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주요 사립대. 왼쪽부터 계명대, 대구가톨릭대, 영남대 전경. 각 학교 제공
대학 기부금이 갈수록 수도권으로 쏠리고 있다. 특히 수도권 대학 기부금은 대구경북권 대학의 12배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14일 대학알리미 공시자료의 대학 기부금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국 사립대 기부금은 2023년 7천568억7천만원에서 2024년 7천437억8천만원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8천44억9천만원으로 회복됐다. 2025년 기부금은 2024년보다 8.2%, 2023년보다 6.3% 각각 늘었다.
다만 전체 증가세는 수도권 대학이 주도했다. 수도권 사립대 기부금은 2023년 5천364억9천만원에서 2024년 5천308억9천만원으로 소폭 감소한 뒤 지난해 5천971억4천만원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2025년 전국 사립대 기부금에서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74.2%로, 2023년 70.9%보다 3.3%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대구경북 사립대 기부금은 2023년 386억1천만원에서 2024년 544억8천만원으로 41.1% 증가했지만 지난해 499억8천만원으로 8.3% 줄었다. 2023년과 비교하면 29.5% 늘어난 수준이지만 수도권과의 격차는 여전히 컸다.
사립학교 기부금의 수도권 대학 집중현상이 심홛되고 있다.<출처 대학알리미=생성형AI 클로드>
2025년 수도권 77개교의 기부금은 대구경북 18개교보다 12배 정도 많은 셈이다. 대학 한 곳으로 비교하면 격차는 더 두드러진다. 지난해 연세대 본교 기부금은 1천215억원으로 대구경북 사립대 전체 기부금의 2.4배였다. 고려대 본교도 755억6천만원으로 대구경북 전체 사립대보다 많았다.
대학별로 보면 대구경북권 주요 사립대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2023~2025년 영남대 기부금은 48억6천만원→47억4천만원→39억4천만원으로 3년 사이 19.0% 감소했다. 계명대는 35억4천만원→40억6천만원→30억1천만원으로 2023년보다 14.9% 줄었다. 대구가톨릭대는 68억1천만원→47억2천만원→27억5천만원으로 3년 사이 59.6% 감소했다.
다만 대구가톨릭대는 반도체 관련 특화 사업 과정에서 건물·사업 관련 대규모 기부가 특정 연도에 반영되면서 연도별 변동성이 컸다고 설명했다.
대구경북 내에선 포스텍과 한동대의 기부금 규모가 상대적으로 컸다. 지난해 포스텍 기부금은 93억9천만원, 한동대는 140억7천만원이었다. 두 대학을 합친 기부금은 234억6천만원으로 대구경북 사립대 전체 기부금 499억8천만원의 절반(46.9%)가량을 차지했다.
지역 대학들은 기업 기반과 동문 규모 등의 차이가 기부금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계명대 하지원 대외홍보팀장은 "기부금과 관련, 수도권 대학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의미 없다"며 "기부금 규모가 커지려면 기업체 기부가 중요한데 지역엔 대규모 기부를 할 만한 기업이 많지 않다"고 했다. 이어 "동문들과 개인 기부금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기부금 규모가 작다고 해서 당장 재정 운영에 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대학 측 설명이다. 대학 기부금은 장학금이나 특정 학과, 건물·시설 등 사용처가 정해진 지정기부금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대학 운영비와 성격이 다르고, 약정기부금은 실제 납부 시점과 공시되는 기부금 규모에 차이가 발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부금 의미를 지금 대학 운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부금은 대학이 자체 재원만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연구시설이나 교육시설 확충, 장학사업 등에 활용될 수 있어서다. 특히 대규모 기부를 꾸준히 확보할 수 있는 대학은 중장기적인 발전 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추가로 마련할 수 있다. 반면 그렇지 못한 대학은 미래 투자를 위한 재원 확보에도 상대적으로 제약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차이가 해마다 누적될 경우 대학 발전 여력에서 격차가 벌어질 수 밖에 없다. 수도권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부 기반이 취약한 지역 대학일수록 중장기적인 투자 재원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결국 기부금을 포함, 대학이 장기적으로 연구와 교육, 시설 등에 투자할 수 있는 재원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영남대 김병주 교수(교육학과)는 "기부금이 대학 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은 아니어서 당장 운영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기부금이 연구시설이나 교육시설 등 대학의 발전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의미가 다르다"고 봤다. 또 "발전하는 데는 제약이 있을 수 있고, 결국 대학 간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현목
대구경북 대학과 보훈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살아 있는 기사를 작성하는데 집중하고 한번쯤 생각날수 있는 기사를 추구합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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