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의 그단새] 유튜브와 제미나이 선생님의 영농지도

  • 안도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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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5-04 13:26  |  발행일 2026-05-05
안도현 시인

안도현 시인

올해 텃밭 관리의 목표를 세웠다. 방울토마토 줄기를 나무처럼 굵고 단단하게 키워 가을까지 따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 가지와 오이 순 자르기를 잘하고 웃거름을 제때 줘서 텃밭을 훤하게 가꾸는 것. 6년째 텃밭을 일구고 있지만 사실 나는 어설프기 짝이 없는 초보 관리인이다. 이웃이 멀리 있어 유튜브와 AI 제미나이를 나의 '농사직설'로 삼기로 했다. 그들의 가르침을 하나하나 받아적는다.


방울토마토 기르기의 핵심은 곁순 제거다. 원줄기와 잎 사이의 겨드랑이에서 나오는 곁순은 과감하게 잘라준다. 가능하면 아침에 제거하는 게 좋다. 한낮의 햇볕이 잘린 부위의 상처를 잘 아물게 해주기 때문이다. 잘라낸 곁가지를 버리지 말고 땅에 꽂아두면 또 하나의 방울토마토로 자란다고 하니 올해 꼭 해볼 생각이다. 첫 열매가 맺히면 그 꽃줄기는 거침없이 따준다. 상부 쪽으로 열매가 달리기 시작할 때 그 줄기 바로 밑의 잎 한두 장은 남겨둔다. 이 잎이 광합성을 통해 열매를 통통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8월에 방울토마토의 여덟 번째 꽃줄기가 달리면 그 위의 잎 두 장을 남기고 원줄기를 잘라준다. 원줄기의 성장을 멈추게 해서 열매를 더 달게 만들도록 하는 것이다. 토마토의 경우에는 열매가 달리기 시작하면 그 주위의 잎을 과감하게 잘라준다.


가지는 방아다리를 기준으로 모양을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방아다리란 디딜방아의 다리라는 뜻으로 줄기가 처음으로 Y자로 갈라지는 지점을 말한다. 방아다리 아래의 곁순은 무조건 제거해 준다. 가지는 방아다리에서 나온 튼튼한 가지 3개를 주력 가지로 선택해 키는 게 중요하다. 방아다리에서 처음 핀 꽃은 아깝다고 생각하지 말고 미련 없이 따주는 게 좋다. 꽃보다 수형을 잡아주는 일이 초기에는 더 시급하다. 가지는 비료를 좋아하므로 한 달에 한 번 정도 복합비료를 뿌리와 뿌리 사이 흙을 살짝 파고 넣어주면 된다. 고추도 가지처럼 순을 제때 잘라주며 키우면 된다.


오이 역시 원줄기를 중심으로 키우되 곁순을 제거하는 게 핵심이다. 아래쪽 7마디에서 나오는 곁순과 꽃을 가차 없이 잘라주어야 한다. 7마디 위쪽에서 나오는 곁순은 마디 하나만 남기고 제거한다. 너무 길게 뻗은 넝쿨손은 정리해 주는 것이 좋다. 첫 번째 암꽃이 피고 열매가 커지기 시작할 때부터 가지처럼 비료를 땅에 묻어준다. 지주대를 세워 오이 줄기를 위쪽으로 유인하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몇 해 전 딸기 모종 댓 개를 심었더니 새끼를 쳐서 과밀화 현상을 보인다. 그래서 수십 개로 포기를 나누어 심었다. 딸기 꽃이 피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튼실한 딸기 맛을 좀 보고 싶다. 제미나이에게 물었더니 수확기에는 보이는 즉시 '런너(줄기)' 제거를 해야 한다고 가르쳐준다. 꽃이 피면 꽃줄기에서 가장 먼저 피는 꽃 3~5개를 제외하고 나무 작거나 늦게 피거나 일그러진 꽃을 가위로 솎아내야 한다. 꽃이 피고 열매가 커질 때 영양분이 가장 많이 필요하므로 액비를 뿌리 근처에 주면 열매가 굵어진다. 딸기 열매가 흙에 직접 닿으면 썩거나 벌레가 생기니 짚이나 은박 멀칭 비닐을 깔아 열매를 '공중 부양'시키는 게 좋다. 이제 실천만 남았다.


유튜브의 자기 과시와 AI의 창의성 부족으로부터 그동안 거리를 두고 살았다. 하지만 텃밭 관리 방법만큼은 그들에게 전적으로 기댈 생각이다. 유튜브와 제미나이가 나의 선생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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