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일은 도진이(가명)의 첫 번째 생일이다. 하지만 도진이 가족은 돌잔치보다 다음 항암치료 일정과 면역력 수치 확인이 더 중요하다. 급성 백혈병을 진단받은 도진이는 지금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힘겨운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급성 백혈병을 앓는 생후 11개월 도진이(가명)의 아버지가 지난 10일 대구 달서구 성서종합사회복지관에서 태블릿PC를 통해 서울의 병원에서 항암치료 중인 아들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최시웅기자
◆청천벽력 같은 급성 백혈병 진단
도진이는 또래보다 체격이 크고 건강하게 태어났다. 이상 징후는 생후 5개월 무렵 나타났다. 청력검사에서 수차례 재검 판정을 받은 데다 회색 변 증상까지 보였다. 부모는 정확한 검사를 위해 도진이를 서울의 한 대학병원으로 데려갔다. 진료 과정에서 도진이 배가 부풀어 있는 것을 본 의료진은 소아과 진료와 혈액검사를 권했다. 검사 후 부모가 대구로 돌아가기 위해 기차를 타려던 중 병원에서 긴급하게 연락이 왔다. 혈액검사 결과가 심상치 않으니 즉시 병원으로 돌아오라는 내용이었다. 도진이는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곧바로 입원해 항암치료를 시작했다. 도진이 아빠는 "유전자 검사에서 부모에게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우리 때문에 아이가 아픈 건 아닌지 자책하며 아내와 많이 울었다"고 했다.
◆도진이는 잘 버텨줬다
도진이의 치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의료진은 같은 연령대에서 참고할 만한 치료 사례를 찾기가 어려웠다. 그래서다. 반복적으로 척수액을 검사하며 항암제의 효과와 몸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치료 과정에선 고열과 장기 손상, 단백뇨 등 부작용도 나타났다. 기존 항암제가 말을 듣지 않자, 의료진은 3차 치료에서 다른 약을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약값 등을 포함해 예상 치료비만 약 3천만원에 달했다. 다행히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지원을 받아 최근 3차 치료를 마쳤다.
도진이는 현재까지 치료를 잘 견뎌내고 있다. 하지만 면역력이 크게 떨어진 데다, 4차 항암치료도 남아 있다. 앞으로 사용할 약과 치료 기간, 가족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확정되지 않았다.
도진이 아빠는 "면역력 수치에 따라 상태가 갑자기 나빠질 수 있어 의료진도 계속 지켜보고 있다. 당분간 서울에서 지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서울과 대구로 흩어진 네 식구
도진이 엄마는 아이와 함께 서울의 소아암 환아 가족 쉼터에서 지낸다. 하지만 이 쉼터도 언제까지 이용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이용 횟수에 제한이 있어서다. 대구에선 아빠가 생계와 첫째 아들 양육을 책임지고 있다. 시내버스 기사인 아빠는 나흘 일하고, 하루를 쉬는 일정에 맞춰 서울과 대구를 오간다.
그동안 첫째의 유치원 등·하원은 70대 할머니가 맡았다. 최근 할머니마저 의료사고를 당해 입원하면서 부담이 커졌다. 아빠는 운전을 마친 뒤 첫째를 돌보고, 서울의 아내와 도진이, 병원에 있는 모친까지 챙겨야 한다.
가족의 바람은 소박하다. 도진이 아빠는 "그냥 남들이 하는 일상생활을 하고 싶다. 가까운 놀이공원이나 공원에 가서 아이들과 산책하고 싶다. 가족이 같이 저녁을 먹는 그런 평범한 일상이 그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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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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