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요한의 도시를 바꾸는 시간] 당신이 바로 지역의 리더다

  • 김요한 지역과 인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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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8-04 16:49  |  발행일 2026-08-05
김요한 지역과 인재 대표

김요한 지역과 인재 대표

지역에서 좋은 변화를 만드는 주제로 강연할 때면 이런 말씀을 드린다. "공동체의 변화는 느립니다."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수십 년을 노력해도 세월은 빨리 흘러가는데 좋은 변화는 더디기만 해서 지친다는 분도 가끔 만난다. 그러면 또 말씀드린다. "공동체를 위한 일은 함께 가야 하는 긴 여정입니다."


한여름 밤 폭염 속에 늘어진 보름달을 보면서 시원한 가을바람과 함께 보름달을 등대 삼아 날아올 기러기들이 기다려졌다. 기러기들은 어떻게 수천 킬로미터를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날아올 수 있을까. 그 비밀은 혼자라면 불가능했을 긴 여정을 '같이'의 가치로 멀리 날아가는 공동체적 리더십에 있다.


기러기들은 V자 대형으로 날아간다. 가장 앞에 선 기러기는 가장 강한 맞바람을 온몸으로 견디며 기류를 만들어 뒤따르는 동료들이 훨씬 적은 힘으로 날 수 있도록 돕는다. 리더는 편한 자리를 찾아다니는 사람이 아니라 불편한 자리라도 책임을 기꺼이 맡는 사람이다.


기러기들은 먼 길을 날아가는 동안 끊임없이 울음소리를 낸다. 그 소리는 불평이 아니라 앞에서 힘겹게 날아가는 리더를 향한 응원이다. "조금만 더 힘내라. 우리가 함께 가고 있다"라는 공동체의 지지인 셈이다. 우리 사회는 불평과 비난에 익숙하다. 좋은 변화는 낮게 평가하고 작은 실수는 오래 기억한다. 공동체를 변화시키는 힘은 불평과 비난이 아니라 응원과 지지에 있다.


기러기들의 또 다른 모습은 더 인상적이다. 가장 앞에서 날던 기러기가 지치면 뒤에 있던 다른 기러기가 자연스럽게 앞으로 나선다. 리더십은 권력이 아니라 역할이며, 공동체를 위한 책임이다. 한 사람의 영웅이 도시를 바꾸는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는 시민, 기업, 대학, 행정, 청년과 신중년이 각자의 자리에서 리더가 되는 도시가 번영한다.


무엇보다 기러기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낙오한 동료를 대하는 태도이다. 병들거나 지쳐서 대열을 이탈한 기러기가 있으면 두 마리가 함께 내려와 곁을 지키고 다시 날 수 있을 때까지 함께한다. 지역공동체도 마찬가지다. 지역공동체의 좋은 변화는 가장 빠르고 성공한 사람을 모두 쫓아갈 때가 아니라 가장 느리고 실패한 사람을 배려할 수 있을 때 완성된다.


지역공동체의 좋은 변화는 공동체적 리더십에 달려 있다. 지금 서로를 믿고 응원하며 긴 여정을 함께 걸어가는 당신이 바로 지역의 리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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