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이 국내 최대 사과산지로 자리 잡은 지 20여년, 청송사과를 즐기는 방법도 다양해졌다. 청송에서 사과의 변신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청송사과의 변신 뒤에는 지역을 사랑하는 이들의 끊임없는 연구와 열정이 숨어있다. 사과의 특성을 깊이 이해하고 시행착오 끝에 만들어낸 메뉴들은 청송 여행의 즐거움을 한층 더한다.
고소한 통밀빵 사이에 스며든 사과크림부터 생사과의 아삭함을 품은 크루아상, 새콤달콤함이 톡톡 터지는 피자와 25년 내공의 붉은 사과소스 돈가스까지, 단순한 지역 특산물을 넘어 청송을 찾아오는 새로운 이유가 되어준 '청송사과 이색 맛집 4곳'을 직접 찾아갔다.
청송 '사과와커피이야기'는 10년 전 청송에서 커피농사를 시작해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김상훈 대표가 운영하는 카페다. 그는 직접 재배한 사과와 우리밀로 여러 가지 새로운 맛을 만들어내고 있다.
청송 '사과와커피이야기'의 베이비 사과치노.
직접 재배한 우리밀로 만든 쿠키에
사과파우더·크림 더한 산도 인기
청송 '사과와커피이야기'의 주왕산밀 사과산도.
◆'사과와커피이야기' 주왕산밀 사과산도·주왕산 통밀쿠키'
"먼저 사과쿠키를 사과크림에 찍어 드시고, 아래 커피와 크림을 함께 마시면 상큼한 사과크림과 부드러운 핸드드립 커피를 맛볼 수 있는 시그니처 메뉴입니다."
주왕산 삼거리 부근에 위치한 브런치카페 '사과와 커피이야기'에서 사과슈페너&사과쿠키를 주문하면, 맛있게 먹는 방법을 적어놓은 카드가 쟁반에 함께 담겨 나온다. 카페 앞 밀밭에서 재배한 우리밀과 청송사과로 만든 사과쿠키의 맛, 상큼한 사과향의 부드러운 사과크림의 맛, 직접 로스팅해서 내린 핸드드립 커피의 맛을 따로 또 같이 다양한 조합으로 즐길 수 있다.
'사과와커피이야기'는 10년 전 청송에서 커피농사를 시작해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김상훈 대표가 운영하는 카페다. 그는 직접 재배한 사과와 우리밀로 여러 가지 새로운 맛을 만들어내고 있다. 아인슈페너에 사과를 접목한 사과슈페너 외에 '베이비사과치노'도 있다. "아이들을 위한 음료가 마땅한 게 없다 싶어서, 사과 라떼에 사과 아이스크림을 넣어 개발한 건데 어른들도 좋아하시더라고요. 아이스크림이 들어가니까."
카페 앞에는 1천 평 남짓 밀밭이 있다. 밀은 10월 말에 심어 6월 말쯤 수확을 한다. 밀밭에서 보면 주왕산 기암이 한눈에 들어온다. 밀이 푸르게 자라날 때, 누렇게 익었을 때 분위기가 다르다. 밀밭 가운데로 길을 만들어 놓아 포토존으로 인기가 높다. 여기서 생산된 밀은 소형 제분기로 직접 밀가루를 만들어 사과쿠키와 '주왕산 통밀쿠키' 원료로 사용한다.
사과쿠키 사이에 크림을 넣어 만든 '주왕산밀 사과산도(샌드)'와 '주왕산 통밀쿠키' 선물세트는 주왕산을 찾은 관광객들이 선물용으로 많이 구매하고 있다. 사과산도는 사과파우더와 초콜릿을 섞어 만든 크림과 사과쿠키가 어우러져 사과의 향과 맛이 진하게 느껴진다. 주왕산 통밀쿠키는 1차로 갈아 만든 거친 밀가루와 두 번 갈아 만든 고운 밀가루를 섞어 반죽을 해 특유의 식감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이밖에도 '사과와커피이야기'에서는 사과깜빠뉴와 사과레몬콤푸차, 사과주스 등도 맛볼 수 있다.
청송 베이커리 카페 '바우'의 사과크루아상.
주왕산 가는 길목, 넓은 공간과 탁 트인 전망으로 여행객들의 발길을 붙드는 카페 '바우'는 커피, 에이드, 차, 라떼, 스무디 등 음료와 사과크루아상, 사과빵, 소금빵, 티라미수 등 각종 베이커리와 빙설 등 다양한 메뉴로 인기가 높다.
메이플시럽 코팅 생사과 아삭함 유지
초콜릿 크런치·허브로 사과모양 구현
청송 카페 바우의 사과빵.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바우' 사과크루아상·사과빵
동그란 빵 꼭대기에 막대과자 한 토막과 작은 허브 잎 한 장이 꽂혀있다. 빵은 사과를, 과자는 꼭지를, 허브는 사과나무 잎을 흉내내고 있다. 빵 표면에는 빨강, 노랑 초콜릿 크런치가 뿌려져 청송의 빨간 사과, 노란 사과를 나타낸다. 이렇게 정성스레 사과처럼 꾸며놓은 빵을 반으로 자르면, 생생한 사과 조각들이 가득 들어있다. 베이커리 카페 '바우'의 사과빵이다.
"익히면 사과 특유의 맛이 사라지고 구워도 사과맛이 안 나요. 생과를 그대로 쓰면 또 금방 갈변이 와서 식감도 떨어지고 시각적으로도 쓸 수가 없어요. 그러다 찾아낸 방법이 메이플 시럽을 발라 공기와의 접촉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었습니다. 오븐에서 구워낸 크루아상을 잘라 시럽을 바른 사과를 넣으면 오후까지 놔둬도 괜찮습니다. 그렇게 만든 것이 사과크루아상이고, 같은 방법으로 처리한 생과를 사과모양의 빵 안에 넣은 것이 사과빵입니다."
25년 사과농사를 지어온 김제식 대표가 베이커리 카페 '바우'를 연 것은 2024년 5월, 처음엔 사과 메뉴가 주스밖에 없었으나, 카페를 함께 꾸려나가고 있는 조카들과 연구와 실험을 거듭한 끝에 약 7개월 후 사과 크루아상과 사과빵을 내놓게 됐다.
"관광객들이 쉽게 청송사과를 접할 수 있는 메뉴를 개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제가 농사 지은 사과를 쓰니까 가능한 것이기도 하고요. 빵 하나에 사과가 반개 정도 들어가니, 사과를 사서 쓴다면 사과값 비쌀 땐 팔수록 손해겠지요. 사과크루아상, 사과빵을 드셔본 분들은 다들 좋다고 하십니다. 계속 사과를 활용한 메뉴를 내놓을 수 있으면 좋겠는데, 사과가 그렇게 쉬운 소재가 아니어서 힘들어요."
주왕산 가는 길목, 넓은 공간과 탁 트인 전망으로 여행객들의 발길을 붙드는 카페 '바우'는 커피, 에이드, 차, 라떼, 스무디 등 음료와 사과크루아상, 사과빵, 소금빵, 티라미수 등 각종 베이커리와 빙설 등 다양한 메뉴로 인기가 높다. 방문객들은 '바우'라는 이름이 무슨 뜻인지 궁금해하다, 주왕산 기암을 연상시키는 로고를 보면 '아, 바위'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청송 '피자마을'의 사과피자.
단맛·신맛 밸런스 좋은 청송부사 엄선
외식창업아카데미 탐낸 검증된 레시피
◆'피자마을' 청송사과피자
"제가 피자 가게를 하면서 차별화된 메뉴를 갖고 싶었는데, 마침 남편이 사업을 하다보니 사과가 많이 들어왔어요. 제가 음식 만드는 것도 좋아하고 여기저기 다니며 맛보는 것도 좋아해서 한 번 해보자 해서 만든 거예요. 치즈부터 여러가지 재료들과 사과의 궁합을 맞춰보고, 사과도 여러 지역에서 나오는 사과를 가지고 해봤어요. 다른 사과는 단맛 신맛이 없어지는데 청송사과는 새콤달콤한 맛을 다 가지고 있었어요. 그중에서도 부사가 제일 좋았어요, 시나노나 아오리는 아예 안 되고. 이거는 해보시면 알아요. 그렇게 피자 맛과 사과 맛이 잘 어우러지는 레시피를 찾았습니다."
청송읍에서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가게도 함께 운영하고 있는 '피자마을' 남정미 대표는 6년 전 사과피자를 처음 선보였다. 호기심으로 먹어본 사람들이 입소문을 내면서 점점 많은 사람들이 찾는 메뉴로 자리를 잡았다. 청송사과피자를 한 번 먹어보고 '과일피자가 그렇지'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났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관광객들로부터 냉동으로 피자를 보내달라는 전화를 받기도 했다.
"청송사과는 냉동했다가 해동을 해서 전자레인지에 살짝 돌려도 아삭함이 100%는 아니지만 살아있어요. 그래서 청송사과피자를 냉동해서 택배로 판매할 방법을 찾아봤는데 개인이 하기에는 너무 힘든 일이었어요. 그 과정에서 어느 외식창업아카데미에서 사과피자 레시피를 넘겨달라는 제안을 받기도 했어요. 청송사과피자 레시피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것으로 생각하고, 앞으로 어린이 체험프로그램 등 여러가지 방향으로 노력해볼 생각입니다."
청송군 주완산면 내룡리 아이스클라이밍 경기장 옆 '카페올레'는 사과로 만든 소스를 얹은 돈가스로 청송의 맛을 전파하고 있다.
청송 '카페올레'의 사과돈가스.
사과에 13가지 재료 더한 특제소스
25년 내공 천연의 단맛 건강한 풍미
◆'카페올레' 사과돈가스
청송군 주완산면 내룡리 얼음골에서는 매년 겨울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이 열린다. 2011년부터 국제산악연맹(UIAA) 공인대회로 시작된 이 대회를 통해 청송은 전 세계 아이스클라이밍 동호인들의 성지로 자리잡았다. 얼음골 아이스클라이밍 경기장 옆 '카페올레'도 겨울철 얼음골을 찾는 이들에게 놓쳐서는 안 될 청송의 맛을 전파하고 있다. 커피, 차, 음료를 파는 카페에서 제공되는 유일한 식사 메뉴, 바로 사과돈가스다. 보통 돈가스에 채 썬 사과를 올린 정도가 아니라, 사과로 만들어 색깔부터 다른 소스를 끼얹은 돈가스다. '카페올레' 김현자 대표의 말이다.
"제가 사과돈가스를 한 지는 25년 됐고요. 여기로 온 건 2019년이에요. 우리는 소스를 아예 만들어서 해 줍니다. 사과에 열세 가지 다른 재료를 더해 만들죠. 그냥 맛을 내기 위한 것만도 아니고 건강 돈가스를 만들어주는 소스예요. 그러니까 맛을 보게 되면 또 먹고 싶은 돈가스가 됩니다. 그래서 25년 동안 저를, 사과돈가스를 쫓아다니는 팬들도 많습니다. 예전에 꽃밥, 비빔밥도 했었는데 돈가스를 이기는 메뉴가 없어요. 사과가 들어가니 천연의 단맛이 은은하게 배어있어요.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처음 먹어본 사람들은 다들 좋다고 하죠. 돈가스를 안 먹는 사람인데 이 돈가스는 맛있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요."
12월부터 3월까지 아이스클라이밍 시즌에는 전국에서, 세계 각국에서 찾아온 사람들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고 한다. 김 대표는 "이제 나이를 자꾸 먹어가니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 있으면 전수해주고 있다"면서, 수원과 영덕에 사과돈가스 가게 두 곳을 내 줬는데 두 곳 잘 돼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글=김광재 영남일보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공동기획 - 청송군청>
박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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