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TALK] “모든 이벤트 관객·뮤지션과 만들어…‘인디씬의 놀이터’ 이어나갈 것”

  • 조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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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9-26 09:46  |  수정 2026-09-27 14:53  |  발행일 2026-09-26
‘30주년’ 클럽헤비 신해원 대표 인터뷰
신해원 클럽헤비 대표. 클럽헤비 30주년 기념 전시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본인 제공

신해원 클럽헤비 대표. 클럽헤비 30주년 기념 전시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본인 제공

"10년, 20년 전 헤비에 방문한 젊은 사람들이 이제 부모가 되어 아이 손을 잡고 와요. 당시 음악을 아주 좋아했는데, 인디음악 공연을 보고 그 자유로움에 바로 매료됐어요. 대구에도 인디음악 공연이 오르는 공연장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대구 인디음악의 상징 '클럽헤비'가 이달 30주년을 맞았다. 클럽헤비는 1996년 개관한 이래 2천400회 이상의 공연이 오르고 1천900여 팀의 뮤지션이 거쳐가는 등 인디 뮤지션들의 주요 활동 무대로 자리매김해왔다. 올해는 지역 뮤지션들과 연작 앨범을 발매하고 기념 공연을 여는 등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했다. 신해원 클럽헤비 대표를 만나 30주년을 맞은 소회를 들었다.


1996년. 당시 인디음악 공연을 볼 수 있는 창구는 록페스티벌뿐이었고 이 역시 즐기려면 서울에 가야 했다. '내가 사는 곳에도 주말마다 인디 공연이 개최되면 좋겠다'고 생각한 신 대표는 그해 남구 대명동에 클럽헤비를 열었다. 그렇게 개관한 클럽은 어느덧 대구 인디음악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라이브 클럽 중에선 서울의 '클럽 빵'과 함께 전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으며 비수도권에서는 유일무이하게 30년 동안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단순히 공연이 열리는 장소에 그치지 않는다. 인디음악씬에 신 대표의 대한 애정으로 음향 엔지니어링, 공연 기획을 돕는 건 물론 타지에서 공연하러 온 뮤지션들에게 따뜻한 밥을 챙겨 먹이기도 한다. 이 때문에 신 대표는 뮤지션과 관객들에게 '헤비누나'라는 애칭으로 불린다고. '인디음악씬의 동반자'. 그는 자신을 이같이 표현했다.


"대구에서 활동하기 어떻냐"는 질문엔 지역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인디음악계에서 지역 간 경계는 희미해진 지 오래됐어요. 지역이라 어려움이 더 있는 것도 아니고, 서울에서 활동한다고 해서 더 돋보이는 것도 아니고요. 앨범을 내거나 기회가 되면 모두가 각 지역을 돌며 공연하는데, 서울팀이든 로컬팀이든 움직이는 거리도 같으니까요."


다음 달 5일까지 열리는 클럽헤비 30주년 기념 전시. 연대기, 공연 포스터, 영상 등 헤비의 지난 30년이 담긴 다양한 자료를 전시한다. 본인 제공

다음 달 5일까지 열리는 클럽헤비 30주년 기념 전시. 연대기, 공연 포스터, 영상 등 헤비의 지난 30년이 담긴 다양한 자료를 전시한다. 본인 제공

30주년을 맞아서는 아카이빙 작업에 힘을 쏟았다. 먼저 기념 전시를 기획했다. 헤비의 역사를 연대기별로 정리하고, 공연 포스터와 영상, 인디음악계 관계자들이 보관해온 다양한 자료를 모아 다음 달 5일까지 헤비에서 전시한다. 지난 18일에는 대구 인디음악 연작 앨범 '대구인디음악연대기: 헤비30'을 발매했다. 대구를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이고 있는 뮤지션 11팀이 참여했다.


헤비의 30년 역사를 담은 아카이브 책 '클럽헤비 연대기 Never Old, Stay There!'도 같은 날 발간했다. 헤비에서 처음 무대에 선 뮤지션들의 이야기부터 기획공연, 지역 간 교류, 음반 제작 등 30년간 이어온 주요 활동과 기록이 담겼다. '크라잉넛' '노브레인' 등 전국 유명 뮤지션들이 이곳을 찾아 공연했던 기록도 확인할 수 있다. 정병욱 음악평론가와 가수 이한철이 바라본 헤비의 지역적 의미도 함께 수록됐다.


"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기획이었는데 '인디053'(대구 독립문화예술단체)에서 30년 역사를 책에 담아보자는 제안을 먼저 주셨어요. 그렇게 독립서점 '더폴락'과 인디053, 클럽헤비 세 곳이 머리를 맞댔는데 뜻이 잘 맞았죠. 앨범 '대구인디음악연대기'는 원래 발매하던 시리즈지만 30주년을 맞아 부제를 달고 특집으로 진행했어요. 30주년의 모든 과정을 관객 및 예술가들과 함께 만들어 의미있다고 생각해요."


30년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목표는 여전히 거창하지 않다. 10년 전, 20년 전에도 그랬듯 앞으로도 같은 자리를 지켜나가는 것. "관객들에게, 뮤지션들에게 그때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나의 놀이터' '나의 고향' '쉴 수 있는 공간'으로 계속 남으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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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희

문화팀 조현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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