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북 산불 피해주민 PTSD(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심각, 체계적 회복지원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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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5-05 09:42  |  발행일 2026-05-05

경북 산불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피해주민 3명 중 1명꼴은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고위험군'에 속하고, 10명 중 7~8명꼴로 우울, 불안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조사결과는 산불사태 후속조치에 대한 정책 방향을 재점검하게 만든다. 그동안 정부와 자치단체들은 주로 '시설·토목 중심의 복구'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피해주민들의 일상회복이 이것만으로는 불충분함을 이번 조사로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삶과 공동체의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운다.


지난 2일 서울대병원 암연구소에서 열린 '산불피해 포럼'에서 오상훈 의정부을지대병원 교수(정신의학과)가 경북 산불 피해주민 400명을 대상으로 대면 조사를 실시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주민 대다수가 일상회복에 극심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확인됐다. 34.25%가 PTSD 고위험군, 24.0%는 우울 고위험군, 16.25%는 불안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특히 거주하던 주택이 피해를 보거나 임시거주시설을 이용한 주민일수록 정신건강 상태가 훨씬 나빴다. 삶의 터전을 잃는 상실감이 심리적 불안을 유발한 핵심 요인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심리적 후유증이 장기화하는 경향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서는 커뮤니티 기반의 정책이 필요하다. 산불 피해가 지역 정착 기반 약화와 공동체 붕괴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전문적인 회복탄력성 증진 프로그램을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물론 지역사회 전체의 회복역량을 높여야 한다. 단기적 복구 지원을 넘어 장기적 심리치료와 지속적 추적 관찰, 집중 치료 체계 구축으로 정책의 관심이 전환돼야 한다. 실질적인 복구는 삶의 회복에 초점을 맞춰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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