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춤추는 호박꽃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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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7-07 15:23  |  발행일 2026-07-08

'사랑을 하면은 예뻐져요…/아무리 호박꽃 아가씨도 사랑을 하면은 꽃이 피네…'(「사랑을 하면 예뻐져요」 봉봉사중창단) '꽃이 피면 꽃이 피는 길목으로 꽃 만큼 화사한 웃음으로 달려와 …'(「그대 생각」 이정희)


60년대를 풍미했던 봉봉사중창단의 노래는 요즘 같았으면 세상에 나오자마자 큰 비난 속에 잠겨버렸을 곡이다. 가사가 여성의 외모를 비하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특히 호박꽃으로의 비유는 허용될 수 없는 문구다. 그런데 필자에게는 호박꽃이 '그대 생각'의 '꽃만큼 화사한 웃음으로 달려와…'를 떠올리게 하는 꽃이다. 호박꽃이야말로 꽃 중에서 가장 화사한 꽃이라 생각된다.


호박꽃은 아침에 해가 뜰 때 피어서 해가 지기 전에 시들어 꽃잎을 닫는다. 활짝 핀 호박꽃이 아침 햇살을 받아 황금빛으로 빛나는 모습을 제대로 보면 못생기기는커녕 마음까지 밝아지는 가장 아름다운 꽃임을 느끼게 된다. 이렇듯 탐스럽고 예쁜 꽃이 왜 못생김의 대명사가 됐는지는 유추하기 어렵지 않다. 늙은 호박이 과채류의 열매 중에서는 볼품없는 모양이어서 '호박같이 생겼다'는 말이 생기고, 그 꽃은 도매금으로 넘어가지 않았나 싶다. 또 시골에서는 호박꽃이 워낙 흔한데다, 피어있는 시간이 너무 짧아 활짝 피어있는 상태보다 시들어 축 늘어진 채 꽃잎을 닫고 있는 추레한 모습을 주로 보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봄 화단에다 호박 두 포기를 심었다. 차지하는 면적을 최소화하기 위해 4m짜리 파이프 2개를 깃대처럼 세우고 호박 줄기가 타고 오르도록 유도했다. 왕성하게 자란 줄기에 아침마다 화사한 꽃이 피어 햇살을 받아 반짝인다. 일렁이는 바람을 받아 춤추듯 살랑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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