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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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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성] 오컬트 열풍
지난 2월 개봉돼, 오컬트(occult·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하거나 초자연적 현상) 장르로는 처음으로 1천만 관객을 동원한 '파묘' 이후 관련 업계에 부는 오컬트 바람이 거세다. 이를 주제 또는 소재로 한 영화나 다큐멘터리, 심지어 예능까지 유의미한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소비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오컬트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불확실성과 불안함이 커지고 있는 현대사회의 단면과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오컬트 영화는 세계적으로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1968년 '악마의 씨'를 선보이면서 주목을 받았고, 구마의식을 다룬 '엑소시스트'(1973년)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하나의 대중 장르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오멘'과 '서스페리아' 등이 맥을 이었다. 국내에서는 이장호 감독의 '너 또한 별이 되어'(1975년) 이후 '검은 사제들'(2015년)과 '곡성'(2016년)이 각각 540만명과 680만명을 돌파하면서 만만찮은 마니아층 확인과 함께 존재감을 과시했다.이젠 오컬트가 스크린을 넘어 OTT로 진출, 예능과 다큐 등 다양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오고 있다. 남녀 MZ 점술가들의 관찰 연애프로그램 '신들린 연애'가 한때 '나는 솔로'를 제치고 주간 1위에 올랐고, 추리 예능으로 분류되는 '미스터리 수사단'과 다큐 '샤먼: 귀신전' 등이 회를 거듭할수록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동안 무섭고 두렵고 공포스러움의 대상이었던 사후세계를 비롯, 혼령과 무속·접신 등이 보다 친근한 포맷과 젊은 감각으로 가공되면서 진입장벽이 낮아졌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장준영 논설위원
[월요칼럼] 제2의 '희동구씨'는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요
과연 최선이었고, 사심은 없었을까. 대한축구협회가 기어이 홍명보 감독을 남자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 우려대로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다. 국민들에게 엄청난 좌절감과 분노를 경험케 했던 '클린스만 참사'로 신뢰도가 바닥으로 떨어진 가운데 협회가 보란 듯이 과시한 만용이어서 더욱 가관이다. 선임과정의 불공정성과 절차상 문제점 등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박주호 전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을 상대로 즉각 법적대응을 운운할 때부터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음을 스스로 까발렸다. 특히 당사자인 홍 감독은 선임 직전까지 협회를 직격하는 발언을 내놓은 데다, "대표팀을 맡을 생각이 없으니 팬들께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누누이 강조했기 때문에 프로축구 울산을 비롯, K리그 팬들의 배신감은 매우 컸다. 당연히 후폭풍은 일파만파로 거세지고 있다.돌이켜보면, 2002한·일월드컵이 안겨준 감동과 성취감, 그리고 자신감은 가히 역대급이었다. 국민이 하나 된다는 게 어떤 것인지를 제대로 보여준 명장면도 속출했다. 선수들의 투지와 의욕은 말할 것도 없고, 그런 구슬을 꿰어 보물로 만든 히딩크 감독의 역량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월드컵 직전 평가전에서 0-5로 패한 탓에 한동안 '오대영'이란 치욕적인 별명이 따라다닐 때도 "지켜보라"고 일갈하면서 모래알 같았던 대표팀을 '원팀'으로 조련, 끝내 4강 진출의 신화를 완성했다. 그는 16강 진출 쯤부터 네티즌들 사이에서 '희동구(喜東丘)'로 불리며 명예 한국인이 됐다. 망국적인 학연·혈연·지연과 전혀 관련없는 인물로, 오로지 실력·체력·인성을 기준으로 삼아 일군 쾌거였다.희동구씨가 느닷없이 소환되고 있는 이유는 한국축구의 현재와 미래가 심상찮기 때문이다. 위기상황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일단, 88서울올림픽부터 9회 연속 이어져온 본선 진출이 2024파리올림픽때 중단됐다. 또 지난 6월 U-19 대표팀이 친선대회에서 중국팀에 0-2로 완패한데 이어, 최근 U-15 대표팀이 목포에서 열린 한·중교류전에서 1-4로 대패하는 등 연령대별 대표팀의 부진이 예사롭지 않다. 전횡에 가까운 대한축구협회의 일처리가 매끄럽지도, 상식적이지도 않아 반목과 분열을 초래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조직내 이너서클의 장악력과 막강한 입김이 한국축구를 수렁으로 몰고간다는 원망과 비난 수위 또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불과 며칠 사이 말과 행동과 철학이 급변한 홍 감독은 "인생의 마지막 도전이니 응원해달라"는 말을 남기고 외국인 코치 선임을 위해 지난 15일 유럽으로 떠난 상태다.감독선임을 둘러싼 논란이 정부와 국회로 옮겨 붙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김승수(대구 북구을) 의원은 대한축구협회를 향해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가급적 축구협회의 자율성을 존중해왔다는 문화체육관광부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데 이어, 스포츠윤리센터가 권한 남용과 절차적 하자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홍 감독 선임 이후 박지성을 비롯, 이영표와 이천수 등도 협회 일처리에 대한 비판대열에 동참했다. 국가대표팀에는 혈세가 투입되고 공적인 지위가 부여되기 때문에 감독 선임과 선수 선발 등의 과정은 투명하고 적법해야 함은 당연하다. 한국축구의 재도약은 철저한 진상조사와 그에 따른 엄중한 조치가 뒤따라야 가능해진다. 어떤 조직이든 고인 물은 대개 썩기 마련이다. 장준영 논설위원장준영 논설위원
[자유성] 애그플레이션
월급과 자식들 성적 말고는 오르지 않은 게 없다는 우스갯소리가 실감 나는 고물가 시대다. 꽤 오래 지속된 탓에 제법 익숙해질 만도 한데, 장을 보거나 외식할 때마다 매번 놀라움의 연속이다. 기본 식재료인 농산물의 가격 상승은 대부분 이상기후와 직·간접 관련이 있다. 지구 온난화 및 기상 악화에 따른 생산량 감소가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본격적인 여름으로 접어드는 계절적 요인까지 겹치면서 우려는 커지고 있다.농업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인 '애그플레이션(agflation)' 거론 빈도가 잦아지면서, 이젠 아예 일상화되어가는 느낌이다. 애그플레이션은 농산물 가격 급등으로 일반 물가가 오르는 현상을 뜻한다. 지난겨울, 공급 부족 등으로 인한 '금(金)사과'의 위력을 실감했기에, 최근 들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시금치나 쌈배추 등 채소류의 가격변동이 예사롭지 않다. 장마가 끝나더라도 폭염이나 태풍 피해도 사실상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서민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국내 물가에 상당한 변수로 작용하는 국제 농산물 가격도 호의적이지 않다. 지구촌 전체가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열돔현상'으로 밀과 옥수수 생산량이 크게 줄면서 가격이 치솟았고, 일본이나 인도·이집트 등 상당수 국가에서는 폭염에 따른 냉방수요가 급증하면서 에너지 가격 역시 크게 올랐다. 한국은행은 최근 "폭염 등 일시적 기온상승(1℃) 때 국내 농산물 가격은 0.4~0.5%포인트 오르고, 그 영향은 6개월 동안 지속된다"고 밝혔다. 이상기후의 폐해는 생각보다 훨씬 크고 범위도 넓다. 장준영 논설위원
[사설] 선 넘는 생성형 AI 역사왜곡…정부 차원 강력대응 시급
'중국의 만리장성 길이는 한반도를 포함해 2만㎞가 넘는다' '독도는 일본해에 위치한 작은 섬' 등 생성형 AI(인공지능)에서의 역사 왜곡이 심각한 수준이다. 세계적인 인터넷 종합쇼핑몰 아마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청소년 역사교재로 꼽히는 '월드 히스토리'에서도 이런 종류의 역사·문화 오류가 발생하고 있을 정도다. 정부의 대응은 소극적이고, 정치권의 관심은 항상 뒷순위다. 챗GPT 등의 확산이 대세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가운데 제때 바로잡지 못하면 왜곡된 역사가 정사(正史)로 고착될 수도 있다.국민의힘 김승수(대구 북구을) 의원은 지난 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문제점을 언급하며 문화체육관광부의 안이한 대응을 질타했다. 중국이나 일본의 억지가 선을 넘은 지가 한참 됐음에도 불구, 그동안 구두선에 그친 대처가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반도까지 확장된 만리장성 지도 표기 문제는 이미 2022년 11월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가 제기하면서 시정운동을 전개했던 사안이다. 조직과 예산이 있는 정부의 대응이 민간보다 못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김치를 파오차이로, 한복을 중국의 옷으로 부르는 중국이나, 독도를 다케시마로 칭하며 자기네 땅이라고 떼쓰는 일본의 오만함과 역사침탈 행위에 강력히 맞서야 한다. 외교부 및 교육부와의 협업을 통해 문체부가 단호하게 나서지 않으면 제2, 제3의 역사왜곡은 끊임없이 시도될 것이다. 모니터링을 촘촘하게 하고 잘못된 정보가 발견되는 즉시 수정이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가동해야 한다. 역사왜곡을 바로잡는 일은 민족 자존심과 직결되는 소중한 가치를 가지기 때문이다.
[자유성] '1 to 10 레전드 콘서트'
1988년 강변가요제 출신으로 '슬픈 그림 같은 사랑' '바람에 옷깃이 날리듯' 등 수많은 히트곡을 가진 이상우는 노래를 참 잘하는 가수이자 기획사 대표다. 환갑이 지난 그는 5070세대가 즐길 만한 공연콘텐츠가 너무 부족하다는 현실이 내내 아쉬웠다. 그래서 꽤 오래전부터 그들의 기억을 아름답게 소환할 수 있는 추억의 장을 마련하고 싶다는 바람을 갖고 있었다. 고민의 결과물이 '1 to 10 레전드 콘서트'였고, 예상을 뛰어넘는 반응으로 인기몰이 중이다.지난달 29일과 30일 서울 연세대 대강당에서 열린 1·2회 공연은 모두 매진사례를 기록했다. 대형 카드사와 함께 진행되고 있는 이 콘서트는 내년 2월까지 총 10회 공연이 같은 장소에서 예정돼 있다. 티켓가격은 VIP석 12만6천원, R석은 9만6천원으로 책정됐다. 해당 카드사의 40~50% 할인을 적용해도 4만8천~7만5천600원일 정도로 만만치 않지만 5070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향수를 자극하는 데는 문화만 한 것이 없다. 노래 한 곡·소설 한 권·영화 한 편에 청·장년 시절의 희로애락이 진하게 묻어있는 세대일수록 더욱 그렇다. 50~70대로 접어들면서 어느 정도 여유와 경제력을 갖췄으나 그 시절, 그 노래는 거의 재생을 통해서만 접할 수 있었던 그들에게 이런 공연은 반가움 그 자체였다. 60세 전·후 가수들의 가창력을 전성기에 비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시간과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는 이유는 그리웠던 추억과 정서를 느끼면서 잠시나마 그때로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장준영 논설위원
[자유성] 자율주행 주차로봇
백화점이나 호텔·음식점 등지에서 주차요원이 고객의 차를 대신 주차해 주는 것을 발레파킹(valet parking)이라고 한다. 우아한 몸짓의 무용극을 떠오르게 하는 '발레'(ballet)와는 전혀 상관없다. 프랑스어로 발레(valet)는 시종이나 하인을 나타내며, 영어로는 '주차원 일을 하다' 등의 뜻으로 사용된다. 국립국어원은 얼핏 들어서는 뜻을 알기 어렵고 발음도 익숙하지 않은 '발레파킹'보다는 빠르게 이해하고 쉽게 부를 수 있게 '대리주차'나 '주차 대행'으로 다듬어 쓰고 있다.기술의 발달로 자율주행 주차로봇이 대리주차를 해주는 세상이 조만간 현실화될 전망이다. 각종 첨단장치와 센서를 장착한 널빤지 모양의 로봇이 차 밑으로 들어가 차를 살짝 들어올린 채 앞뒤 좌우로 이동을 반복하면서 입력된 장소에 주차하는 형식이다. 제자리 회전과 전 방향 움직임이 가능한 만큼 사람이 운전하는 것보다 공간활용도가 뛰어나다. 지난해 12월 주차로봇 '파키'의 실증테스트를 진행한 HL만도와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 5월 '자율주행 주차로봇 서비스 사업화 업무협약'을 맺고 상용화에 돌입했다.이 기술은 150여 개국, 4천여 개 기업이 참가한 세계 최대 규모의 정보기술·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기술력과 혁신성을 인정받아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다. 같은 주차장 면적 대비, 주차면이 30% 정도 증가하고 건축비 절감과 함께 운전자들의 주차 스트레스도 최소화할 수 있는 스마트주차장 건설이 상용화되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로봇이 대리 주차 및 출차를 신속·정확·안전하게 실행하는 셈이다. 장준영 논설위원
[사설] 차기 경북대 총장은 학교·지역 위상회복에 명운 걸어야
한때 한강 이남 최고의 대학으로 자타가 공인했던 경북대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 의대와 사범대를 중심으로 전국구 인재배출의 산실이었으나 갈수록 지명도와 선호도가 떨어지면서 자성의 목소리가 대학 안팎에서 강하게 나오고 있다. 수도권 일극체제의 폐해에다, 현재진행형인 '인 서울' 바람이 주요 원인이긴 하지만 혁신과 변화의 물결을 외면 또는 거부한 대학 측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위상을 회복하는 데는 무엇보다 총장의 지도력과 역할이 중요하다.제20대 경북대 총장임용후보자를 뽑는 선거가 오는 25일로 예정돼 있다. 현재 9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고 '2강' '3강' 등의 분석이 있긴 하지만 예측이 쉽지 않을 정도로 혼전 중이다. 누가 되더라도 새 총장은 일단 가시밭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잇따라 불거진 채용비리와 교원들의 부적절한 처신 등으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대학을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다잡아야 한다. 그리고 치밀한 장·단기 발전 계획을 세워 우수한 인재 유입과 함께 위상강화에 적극 나서야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경북대는 누가 뭐래도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국립대다. 지역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큰 만큼 앞으로 4년간 경북대를 이끌어갈 새 총장은 당연히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안주하는 데 익숙해진 일부 교직원들의 분발을 촉구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게 급선무다. 실질적으로 수도권 중하위 대학과 비슷한 수준으로 인식되는 대학의 위상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야 '경북대'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다. 정확하고 가혹한 현실인식과 함께 탁월한 추진력을 가진 새 총장이 등장하길 기대한다.
[월요칼럼] 2024파리올림픽 단상
200개 국 이상이 참여하는 하계올림픽은 지구촌 최대 축제로 불린다. 기준기록을 통과하거나 치열한 예선을 거친 참가자들은 갈고닦은 기량을 뽐내며 메달을 향한 투지를 불태우게 된다. 시상대에 오른다는 것은 개인과 국가 모두에 영광이다. 흘린 땀과 눈물에 대한 보상이고 자국민에게 자긍심을 심어주는 일이기도 하다. 정비례한다고 단언할 수는 없으나, 대체로 선진국일수록 스포츠 강국이다. 세계적인 선수나 팀을 육성하는 데는 개인의 자질 및 노력과 함께 정책적·재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듣기 좋은 소리로 '참가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들 하지만, 입상에 대한 기대감이나 욕심을 접은 채 출전하는 선수는 없다. 종목별로 세계 최고 수준의 반열에 오르려면 생각보다 혹독한 고통과 절제의 시간을 견뎌내야 가능하다. 그저 얻는 명예와 영광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2024파리올림픽 개막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나라가 올림픽 무대를 처음 밟은 것은 1948년 런던대회. 당시 선수 50명과 임원 17명으로 구성된 선수단은 복싱과 역도에서 각각 동메달을 획득, 첫 출전에서 32위를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다.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올림픽 때는 양정모 선수가 레슬링에서 첫 금메달을 목에 걸며 엄청난 감동을 선사했고, 여자 배구는 동메달을 수확해 단체종목 첫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제5공화국으로 접어들면서 정치적·사회적 이유 등으로 엘리트체육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확대되면서 1984년 LA올림픽에서 사상 첫 톱10에 진입, 차기 개최국의 위상을 높였다. 88서울올림픽에서는 477명의 선수들이 금메달 12개 등을 따내며 4위에 오르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후 2016 리우올림픽 때까지 7개 대회에서도 204~312명의 선수들이 5~12위에 해당하는 성적을 거두며 스포츠 강국의 이미지를 다져왔다. 그런데 코로나로 개막이 1년 연기돼 2021년 개최된 32회 도쿄올림픽 때부터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232명이 출전한 이 대회에서는 금메달 6개 등으로 16위에 머물렀다. 금메달 내역도 양궁 4개·펜싱 1개·체조 1개로 종목 편중이 극심했다. 과거 엘리트출신 체육인들은 착잡한 분석과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전문체육의 약화가 메달 및 순위 경쟁에 그대로 반영되면서 하향 평준화가 고착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책적 변화가 없는 한 이런 추세는 계속돼 그리 멀지 않은 장래에 스포츠 변방으로 밀려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전문체육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여건을 서둘러 마련하지 않으면 올림픽이든, 세계선수권이든 굵직한 대회에서 우리 선수들을 볼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진다. 이 같은 우려는 당장 파리올림픽 참가선수 규모에서도 짐작된다. 현재로선 최대 160명 정도로 전망된다. 50명이었던 1976년 몬트리올대회 이후 최소 규모다. 직접적인 원인은 출전선수가 많은 단체 구기종목의 대거 몰락이다. 여자 핸드볼이 유일하게 출전티켓을 따내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남녀 양궁을 비롯해 우상혁(높이뛰기)·황선우(수영)·안세영(배드민턴) 등의 기대주들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스포츠에서 '아무나 이겨라' 따위의 마음가짐으로는 어떤 감동도 받기 어렵다. 그냥 무덤덤하게 보는 것보다 목청껏 응원하고 공감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있는 게 훨씬 낫다. 태극전사들이 연출하는 휴먼드라마는 계속돼야 한다.장준영 논설위원 장준영 논설위원
[사설] 청원경찰 책임감·사명감 높이려면 처우 개선 필요하다
청원경찰은 주로 관공서 내에서 경비 등 경찰에 준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직군이다. 1962년 청원경찰법 제정 이후 수차례 시행령 개정이 이뤄지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최근 들어 악성 민원인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근무 여건도 열악해지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신분이나 처우 등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민원인 및 공무원을 보호하고 각종 시설의 안전을 담당하는 최일선에서 근무하고 있음에도 애매한 신분과 불합리한 급여체계로 만족감이 떨어지고 있다.대구시와 7개 구·군에는 5월말 현재 90여 명의 청원경찰이 배치돼 있다. 시위와 집회가 많은 대구시 산격청사와 동인청사를 합쳐 55명이 근무 중이지만, 서구·남구·수성구는 각각 2명에 불과하다. 중구와 군위군에서는 안전요원과 방호직 공무원이 청사 안전업무를 수행 중이다. 안정적인 데다, 연금수령 등과 같은 장점도 없진 않다. 그러나 인력 부족으로 휴가나 병가, 심지어 화장실 가는 것조차 눈치를 봐야 할 때가 있고 현행법상 임용 후 15년 근속해야 첫 승진이 가능한 현실은 큰 단점으로 꼽힌다.청원경찰은 경찰공무원과 같은 계급이 없다. 단일 직급(직책)만 존재한다. 계급 승진이 없기 때문에 재직기간에 따라 순경·경장·경사·경위에 해당하는 보수를 받는다. 청원경찰법은 첫 임용 후 15년 동안 순경에 준하는 급여를 받도록 하고 있다. 또 근무와 관련, 경우에 따라 청원경찰법·공무원법·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아야 할 정도로 신분이 모호하다. 공무원에 준하는 책임과 의무를 요구받지만, 복지나 처우에 관해서는 혜택을 받지 못할 때도 많다는 그들의 주장에는 일리가 있다.
[자유성] 교직 만족도
유·초·중·고·대학 교원들이 몸 담고 있는 교직(敎職)은 학생을 가르치는 직업이나 직무를 뜻한다. 거의 모든 국민들은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수많은 교원들을 만나게 되며, 그들로부터 다양한 지식·지혜와 인성 교육 등을 받는다. 아이들의 가치관이나 인격 형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교원들은 기본적으로 사명감을 요구받는다. 대신, 역할과 기능의 중요성에 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존중과 예우를 받는 편에 속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학생의 교권침해나 학부모의 악성민원 증가 등으로 교직 만족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추세다. 실제로 한국교총이 지난 4월 말~5월 초 전국 교원 1만1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21.4%만 교직생활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역대 최저치다. 또 '다시 태어난다면 교직을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도 19.7%만 '그렇다'고 응답했다. 학교 현장에서 느끼는 위기감과 부담감, 좌절감과 당혹스러움이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이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교직 만족도 급락은 '교권 추락'과 밀접하다. 책임만 커지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자긍심과 사명감을 강요하는 것은 부당하다. 현장학습체험 때 발생하는 예기치 못한 사고에 따른 학부모 민원이나 고소·고발을 우려하는 교원이 80%를 넘는다. 학생 및 학부모의 '몰래 녹음'을 우려하는 교원도 90%를 웃돌고 있다. 교육의 가치를 부정하지 않는다면 상식선에서의 교권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장준영 논설위원
[사설] TK초선 입법활동 돌입…형식보다 내용이 중요하다
제22대 국회의 입법활동이 본격 시작됐다. 극심한 여소야대 지형이 형성되면서 국회 운영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일찌감치 예상됐으나 야당 단독으로 개원하는 흑역사를 또 남길 줄은 몰랐다. 사실상 첫 단계인 '원 구성'부터 갈등과 대립이 이어지고, 상임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는 과반의석을 앞세운 민주당의 '단독 표결' 압박으로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모양새다. 득표율과 의석 수 차이를 지극히 이기적으로 해석하고 이를 무기 삼고 있는 거대 야당의 협치가 아쉬운 대목이다. 험난한 22대 국회가 예고된 가운데 이번 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대구경북 초선 의원들의 입법활동 의욕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국회 운영 자체가 아무리 엉망이고 기대치를 밑돌더라도 의원 개인의 고유 책무이자 존재가치인 입법활동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혈세를 받는 의원들이기에 절실하거나 유용한 법을 만드는 일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은 당연하다. 의지도 철학도 없이 당리당략 또는 개인을 추종하는 의원일수록 똘똘한 법안 발의에는 무능력·무관심하다는 낙인은 일리 있다. 이미 1호 법안을 발의한 임종득 의원에 이어, 강명구·김기웅·우재준·유영하·이상휘·조지연·최은석 등 TK초선의원들이 본격적인 데뷔를 준비 중이다. 국가 차원의 사안도 있고 지역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안도 있다. 1호법안 제출은 시기보다 내용이 중요하다. 특히 체면치레를 위한 활동이라면 지양하는 게 맞다. 대구경북민들, 나아가 국가 미래에 도움이 되는 법안을 발굴하고 발의하는 게 훨씬 더 돋보인다.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거수기' '행동대원' 따위의 잡스러운 지칭에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자유성] 매운 라면
라면은 한국인의 소울푸드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지금과 비슷한 형태의 봉지라면이 우리나라에 첫 선을 보인 것은 1963년 9월. 삼양식품 창립자가 일본에서 제조기술을 전수받아 만든 것이 처음이다. 당시 정부의 혼·분식 장려정책으로 보급이 빨라지고 저변이 넓어지면서 주로 서민들에게 친숙한 음식으로 자리잡게 됐다. 이후 컵라면을 비롯해 짜장 라면과 매운 라면 등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는 다양한 형태의 라면이 속속 등장하면서 진정한 소울푸드 반열에 오르게 됐다.'맵부심'이 상당한 우리나라에서 매운 라면은 한동안 라면산업 성장을 견인했고 매출에도 상당한 기여를 했다. 특히 드라마와 케이팝 등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한류 열풍에 힘입어 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수출 효자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라면 수출액은 월간 기준 최초로 1억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을 정도다. 라면 수출액은 2015년 이후 지난해까지 9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매움의 정도를 수치로 나타낼 때 흔히 스코빌 지수(SHU)를 쓴다. 미국의 약사이자 화학자였던 윌버 스코빌(1865∼1942)에 의해 개발된 이 지수는 캡사이신이 함유돼 있지 않은 피망의 경우 0 SHU이다. 청양고추가 4천∼1만2천 SHU, 신라면이 3천400 SHU 정도이며 1만 SHU가 넘는 라면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스코빌 지수가 높을수록 캡사이신 함량이 높기 때문에 매운맛이 강해진다. 하지만 맵기가 지나치면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 장준영 논설위원
[자유성] 선한 기부
기부(寄附·donation)는 자선사업이나 공공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돈·물품·재능 등을 대가 없이 제공하는 행위를 말한다.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려는 인간의 행위 중 상당히 소중하고 가치 있는 일로 여겨진다. 흔히 '착한 부자'는 드물다고 하지만, 그래도 상대적으로 정신적·물질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한다. 특히 대중의 인기를 먹고사는 연예인들 가운데 유난히 기부를 많이 하는 스타들이 제법 있다. 그들의 기부는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선순환 효과를 불러오기도 한다.연예인 기부천사의 원조 격인 원로가수 하춘화의 기부액은 데뷔 이후 50년이 넘은 지금까지 2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진다. 가수 김장훈, 농구스타 출신 방송인 서장훈, 가수 겸 배우인 장나라 등도 100억원이 넘고, '가왕' 조용필과 방송인 유재석, 션·정혜영 부부, 아이유, 김연아 등도 총 50억원 이상의 기부를 꾸준히 실천 중인 연예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일부는 팬들까지 합세, 의미와 가치를 돋보이게 만들기도 한다.이런 가운데 행정안전부가 오는 7월부터 백화점·마트 상품권이나 네이버 등 각종 온라인 포인트의 기부를 가능토록 하는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기부금품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기부금품의 범위 확대와 새로운 거래 유형 추가를 통해 기부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취지다. 스마트폰이나 각종 전자기기가 활성화되기 이전에 제정된 관련법에 시대 흐름이 대폭 반영된 만큼 기부행위는 보다 자유롭고 편리해질 전망이다. 장준영 논설위원
[논설위원의 직터뷰] 김위상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 의장) "늘 그랬던 것처럼, 이달말 입성하는 여의도서도 화두는 노사 상생"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노동을 먼저 해야 했다. 먹고사는 문제만큼 직접적이고 살벌한 위협은 없었다. 경북 북부 오지마을에서 태어난 꼬맹이는 찢어지게 가난한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식모살이 떠나는 모친과 함께 서울에 도착, 신문팔이·껌팔이·구두닦이 등을 닥치는 대로 해봤다. 그토록 몸부림을 쳤지만 야속하게도 형편은 크게 나아지지도, 달라지지도 않았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았던 긴 터널에서 그를 지탱해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당장의 밥이 아닌, 배움에 대한 갈망이었다. 머리를 쓰는 만큼 수입이 늘어난다는 사실을 길거리에서 깨우치며 더욱 간절해졌다. 초·중·고교 졸업장이 없는 상태로 향학열을 불태운 그는 꽤 늦은 나이에 대학졸업장에 이어 석사 학위를 취득하는 끈기를 보여줬다. 학업과 생계를 위해 고정적인 수입원이 절실했던 시절, 우연한 기회에 택시 핸들을 잡게 됐고, 이는 훗날 그의 인생을 노동운동이라는 새로운 길로 접어들게 만드는 계기로 작용한다. 그리고 이젠 30년 이상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노동자·기업·지역사회 간 상생을 위한 정치인의 삶을 준비 중이다.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 김위상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 의장(66·국민의힘)의 이야기다.청송서 2남3녀중 넷째로 태어나식모살이 모친 따라 서울로 가초교도 못 다니며 신문배달 등하지만 고달픔만 더하는 현실대구로 와선 학비 없어 中 자퇴그렇게 10대 후반 산업현장으로직조공장서 만난 동갑내기 아내"지금의 김위상 있게 한 고마운 이"89년 택시 핸들잡고 노조 일 인연위원장 당선후 해고 등 우여곡절12년째 한노총 대구본부의장직2014년 노사정 대타협 선언대회30여년 이룬 일 중 가장 기억남아이젠 현장경험 바탕 정치인의 삶"대구경북 경쟁력 강화에도 전력"◆지지리도 가난했던 유년시절…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았다산 좋고 물 좋은 청송군 주왕산면(옛 부동면) 라리. 얼음골이 지척에 있는 이곳이 김 당선인의 고향이다. 2남3녀 중 넷째인 그는 가난과 함께 아픈 가족사를 겪으며 성장했다. 그리 크지 않은 남의 논밭을 경작하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호구지책이었기에 쑥이나 칡뿌리를 먹으며 허기를 달래는 일이 다반사였다. 형님은 큰 집에 양자로 갔고, 초등학교 5학년 때 고향을 등지고 모친 따라 서울로 갔다. 축대 사이 공간에 천막을 치고 동대문시장에서 파지나 쓰레기 등을 가져와 땔감으로 썼다. 1년 뒤 부친까지 서울로 합류했으나 생활이 나아질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그도 할 수 있는 뭔가를 해야 했다. 본능이었다. 처음 시작한 신문배달을 통해 잔지판매가 훨씬 남는 장사라는 사실을 깨달았고 배달구역을 확대하면서 잔지발생량을 늘렸다. 이후 다방이나 경양식집 등지를 돌며 껌을 팔았고 구두닦이 등 수입이 생기는 일이라면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나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뼈 빠지게 고생한 보람은커녕 고달픔만 더해가는 현실을 원망했다. 굳이 서울에 더 있을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고향과 가까운 대구로 내려왔다. 초등학교도 옳게 못 다닌 아들이 늘 짠했던 모친은 중학교 졸업장이라도 쥐여주고 싶은 마음에 또래들보다 3살이 더 많은 그를 경신중학교에 입학시켰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다. 공납금을 제때 내지 못해 결국 자퇴를 하게 된다. 가혹하다 싶을 정도로 수많은 좌절이 그의 앞을 막았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았고 오히려 배움에 대한 열정과 성공에 대한 동경은 더욱 커져만 갔다. 쓰리고 아팠던 청소년기의 기억과 경험은 그의 인생에서 불굴의 의지와 강한 추진력의 원동력으로 작용한다.◆예기치 못했던 수많은 터닝포인트… 시련이 그를 키웠다더 이상 학교를 다닐 수 없었던 그는 10대 후반에 산업현장으로 뛰어들었다. 직조공장과 비닐공장 등지를 다니며 생계를 꾸리던 20대 초반, 친척 소개로 동갑내기 부인 강숙희씨를 만나 가정을 꾸렸다. 보금자리가 코딱지만 한 월세방이었지만 심리적 안정은 컸고, 미미하게나마 그때부터 쪼들림의 강도는 약해지기 시작했다. 의성 안계 출신으로, 직조공장을 함께 다닌 부인은 대구시 달서구 감삼동에서 20여 년 전에 차린 자그마한 과일가게를 지금까지 하고 있다. "부인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김위상도 없었다"고 고백할 정도로 그에겐 너무나 고마운 사람이다.1989년 11월 그는 택시와 인연을 맺었다. 공장보다 보수가 좋다는 게 유일한 이유였다. 2년이 흘렀을 즈음, 시간적 여유가 조금이라도 더 있어 보여 틈틈이 책을 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노동조합 총무를 맡았고 갑작스러운 노조위원장의 유고로 떠밀리다시피 92년 10월 위원장 선거에 출마, 당선이 된다. 불합리한 부분을 개선하고 정당한 노동가치를 인정받으려는 그의 노력에 회사 측은 해고로 대응했다. 조합원들의 노력 덕분에 복직을 하게 됐고 이는 노동운동에 전념하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 3수 끝에 2003년 전국운수서비스산업노동조합 대구지역본부 의장이 되면서 활동반경을 넓히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반대세력의 투서와 진정으로 6개월간 수사를 받았고 1년 조금 넘게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전임 집행부의 문제로 촉발된 사건으로 몸과 마음이 많이 상했지만, 사건 전개과정과 그의 진심을 잘 아는 대부분 조합원들의 지지에 힘입어 차기 선거에서 옥중당선되는 특이한 이력을 남기기도 했다. 2006년 10월 교정의 날 모범수로 출소하던 날, 교도소 문 앞까지 대규모로 찾아와 축하해준 동료들의 고마움에 울컥한 그는 '직책을 맡고 있는 이상 어느 것 하나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새로운 각오를 다지게 된다. 그는 2013년부터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 의장직을 수행하고 있다.◆그가 외치는 노동운동의 가치는 상생… 국회에서도 '쫄지' 않겠다비례대표로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나서 그의 생각은 많아졌다. 어깨도 훨씬 무거워졌다. 30년 이상 현장을 다니며 파악한 현실과 경험을 어떻게 국회에서 녹여낼지에 대한 고민 때문이다. 노동자들의 보편적 권익을 향상하고 보장·보호하는데 여·야가 따로 없고 보수와 진보가 달라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노와 사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폭넓게 보면 지역사회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래서 그는 2014년 전국 광역단체 중 처음으로 개최한 '대구지역 노사정 평화 대타협 선언대회'를 지금껏 이뤄온 일들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노사 간 갈등과 대립을 넘어 상생하면서 지역경제 발전에 힘을 모으자는 취지였다. 일부 강성 조합원들의 반대와 비판이 없진 않았으나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대구가 안정적인 노사관계 모범도시로 자리매김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그는 대구에서의 사례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고픈 바람을 갖고 있다. 노사의 극한 대립으로 적지 않은 직·간접적 갈등비용을 지불해 온 케이스는 차고 넘친다. 노사 상생을 위한 전국 최초의 소통 및 교육 공간인 '노사 평화의 전당' 건립과 청년교육 및 취업을 위한 한국노총 인적자원전문학교 설립 등은 그의 소신과 의지를 짐작할 수 있는 결과물인 셈이다. 이달 말 여의도 입성이 예정된 그는 "늘 그랬던 것처럼 노사 상생이 화두다. 국회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방향성은 정해졌고 방법론만 남았다. 특히 중소기업이 압도적으로 많은 대구경북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행 가능한 대안을 찾는 데 미력한 힘이나마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다짐했다.장준영 논설위원 changcy@yeongnam.com22대 총선에서 국회의원(비례대표)에 당선된 김위상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 의장은 노사 화합과 노동자의 권익 향상을 위한 의정활동에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사설] 저출산 극복은 국가적 과제…경북도 선제적 대응에 주목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 방침을 밝힌 것은 비록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스럽다. 올해 합계출산율이 0.6명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시급히 대처해야 할 국가적 과제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저출산 문제와 관련, 공격적이고 강력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겨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하고도 변변한 효과를 내지 못한 난제인 만큼 정책과 사회분위기 조성이라는 투트랙으로 접근해야 실효를 거둘 수 있다.이에 앞서 '저출생과의 전쟁'에 나선 경북도의 선제적 대응에 주목한다. 지방소멸 위기를 절감하고 있는 경북으로선 선택의 여지가 없는 정책일지도 모른다. 경북도는 추경을 통해 단일 분야 역대 최고 수준인 1천100억원(도비 541억원)의 관련예산을 세웠다. '행복 출산' '완전 돌봄' '안심 주거' 등 6개 분야 100대 과제에 투입된다. 시·군의 재정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매칭 비율도 3대 7에서 5대 5로 조정했다. 저출산 극복에 경북도가 앞장서면서 사회적 분위기 확산에도 선봉에 나서겠다는 것이 이철우 도지사의 소신이다.사안의 심각성에 공감한 경북지역 개인 및 단체의 저출산 극복 성금 릴레이도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경북도의 사업 취지에 공감한 전 도의원이 3천만원을 쾌척하는 등 지난 3월 이후 기탁된 성금총액은 2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해온 일방적인 퍼주기식 예산집행의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사실은 분명한 팩트다. 그래서 수도권 집중 등 저출산 원인을 철저히 파악한 다음, 적재적소의 예산 투입과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맞물려야 바람직한 해답이 될 수 있다.
실마리 안 보이는 의대 증원 갈등
의대 정원 증원 청원 5만 명 돌파…'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 운영 중단
보도의 그 후, 뉴스 후(後)
반월당·봉산·두류 지하도상가 점포 '일반경쟁입찰'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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