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빚고 소원 달고…가족 나들이로 북적인 청송백자축제

  • 정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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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9-13 17:38  |  발행일 2026-09-13
500년 백자 역사, 전시·체험으로 풀어내
황화코스모스 꽃밭도 또 다른 볼거리
지난 12일 경북 청송군 주왕산면 청송백자도예촌에서 열린 2026 청송백자축제를 찾은 한 가족이 물레를 돌리며 도자기를 빚고 있다. 정운홍 기자

지난 12일 경북 청송군 주왕산면 청송백자도예촌에서 열린 '2026 청송백자축제'를 찾은 한 가족이 물레를 돌리며 도자기를 빚고 있다. 정운홍 기자

"아이들이 청송백자를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어 좋았어요."


지난 12일 오후 경북 청송군 주왕산면 청송백자도예촌. '2026 청송백자축제' 개막식을 앞둔 축제장은 가족 단위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한여름 더위가 한풀 꺾인 선선한 날씨 속에 방문객들은 도예촌 곳곳을 둘러보며 백자를 감상하고 다양한 체험을 즐겼다.


대구에서 가족과 함께 온 최미경(53)씨는 주왕산을 찾았다가 축제장을 발견했다. 최씨는 "날씨가 좋아 가족들과 주왕산에 왔는데 마침 백자축제가 열리고 있어 들렀다"며 "아이들이 청송백자를 알아가는 좋은 기회가 됐고, 여러 체험에도 참여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끈 곳은 물레체험장이었다. 물레가 돌아가기 시작하자 아이들은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흙을 감쌌다. 손끝에 힘을 주는 방향에 따라 흙의 모양이 달라질 때마다 신기한 표정으로 물레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부모들은 곁에서 아이들의 체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


소원 풍경 달기 체험장에도 가족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아이들은 항아리 모양의 풍경에 가족의 건강과 자신의 꿈 등 저마다의 소원을 적었다. 정성껏 글씨를 쓴 풍경을 직접 매단 뒤 부모와 함께 바라보며 즐거워했다.


지난 12일 경북 청송군 주왕산면 청송백자도예촌에서 열린 2026 청송백자축제를 찾은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청송백자를 활용한 놀이체험을 즐기고 있다. 정운홍 기자

지난 12일 경북 청송군 주왕산면 청송백자도예촌에서 열린 '2026 청송백자축제'를 찾은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청송백자를 활용한 놀이체험을 즐기고 있다. 정운홍 기자

청송백자를 소재로 한 놀이 공간도 인기를 끌었다. 달항아리 콘홀과 주병 고리 걸기, 원반 던지기 등 전통 백자의 형태와 이미지를 활용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축제장 곳곳을 돌며 도장을 모으는 미션 스탬프에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부모들도 함께 참여했다.


백자전시판매장에는 찻잔과 접시, 그릇, 항아리 등 생활 속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이 진열됐다. 방문객들은 백자를 직접 들어 무게와 형태를 살피거나 가족과 의견을 나누며 마음에 드는 제품을 골랐다. 축제 기간 전 제품을 20% 할인하고 구매 금액에 따라 청송사랑화폐를 돌려주는 행사도 진행돼 판매장에 활기를 더했다.


경주에서 온 박경수(48)씨 가족은 축제 첫날에 이어 이날 다시 도예촌을 방문했다. 첫날 축제장을 둘러본 뒤 12일 개막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재차 찾은 것이다.


박씨는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볼거리와 체험이 다양해 다시 오게 됐다"며 "아내에게 선물하려고 청송백자 찻잔 세트를 구입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가격도 저렴해 만족스럽다"고 했다.


지난 12일 경북 청송군 주왕산면 청송백자도예촌을 찾은 관광객들이 전시판매장에 진열된 청송백자를 둘러보고 있다. 정운홍 기자

지난 12일 경북 청송군 주왕산면 청송백자도예촌을 찾은 관광객들이 전시판매장에 진열된 청송백자를 둘러보고 있다. 정운홍 기자

전시공간에서는 청송백자의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었다. 청송백자 제작 과정을 담은 사진을 비롯해 청송백자연구회 작품과 지역 아동 작품, 작가 협업 작품 등이 관람객을 맞았다. 백자전수관의 '보이는 공방'에서는 장인이 백자를 빚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고, 해설이 함께하는 공방투어를 통해 청송백자의 역사와 제작 과정도 접할 수 있었다.


도예촌 앞에 드넓게 펼쳐진 황화코스모스 꽃밭도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주황빛과 노란빛 꽃물결 너머로 청송의 산자락과 푸른 하늘이 이어지면서 초가을 정취를 더했다. 관광객들은 꽃밭 사이 산책로를 거닐거나 가족사진을 찍으며 축제장에서의 추억을 남겼다.


12일 경북 청송군 주왕산면 청송백자도예촌 앞에 황화코스모스가 활짝 핀 가운데 관광객들이 꽃밭을 거닐며 초가을 정취를 즐기고 있다. 정운홍 기자

12일 경북 청송군 주왕산면 청송백자도예촌 앞에 황화코스모스가 활짝 핀 가운데 관광객들이 꽃밭을 거닐며 초가을 정취를 즐기고 있다. 정운홍 기자

청송백자는 해주백자·회령자기·양구백자와 함께 조선시대 4대 지방요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올해 축제는 '역사 500년, 미래 500년 천년의 약속'을 주제로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간 열렸다. 지난해 경북 북부지역 대형산불로 축제가 연기된 뒤 1년여 만에 다시 마련된 자리여서 의미를 더했다.


이번 축제는 청송백자를 진열장 안의 전통문화에 머물게 하지 않고 직접 보고, 만지고, 빚어보는 생활문화로 풀어냈다. 아이들은 흙을 만지며 청송백자를 처음 알게 됐고, 어른들은 찻잔과 그릇을 골라 축제의 기억을 집으로 가져갔다. 500년을 이어온 청송백자는 그렇게 가족들의 초가을 나들이 속에서 새로운 세대와 만나고 있었다.


지난 12일 경북 청송군 주왕산면 청송백자도예촌에서 열린 2026 청송백자축제에서 관광객들이 소원을 적은 항아리 모양 풍경을 매달며 추억을 만들고 있다. 정운홍 기자

지난 12일 경북 청송군 주왕산면 청송백자도예촌에서 열린 '2026 청송백자축제'에서 관광객들이 소원을 적은 항아리 모양 풍경을 매달며 추억을 만들고 있다. 정운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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