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대구 도심 재선충

  • 김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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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8-20 16:16  |  발행일 2026-08-21

아직 여름인데도 가을 산을 보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재선충병에 걸려 푸른 잎들이 누렇게 말라버린 소나무들 때문이다. 팔공산 자락에 있는 고향 시골집을 오갈 때 보는, 대구공항으로 가는 공항교를 지나 동구 지묘동으로 연결된 금호강변 도로를 달리면서 보는 산의 모습도 그렇다. 1년여 전만 해도 재선충병 소나무가 몇 군데 눈에 띄는 정도였는데, 지금은 그 수가 10배 이상 늘어난 것 같다. 지난 봄 지인들과 함께 구마고속도로를 타고 경남 함안 지역에 다녀올 때 현풍, 창녕, 칠서 등지를 지나면서 본 산들의 모습도 그랬다.


우리나라 소나무재선충병은 1988년 부산에서 처음 확인된 이후 점차 확산됐고, 현재는 수도권과 서해안까지 포함한 전국적 문제가 됐다. 2003년 산림청은 '소나무 재선충병 박멸 5개년 계획'을 수립하며 단기간내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2005년에는 '소나무재선충병 전면전'을 선언했고, 2010년에는 '3년 후면 대한민국이 재선충병 완전방제 성공국가가 된다'고 공언했다. 이후에도 선언은 반복됐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피해지역은 오히려 더 넓어졌다. 우리의 방제 방식은 실패한 일본의 방식을 답습했고, 이로 인해 오히려 재앙을 키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본은 1997년 방제 포기 이후 2021년에 오히려 피해가 3분의 1로 줄어들었다.


최근 대구 남구 남덕초등학교 교정의 잣나무가 재선충병 감염 확인 후 제거됐다(8월19일자 영남일보 10면 기사). 이것도 우리의 방제 방식과 무관하지 않은 모양이다. 재선충병 방제가 산 위를 떠가는 구름을 없애려고 애쓰는 것과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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