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장동혁 대표 방미 논란…리더십부터 돌아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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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4-12 16:12  |  발행일 2026-04-13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1일 출국해 16일까지 미국 워싱턴 일정을 소화한 뒤 17일 귀국하는 방미 일정에 나섰다. 이번 방문은 미국 국제공화연구소 초청에 따른 것으로, 공화당 인사 및 상·하원 관계자들을 만나 한미동맹과 한반도 정세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미동맹은 대한민국 외교와 안보의 핵심이다. 제1야당 대표가 미국 정계와 교류하며 외교 채널을 넓히는 일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 국제 정세를 점검하고 당의 외교·안보 노선을 논의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공화당 인사들과의 네트워크 강화도 필요하다. 문제는 시기다. 지금은 6·3 지방선거를 불과 50여 일 앞둔 시점이다. 국민의힘 공천을 둘러싼 후유증과 갈등이 곳곳에서 격화되고 있다. 이 시기에 당 대표가 있어야 할 곳은 워싱턴의 회의장이 아니라 전국의 선거 현장이다. 후보군을 점검하고 공천 후유증을 최소화하며, 당심과 민심을 수습하는 일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그런데 현실은 뼈아프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장 대표의 지원 유세를 요청하는 후보를 좀처럼 찾아보기가 어렵다. 선거철이면 격전지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를 요청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지금 현장 분위기는 다르다. 장 대표의 방문이 득보다 실이 크다며 방문을 꺼리는 후보들이 제법 많다. 장 대표가 물러나는 것이 국민의힘 승리에 도움이 된다는 일각의 주장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장 대표가 해야 할 일은 해외 무대에서 외교적 존재감을 넓히는 것이 아니라 국내 정치 현장에서 자신을 둘러싼 부정적 인식을 희석시키는 행동과 처신이다. 후보들이 먼저 찾고, 당원들이 안심하며, 유권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다. 민심 현장에서 존재감을 회복하지 못한 채 해외 일정으로 시선을 돌리는 모습은 자칫 현실 회피로 비쳐질 수 있다.


하지만 기왕 방미길에 오른 만큼, 야당 대표로서의 외교적 역할만큼은 충실히 수행하고 돌아와야 한다.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분명히 하고, 미국 정계와의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최소한의 책무다. 그러나 미국 방문에서 일부 성과가 있었다 하더라도 국내 정치의 공백을 상쇄할 수는 없다.


정치만큼 타이밍이 중요한 것도 없다. 정치에서 시기 부적절은 때로는 의도가 좋더라도 나쁜 메시지를 남긴다. 장 대표는 이번 방미가 그런 오해를 키우고 있다는 점을 무겁게 돌아봐야 한다. 방미의 성과가 있었더라도 장 대표가 귀국 후 해야 할 일은 성과 홍보가 아니라 흔들리는 민심을 잡는 것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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