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2시 대구 중구 동성로, 시민들이 양산을 펼쳐 햇볕을 피하고 있다. 홍예원 수습기자 llo1o@yeongnam.com
대구지역 낮 최고기온이 40℃를 넘어선 3일 오후 2시쯤 대구 북구청(북구 침산동) 인근. '바람' 한 점 없이 강한 햇볕이 쏟아진 거리 곳곳엔 형형색색 양산부터 손선풍기(손풍기), 팔토시까지 다양한 여름용품들이 등장했다. 시민들은 양산을 펼쳐 머리와 어깨를 가리거나, 모자와 두건을 쓴 채 팔토시로 피부를 감쌌다. 한여름의 중무장이었다. 특히 손풍기를 얼굴 가까이 댄 이들이 자주 목격됐다. 기온이 40℃를 넘어서면서 손풍기에서 더운 바람이 쏟아져 나왔지만, 이마저도 호사로 느껴졌다.
김미령(여·74)씨는 "많이 더울 때는 양산을 쓰고 운동할 때는 선캡을 이용한다"며 "양산을 펴면 머리부터 몸 주변까지 그늘이 생겨 확실히 덜 덥다"고 했다. 팔토시, 두건과 함께 손풍기까지 챙긴 박봄결(여·67)씨도 "외출할 때는 손풍기와 두건을 꼭 챙긴다"며 "두건은 더위를 피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피부가 햇볕에 타는 것을 막기 위해 쓴다"고 했다.
따가운 자외선을 피해 급한 대로 양산 대신 평소 사용하던 우산을 펼쳐 든 시민들도 있었다. 일단 햇볕을 막고 보자는 것이다. 자외선(UV) 차단 기능이 있는 양산(국가기술표준원 안전기준 자외선 차단율 85% 이상)과 달리 우산은 외형만 비슷할 뿐 큰 효과를 보기는 어려웠다. 햇빛 알레르기가 있다는 장미란(58·여)씨는 "양산을 챙기지 못해 우산을 들고 나왔다"며 "일단 햇빛을 가려주니 급한 대로 쓰고 있지만, 내일부턴 양산에 손토시까지 중무장한 채 나올 예정"이라고 했다.
3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시민들이 손풍기를 얼굴 가까이 대고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홍예원 수습기자 llo1o@yeongnam.com
같은 시각 대구 중구 동성로에선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시민들이 챙겨 나온 여름용품의 종류가 한층 다양했다. 손바닥만 한 손풍기를 얼굴 가까이 댄 시민부터 목에 넥밴드형 선풍기를 건 청년, 대형 휴대용 선풍기를 든 시민까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더위를 피했다. 동성로 야외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 김지연(21)씨는 "6월 이후부터 자외선 차단제와 손풍기를 꼭 챙긴다"며 "밖에서 일하다 보면 양산이나 선풍기를 사용하는 사람이 확실히 늘었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여름용품 판매점에서도 최근 '폭염 생존 아이템'을 찾는 소비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대구지역 한 잡화점 직원은 "더위가 심해지면서 양산과 손풍기, 팔토시 등 여름용품 판매량이 매년 느는 추세"라며 "최근엔 성별이나 연령에 관계없이 여러 제품을 세트로 구매하는 손님들도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양산과 손풍기가 필수 여름용품으로 자리잡은 것에 대해 폭염이 일상화한 데다 가격이 싸고 구매도 쉬워진 점을 꼽았다. 성신여대 허경옥 교수(소비자산업학과)는 "과거 양산이나 손풍기는 여성이나 고령층이 주로 사용한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엔 남성·청년층까지 이용자가 넓어지고 있다"며 "재난급 폭염이 반복되면서 여름용품을 단순한 미용·계절 상품이 아니라 일상에서 더위와 자외선을 피하기 위한 실용적인 생활용품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안착된 것 같다"고 말했다.
구경모(대구)
대구 서구와 북구를 맡고있습니다.
홍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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