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철 대구YMCA 사무총장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신공항 공약 경쟁이 뜨겁다. 후보들은 앞다퉈 자신이 신공항 추진의 적임자라고 한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질문은 빠져있다. 군공항 이전은 필요하다. 그러나 왜 민간공항까지 함께 없애야 하는가.
대구신공항은 언제부터인가 지역의 숙원사업이 되었다. 하지만 14조 원이 넘는 사업비, 불투명한 재원 조달 구조, 군위·의성까지의 접근성 문제 등 현실성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혼란할 때는 원점으로 돌아가야 한다.
'군공항은 이전하되 민간공항은 현 위치에 존치·고도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이 주장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박근혜 정부 말기와 문재인 정부 초기, 민간공항은 존치하고 제11전투비행단만 예천공항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검토된 바 있다. 프랑스 ADPi(파리공항공단)의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조사 역시 대구공항 국제·국내선을 현 위치에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지금이 정치 논리에 묻혀버린 그 정책을 다시 꺼내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대구공항 문제의 본질은 대한민국 최대 규모 전투비행단이 위치한 K-2 공군기지의 군용기 소음이다. 동구·북구 주민들이 수십 년간 겪어온 고통의 원인은 전투기였다. 해법은 분명하다. 군공항을 이전하면 된다. 민간공항까지 함께 옮기는 것은 개발 논리에 편승한 과잉 대응이다. 도심 민간공항은 대구의 글로벌 경쟁력과 도시 브랜드의 핵심 자산이다. 런던 시티공항, 도쿄 하네다공항처럼 세계 주요 도시들은 도심공항을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대구공항에서 동대구역까지 약 15분 거리의 접근성은 외국인 투자자와 관광객들이 대구를 찾게 만드는 실질적 경쟁력이다. 대구가 AI·로봇·첨단산업 도시를 지향한다면, 도심공항은 그 비전을 현실화하는 전제조건이다. 민간공항을 군위·의성으로 이전한 뒤 글로벌 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통합이전을 고집할 경우 세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는 재정 부담이다. 14조원 사업비를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충당하겠다는 계획은 후적지 개발 이익이 예상보다 낮을 경우 고스란히 시민 부담이 된다. 둘째는 지방공항의 구조적 적자 문제다. 제주 공항을 제외하고 전국 대부분의 지방공항이 만성 적자인 현실에서 TK 신공항만 예외가 되기 어렵다. 셋째는 접근성 문제다. 공항철도 건설비용까지 더하면 시민들은 더 비싸고, 더 멀고, 더 불편한 공항을 이용하게 된다. 물론 주민투표까지 한 군위·의성 주민들의 상실감 역시 가볍게 볼 수 없다. 국가 차원의 재정 지원과 국가기관 이전, 대구와의 상생협력 방안 등 실질적인 지역발전 대책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반면 군공항이 이전되면 대구공항은 달라질 수 있다. 활주로 운영 시간 확대, 국제노선 다변화, 터미널 현대화가 가능해지고, 후적지를 물류·비즈니스 복합단지와 연계 개발한다면 대구공항은 지역 경제의 관문이자 도시 브랜드의 상징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
단순한 지역공항에 머물게 할 것인가, 아니면 군공항 이전을 계기로 남부권을 대표하는 글로벌 도심공항으로 도약시킬 것인가. 선택은 지금 우리 손에 달려 있다. 군공항 이전의 목적은 시민 삶의 회복이어야 한다. 시민의 불편까지 키우는 대규모 개발사업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군공항은 이전하고 민간공항은 키우자. 그것이 시민의 삶과 대구의 미래 경쟁력을 함께 살리는 현실적이고 현명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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