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경찰 열흘간 회식 금지…‘기강 잡자’ vs ‘개인 식사까지 막나’

  • 구경모(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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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9-02 20:46  |  수정 2026-09-03 11:01  |  발행일 2026-09-02
잇단 비위·부실 수사에 열흘간 특별경보
“고강도 복무 점검 불가피”
“일부 잘못 조직 전체에 전가”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대구경찰청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대구경찰청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잇단 비위와 부실 수사 논란으로 추락한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경찰청이 꺼낸 '공직기강 특별경보'를 두고 경찰 내부에서 온도 차가 커지고 있다. 강도 높은 복무 점검으로 조직 쇄신을 이뤄내야 한다는 '긍정론'과 일부 잘못을 조직 전체에 떠넘기는 과도한 통제라는 '부정론'이 맞서는 형국이다.


2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6일까지 열흘간 전국 경찰관을 대상으로 공직기강 특별경보를 발령했다. 이 기간 음주 자제와 함께 부서 회식이 전면 금지되고, 불필요한 행사도 일부 연기된다. 일선 경찰서에선 매일 서장 주재 대책 회의를 열고 예방교육과 경보 문자 발송, 집중 감찰을 진행한다. 의무 위반이 적발되면, 당사자뿐 아니라 관리·감독자에게도 책임을 묻는다.


이번 특별경보는 경찰 비위와 부실 수사 문제가 잇따라 불거진 데 따른 조치다. 지난달 제주에선 한 경찰관이 실종자의 안전을 확인하지 않은 채 신고를 허위로 종결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7월 광주 장윤기 사건과 관련해선 현직 경찰관인 피의자 아버지에게 수사 정보를 유출한 정황이 확인됐다. 대구에서도 지난 7월 현직 경찰관이 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현장을 벗어나고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수사 과정에선 동료 경찰관들이 진행 상황을 문의한 뒤 관련 정보를 피의자 측에 전달한 의혹까지 불거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부 경찰들은 높은 수준의 책임 의식과 자기 통제를 위해서라도 이번 조치가 꼭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경찰관 한 명의 일탈이나 업무 태만이 국민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대구경찰청 소속 A경감은 "최근 경찰관들의 비위와 부실한 사건 처리가 잇따른 만큼 조직 전체가 경각심을 가져야 할 시점인 것은 분명하다"며 "일선의 불편과 피로감이 있더라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일정 기간 복무 기강을 강도 높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조치를 반대하는 경찰들은 비위 당사자와 관리 책임자를 문책하기보다 성실하게 근무하는 대다수 경찰관까지 잠재적 비위자로 취급받을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특히, 개인 비용으로 갖는 퇴근 후 식사까지 회식으로 보고 금지하는 것은 공직기강 확립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대구경찰청 직장협의회 김강연 회장(경위)은 "공직기강을 확립하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업무가 끝난 뒤 개인적으로 갖는 식사 자리까지 금지하거나 서장 승인을 받도록 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일부의 일탈을 이유로 전체 경찰관을 통제하기보다 개인의 비위는 당사자에게, 지휘·감독의 문제는 해당 지휘부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번 경찰청 특별경보 조치에 대해 다양한 시각이 교차했다. 계명대 김중곤 교수(경찰행정학과)는 "일회적인 조치만으로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는 어렵겠지만, 경찰이 현재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메시지는 전달할 수 있다"며 "다만, 일선경찰들의 사기저하가 우려되는 만큼 이같은 일회성 대응은 최대한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한의대 박동균 교수(경찰행정학과)는 지휘부 공백과 인사체계의 불안정을 외면한 채 일선 경찰관만 통제하는 것은 '적절성'에 어긋난 행위라고 규정했다. 박 교수는 "경찰청장 자리를 장기간 비워두고 인사 원칙까지 흔들리는 상황에서 현장 경찰관의 회식부터 금지하는 것은 순서가 잘못됐다"며 "보여주기식 통제보다 정식 경찰청장을 신속히 임명하고 지휘부를 안정시켜 소신 있게 조직을 운영하도록 하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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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모(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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