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립 현장. 2023년 12월 공사가 중단된 뒤 2년 8개월째 건물 골격과 철골 구조물 등이 그대로 남아 있다. 북구청이 최근 기존 부지에서 약 200m 떨어진 옛 대현파출소 부지로 사원을 이전하고 기존 부지와 대물 교환하는 방안을 건축주 측에 제안하면서, 수년째 이어진 갈등이 이전을 통해 해결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영남일보 DB
대구 북구청과 건축주 사이의 의견차로 5년 넘게 평행선을 달리며 해법을 찾지 못하던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립' 사업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사업부지 이전'을 제안한 북구청의 중재안을 두고 건축주 측이 난색을 표하고 있어서다. 북구청은 현 사업부지를 옛 대현파출소 쪽으로 옮기는 방안이 주거권과 종교활동을 지키는 현실적 대책이란 입장이다. 반면, 건축주는 이전지 규모가 현 부지보다 협소하고, 적법한 권리가 보장된 상황에서 일방적인 이전 강요는 부당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17일 대구 북구청에 확인한 결과, 최근 구청은 이슬람사원 건립 사업과 관련, 기존 부지(대현동 252-13번지)에서 200m가량 떨어진 옛 대현파출소 터(대현동 251-6번지)를 새 부지로 설정하는 '사업부지 이전'을 건축주(무슬림 유학생 등)에게 공식 제안했다.
앞서 북구청은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립을 둘러싸고 건축주와 갈등을 빚어 왔다. 2020년 당시 건립 허가가 떨어지며 그해 말 착공이 본격화됐다. 하지만 주민 반발을 이유로 북구청이 2021년 초 공사중단 조치를 했다. 이후 공사 재개에 대한 법적 다툼이 이어졌고, 2022년 대법원이 건축주 손을 들어주며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공사 설계 문제가 불거지며, 북구청이 재차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려 다시 갈등이 빚어졌다. 설상가상 건축주와 시공사 간 손해배상소송까지 벌어지며 이슬람사원 건립 사업은 기약 없이 표류되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북구청이 꺼내든 중재안이 '부지(건물) 맞교환'이다. 이는 건축주 측이 국유재산인 옛 대현파출소 부지를, 북구청이 기존 건립부지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대물을 교환하는 상호 매입 형태의 구조를 띤다. 현재는 이전안을 제안한 단계다. 구체적인 사업 계획과 예산은 마련되지 않았다. 북구청은 건축주가 이 제안을 수용하면 감정평가와 국유지 매입, 구의회 절차 등을 거칠 예정이다.
옛 대현파출소 부지에 있는 분홍색 건물. 현재는 비어 있다. 영남일보 DB
문제는 북구청과 건축주 간 '입장 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북구청이 제안한 옛 대현파출소 건물이 기존 사업지 규모보다 작다는 게 걸림돌로 작용한 것. 당초 기존 부지에 지어질 예정이던 건물은 연면적 254.14㎡에 지상 2층 규모였다. 반면, 옛 대현파출소 부지에 있는 건물 규모는 연면적 163㎡에 지상 3층이다.
북구청은 이슬람사원 이전지가 다소 협소해도 대로변에 자리해 접근성이 좋고, 주택가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입장이다. 북구청 건설과 김현 1팀장은 "현 부지에선 주민의 주거 평온권과 무슬림 공동체의 종교활동이 계속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며 "사원을 없애거나 외곽으로 밀어내는 게 아니라 인근 대로변으로 옮겨 양측 권리를 함께 보장하려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건축주는 경북대 인근 무슬림 유학생이 200여명에 이르는 데다 현재 사용 중인 임시 기도처도 비좁기 때문에 충분한 기도 공간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슬람사원 건축주 중 한 명인 칸 이스마일 씨는 취재진에게 "옛 대현파출소 건물은 현재 계획된 사원의 기도 공간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라며 "화장실과 계단 등 필수 공간을 제외하면 실제 기도실로 사용할 수 있는 면적은 더 줄어 많은 신도가 이용하기는 힘들다"고 했다. 이어 "이전을 논의하려면 최소한 현재 허가받은 사원과 비슷한 수준의 공간이 확보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법적 문제가 풀린 종교시설을 주민 반발을 이유로 이전시키는 행정력 자체가 불합리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안승택 대구 이슬람사원 대책위원회 대표(경북대 고고인류학과 교수)는 "처음 북구청 공사 중지 명령을 통해 갈등이 본격화된 만큼 행정에도 기본적인 책임이 있다"며 "이슬람사원은 적법한 건축허가를 받았고, 공사 중지 명령이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단도 나왔다. 행정이 예산을 들여 종교시설을 이전하는 전례가 거의 없는 만큼, 북구청이 신중하게 접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갈등 해소를 위해선 이슬람사원 건립 사업과 묶인 이해당사자 간 사회적 합의와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북구청, 주민, 건축주 모두가 수용할 수 있도록 보다 정형화된 해법이 제시돼야 한다는 것이다. 경북대 하혜수 교수(행정학과)는 "대체 부지 이전은 장기간 고착된 갈등을 풀 수 있는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지만, 행정이 정한 해법을 건축주에게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도록 해서는 안 된다"며 "건축주와 주민이 동등하게 참여하는 협의 과정에서 부지 가치와 시설 규모, 비용 부담, 기존부지 활용 방안 등을 투명하게 논의해야 장기간 누적된 갈등을 해소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구경모(대구)
대구 서구와 북구를 맡고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상] 2026 동서화합 영·호남 문화예술관광박람회…선선한 가을 날씨와 함께 개막식 성료](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609/news-m.v1.20260911.9e9ca4b6f24a48f38f4fc0baaf023f6f_P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