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사이에서 '춤추는 이장'으로 통하는 칠곡군 북삼읍 전원대동아파트 권옥남(60) 이장. <마준영기자>
"운동을 하고 나서 몸이 가벼워졌다는 주민들의 말을 들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경북 칠곡군 북삼읍 전원대동아파트 권옥남(60) 이장은 주민들 사이에서 '춤추는 이장'으로 통한다. 건강댄스 강사로 주민들의 건강을 챙기고, 14년째 이장으로 마을의 크고 작은 일을 해결하며 공동체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권 이장의 이력은 조금 특별하다. 주민들의 선택을 받아 이장이 되기 전 그는 16년 동안 우유 배달 일을 했다. 새벽마다 아파트 단지를 누비며 각 가정을 찾았고, 주민들의 안부를 자연스럽게 살폈다. 그 과정에서 쌓인 성실함과 신뢰는 훗날 주민들이 그를 이장으로 선택하는 밑거름이 됐다.
안동에서 태어난 권 이장은 결혼 후 북삼읍에 정착했다. 평범한 주부로 살아가던 그는 주민들의 권유로 건강댄스와 인연을 맺었다. 1995년 전원대동아파트 입주 후 북삼농협이 운영하던 건강댄스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운동의 즐거움을 알게 됐고, 함께 운동하던 주민들은 그의 밝은 성격과 적극성을 높이 평가하며 강사에 도전해 보라고 권했다.
하지만 그는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자녀 양육과 가사에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권 이장은 "오랫동안 망설였지만 나이가 들어 후회하기보다 지금 도전해보자는 마음이 들었다"며 "그때 용기를 낸 것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고 회상했다.
이후 지도자 과정을 거쳐 건강댄스 강사로 활동하기 시작한 그는 현재까지 14년 넘게 주민 건강 증진에 힘쓰고 있다. 북삼읍 주민자치센터와 경로당, 요양시설 등을 찾아 건강체조와 근력운동, 치매예방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과거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칠곡지사 프로그램 강사로도 활동했다.
<권옥남 이장의 주요활동=생성형 AI>
그가 운동 지도를 이어가는 이유는 단순하다. 주민들의 변화를 눈앞에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몸이 굳어 힘들어하던 어르신들이 꾸준한 운동을 통해 활력을 되찾고, 외출을 꺼리던 주민들이 이웃과 어울리며 웃음을 되찾는 모습을 볼 때마다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권 이장은 건강댄스 강사와 이장의 역할이 닮아 있다고 말한다. 주민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며, 공동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 두 역할의 공통점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14년 동안 이장을 맡으며 주민 화합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아왔다. 행정기관과 주민을 잇는 가교 역할은 물론 아파트 내 크고 작은 민원을 조율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생활환경 개선에도 힘써 왔다.
새벽 우유 배달원에서 건강댄스 강사, 그리고 14년 차 이장에 이르기까지. 권옥남 이장의 삶은 거창한 리더십보다 꾸준함과 진심이 주민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의 발걸음이 향하는 곳마다 오늘도 건강한 웃음과 공동체의 온기가 함께 번지고 있다.
주민들은 권 이장을 두고 "항상 먼저 인사하고 먼저 움직이는 사람", "어려운 일이 있으면 가장 먼저 찾게 되는 이웃 같은 이장"이라고 평가한다.
권 이장은 "이장은 주민들을 위해 존재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며 "주민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가장 큰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지만 주민들과 함께하면 마을은 얼마든지 더 좋은 곳으로 바뀔 수 있다"며 "앞으로도 건강한 에너지와 긍정적인 마음으로 주민 곁을 지키고 싶다"고 덧붙였다.
마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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