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황규관 시인과 한국 근대시 바로 읽기'에서 강의를 하는 황규관 시인. <동네책방 모디 제공>
'황규관 시인과 한국 근대시 바로 읽기' 첫 강의가 지난 15일 복합문화공간 프로토타운 북성로에서 열렸다. 동네책방 모디와 대구 참여연대가 공동 주관해 마련한 자리다.
이번 스터디는 "'떠난 님'과 '오지 않은 님' 사이에서"라는 부제를 달았다. 민족시인 김소월, 한용운, 백석, 윤동주를 비롯해 모더니스트 시인 김수영, 신동엽의 시를 함께 읽는 순서로 짜였다.
한국 근대 시의 출발점을 돌아보는 일은 아프고 쓸쓸한 과제다. 일제강점기로 인한 강제적 근대화 탓에 우리 전통과 단절된 상태에서 시 작법이 도입됐기 때문이다. 제국주의 압력으로 빚어진 단절 속에서 당시 근대 시인들이 간절히 갈구한 것은 식민지 해방이었다. 황 시인은 한용운, 백석, 윤동주의 시를 통해 이들이 바란 해방이 단순한 독립을 넘어선 깊은 정신적 차원의 '님'이었다고 짚었다.
이후 1950~1960년대 전쟁을 거치며 한국 문단은 월북하지 않고 남은 보수 문인들이 주도했다. 이에 대한 반발과 저항 속에서 서구 문명을 좇는 모더니스트들이 등장했다. 김수영과 신동엽 시인은 이러한 모더니즘을 다시 극복하려 나선 인물들이다. 두 시인은 우리가 처한 역사적 상황과 삶, 정신적 조건을 뛰어넘어 극복하려 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황 시인은 민주화 이후 현대인들이 처한 환경이나 정신적 조건에 안주할 뿐, 이를 초월하려는 의지는 갈수록 쇠퇴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번 강좌는 근대 시의 시작점으로 돌아가 우리가 잊고 지낸 '님'의 의미를 대구 시민과 함께 탐색해보고자 기획됐다.
강의는 오는 12월까지 매월 셋째 수요일 저녁 7시에 이어진다. 우리가 지금 회복하고 만나야 할 '님'은 과연 무엇인지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이준희 시민기자 ljoonh112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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