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시 하회마을 탈놀이전수관을 찾은 나들이객들이 하회별신굿탈놀이를 관람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영남일보 DB
음력 팔월의 한가운데 날, 한가위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한가위는 수확의 풍요로움을 함께 누리는 명절이다. 친지들이 도란도란 모여 송편을 빚고 차례상을 준비하는 모습은 언제나 여유롭고 넉넉한 모습을 연출한다. 특히 한가위에는 강강술래, 줄다리기, 가마싸움, 소놀이, 거북놀이, 소싸움, 닭싸움 등 지역마다 다채로운 전통놀이가 펼쳐진다. 한여름의 무더위가 한풀 꺾인 선선한 날씨에 가벼운 운동이나 야외 나들이하기에 제격인 계절이다.
한가위 연휴 기간 경북지역 주요 관광 명소들도 귀성객과 나들이객들을 맞이하기 위한 채비를 끝냈다.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각종 축제나 이벤트를 진행하는 곳도 있다. 더불어 경북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서원들부터 유서 깊은 전통마을이 곳곳에 산재해 있어 가족들과 함께 전통문화를 체험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 한적한 가을의 낭만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천혜 자연은 덤이다. 이번 한가위 연휴 나들이 갈 만한 경북의 명소를 소개한다.
◆경북의 전통마을과 서원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 중 하나인 안동 도산서당의 건축물들은 퇴계 이황의 가르침을 본받아 전체적으로 간결, 검소하게 꾸며져 있다. 경북도 제공
고즈넉한 옛 멋을 즐기고 싶다면 경북의 전통마을과 서원을 추천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 경주 양동마을, 영주 소수서원은 추석 당일 무료로 개방한다. 60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하회마을에서는 추석 연휴 기간에 전통생활문화 재연과 장인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특히 연휴 시작과 함께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글로벌 축제인 '2026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도 막을 올린다. 다음달 4일까지 중앙선1942안동역과 탈춤공원, 하회마을 일원에서 국내·외 탈춤공연과 세계 탈놀이 경연대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경북을 대표하는 서원 중 하나인 소수서원에서는 강학당, 장서각 등 고풍스러운 옛 건물과 함께 울창한 소나무숲이 어우러진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추석 연휴 기간에는 이곳에서 전통풍물과 지역 문화예술인 공연이 펼쳐진다. 서원의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는 안동 병산서원에선 누각인 만대루에서 바라보는 경관을 즐겨보자. 유학자 퇴계 이황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도산서원에선 낙동강 지류를 따라 이어지는 주변 풍경을 감상하며 산책해도 좋다.
2010년 '한국의 역사마을'로 안동 하회마을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경주 양동마을은 50여 채의 기와집과 110여 채의 초가집이 마을을 이룬 곳이다. 추석 연휴 기간 투호·윷놀이 등의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해가 지면 동궁과 월지로 발길을 돌려보자. 이곳은 신라 왕자가 기거하던 별궁이자 연회를 베풀던 장소로, 경주의 대표 야경 명소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역사 탐방지로는 고령 지산동고분군을 추천한다. 산 능선을 따라 크고 작은 700여 기의 고분이 늘어서 있다. 4~6세기경 축조된 대가야 지배계층의 무덤군으로 추정되는 이곳은 202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700기가 넘는 고분 사이로 난 완만한 탐방로를 걷다 보면 대가야읍 전경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인근에는 대가야의 유물이 전시된 대가야박물관·왕릉전시관도 자리하고 있다.
신라 왕굴의 별궁과 연못인 '동궁과 월지'는 경주의 대표적인 야간명소로 손꼽힌다. 경북도 제공
◆자연 풍광이 주는 초가을 정취
동해의 탁 트인 바다를 조망하고 싶다면 포항 환호공원의 '스페이스워크'를 추천한다. 스페이스워크는 총 333m 길이, 717개 계단으로 이뤄진 체험형 랜드마크다. 곡선형 철제 트랙을 직접 걸으며 영일만 앞바다를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강풍·우천 등 기상 상황에 따라 출입이 제한될 수 있다.
동해안 최고의 미항(美港)으로 꼽히는 영덕 축산항은 항아리 모양의 항구와 하천, 블루로드 다리와 죽도산의 등대로 이어지는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다. 천연 방파제 역할을 하는 죽도산은 원래 섬이었으나 모래 둔덕이 점점 쌓여 육지와 연결된 곳이다. 죽도산 정상의 등대는 관광객들이 동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전망대 기능이 더해졌고, 2020년 5월 해양수산부가 '이달의 등대'로 선정하기도 했다.
예천 회룡포에선 낙동강이 빚어낸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이 휘감아 도는 '육지 속 섬마을' 회룡포는 비룡산에 있는 회룡대에 올라섰을 때 그 진가가 드러난다. 강물과 백사장이 어우러진 조망이 일품이다. 인근 삼강주막은 낙동강, 내성천, 금천이 만나는 길목에 남아 있는 조선 말기 마지막 전통 주막이다. 연휴기간 중인 25일부터 27일까지 삼강문화단지 일원에서 삼강나루주막축제가 열린다.
재충전을 위해 경북 곳곳의 숲길도 찾아가볼 만하다. 경주 경북천년숲정원은 외나무다리 포토존을 비롯해 테마 정원 등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봉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백두대간의 야생식물과 백두산호랑이를 볼 수 있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수목원이다. 추석 당일인 25일은 휴무다. 궁궐이나 사찰을 짓는 재목으로 사용했던 소나무가 있는 숲에 옛길을 살려 숲길을 만든 울진 금강소나무숲길과 길게 뻗은 편백·측백나무가 숲을 이루는 영덕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도 걷기 좋은 곳이다.
◆풍성한 문화체험과 전시·공연
예천 회룡포는 내성천과 낙동강 상류에 나타나는 많은 감입곡류 지형이 가장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곳으로 강의 맑은 물, 모래밭, 가파른 산, 농경지와 마을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비경을 보여준다. 영남일보 DB
경북지역 문화 시설에선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전통놀이와 체험·공연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보문호반광장에선 무드등·키링 만들기, 보물 찾기 등 참여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경주엑스포대공원에서는 전통 민속 놀이, 태권도 퍼포먼스, 성악 공연 등 문화예술행사를 선보인다. 3세대가 함께 방문한 가족이나 한복 또는 세계 각국 전통의상 착용자에게는 무료 입장 혜택을 제공한다.
안동 유교랜드도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26~27일 유교랜드 원형 무대에서는 마술 공연이 펼쳐진다. 24·26·27일 선비정원에선 전통놀이 체험존이 운영되며, 오후 1시부터 4시까지는 풍선아트 공연을 만날 수 있다. 미디어 아트관에서는 포토 리뷰 작성 시 기념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특별 기획 전시 '아름다운 필사, 故 최현길 고지도전'에선 조선시대 고지도를 필사해온 고 최현길 선생의 작품 50여점을 소개한다.
도내 박물관에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상주박물관에서는 24~27일 전통놀이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경산시립박물관에서는 26일 국악공연과 전통노리개 만들기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청도박물관에서는 24일 금관방향제, 실크 액자 만들기 체험을 마련한다. 신라 고분 금령총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획전시 '국보순회전'과 연계한 행사도 마련된다. 19~20일 예천박물관에서는 경북도 무형문화재 '예천공처농요' 공연, 송편빚기 대회 등이 진행된다.
경북 봉화군 춘양면에 위치한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보전 가치가 높은 식물자원과 전시원, 세계 최초의 야생 식물종자 영구 저장시설인 시드볼트를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수목원이다. 경북도 제공
연휴 기간 경북을 찾는 관광객을 위한 여행 안내 서비스도 계속된다. 경북관광홍보관(경주시 보문로 424-9)과 경북종합관광안내소(안동시 경동로 122-16)에서는 관광객에게 여행정보를 제공하고,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안내도 지원한다. 의성·영양·고령·성주·칠곡·울진 등 도내 작은영화관도 추석 연휴 기간 문을 연다.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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