. 둘째,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 석주 이상룡 선생(안동)의 서훈이 3등급에 머물고 있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 빠른 시일 내 더 높은 등급의 훈장을 '추가 서훈'하는 게 바람직하다. 셋째, 통합사관학교 유치다. 안규백 국방장관이 나흘 전 통합사관학교의 '지역설립'을 공언했다. 자주독립을 위해 헌신한 선열들의 고귀한 정신이 살아 숨 쉬는 도시, 영·호남·충청 국토방위를 담당하는 2작사를 위시해 수많은 군사 기지, 방산시설이 분포한 대구경북은 통합사관학교 최적의 입지다. 서울의 육사, 창원의 해사, 청주의 공사는 3, 4학년 심화학습 중심 학교가 될 것이다. 1, 2학년 기초교양 과정 학습의 장인 통합사관학교는 대구경북에 위치하는 것이 지역적 균형에도 맞다. 넷째, 대구간송미술관은 독립운동가였던 전형필 선생이 수집했던 작품을 전시한다. 전국적 핫플레이스이다. 이곳이 미술품 중심 전시장에서 나아가 문화보국의 정신을 계승하는 '코리아 메모리얼 로드'의 중심으로 발돋움한다면 대구경북의 역사적 위상을 드높일 더할 나위 없는 변신이 될 것이다.



기자 이미지

이재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