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후 대구 남구 대명동 한 실내 애견동반카페에서 사랑의 열매 '착한펫' 기부자 최성미씨가 반려견 '은총이'를 안은 채 활짝 웃고 있다. 이윤호기자
"은총이 이름으로 좋은 일을 한다는 게 더 뜻깊었어요. 우리 가족에게 선물처럼 온 아이니까, 그 사랑이 이웃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으면 했죠."
대구 남구에 반려견 이름으로 이웃을 돕는 가족이 있다. 최성미(여·57)씨 가족은 8살인 반려견 '은총이' 이름으로 매월 정기기부를 하고 있다. 은총이가 이름을 올린 대구사랑의열매 '착한펫'은 반려동물 이름으로 매월 2만원 이상 정기기부를 실천하는 나눔 프로그램이다. 은총이는 대구 14호, 남구 1호 착한펫이다.
최씨 가족에게 은총이는 단순한 반려견이 아닌 '선물' 같은 존재다. 은총이가 오기 전 최씨네는 사춘기를 맞은 두 딸과 갱년기가 다가온 최씨 등으로 가족 간 대화가 그리 많지 않았다. 자연히 집안 분위기도 무거웠다. 이런 상황을 바꿔보려고 이들은 고민 끝에 은총이를 새 가족 구성원으로 맞았다.
은총이가 한 식구가 된 후 집 안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졌다. 딸들은 은총이를 보기 위해 외출 후 집에 일찍 들어오기 시작했다. 가족 간 대화도 자연스레 늘었다. 최씨는 "은총이가 온 뒤 집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처음엔 집 안에서 반려견을 키우는 데 조심스러워하던 남편도 이젠 은총이에게 필요한 물건이라면 앞장서서 먼저 챙길 정도"라고 했다.
그 사랑은 가족 안에만 머물지 않았다. 최씨 가족은 대명9동 행정복지센터 권유로 착한펫 기부를 알게 됐다. 가족회의 끝에 은총이 이름으로 매월 2만원씩 기부하기로 뜻을 모았다. 최씨는 "은총이 간식비 일부를 나눈다고 생각하면 큰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겠다는 마음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착실한 천주교 신자인 최씨는 그간 성당을 통해 사회복지 분야 봉사와 나눔 활동에 꾸준히 참여했다. 그렇지만 매월 일정 금액을 내는 정기기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그는 "은총이라는 이름 자체가 하느님 은혜이자 선물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우리 가족에게 선물처럼 온 은총이 이름으로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다는 게 더 뜻깊다"며 "남구 대명동 일대에는 홀로 사는 주민들이 많은데 이 기부금이 지역 내 어려운 이웃에게 작은 온기로 다가갔으면 한다"고 했다.
은총이 이름으로 시작한 기부는 최씨 가족에게 나눔을 더 가깝게 느끼게 한 계기가 됐다. 반려동물 간식비 일부를 이웃과 나누는 방식이라 부담이 크지 않았다. 가족이 아끼는 이름으로 좋은 일에 함께한다는 의미도 더해졌다.
최씨는 "반려동물 이름으로 하는 나눔은 그 아이가 가족에게 준 기쁨을 이웃과 함께 나누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더 많은 반려가족들이 착한펫 기부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윤화
사회1팀 조윤화 입니다. 중구 동구 시민단체 복지 맡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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