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세상] 아줌마 시내버스 기사, 우주교통 서순교씨

  • 입력 2001-08-09 00:00  |  발행일 2001-08-09

현풍, 우륵, 신무동, 서재 등과 같은 대구의 오지를 지나다니는 버스를
타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주>우주교통 소속의 아줌마 기사 서순교씨(46)
를 만났을지도 모른다. 서씨의 버스는 유별나다. "안녕하십니까, 어서오세
요."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라는 씩씩한 인사 때문이다. 더러 무거
운 짐을 들고 타는 노인 승객이라도 만나면 손수 내려 짐을 올려준다. 한
사람을 태우는 데 두세배의 시간이 들지만 신경쓰지 않는다. 버스요금은
올리면서 기사들은 불친절하다는 일반적인 불만이 비껴가는 곳이다.

"하루 500번은 인사를 하지요. 그날 내 차를 타는 사람은 내 가족입니
다. 내 가족에게 인사를 하지 않고, 내 가족의 무거운 짐을 들어주지 않는
사람은 없지요."

일일이 인사하는 유별난 기사를 이상하게 쳐다보는 사람도 있고 짐을 들
어주느라 늦게 출발한다고 말이 많은 사람도 있지만 그는 여전하다. 이제
는 자주 타는 단골 승객이 그에게 먼저 인사를 건넬 정도다. 이런 밝고 따
뜻한 인사로 서씨는 최근 대구시로부터 모범 시민상을 타기도 했다.

"오지노선에 대한 지원이 늘어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자가용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여유있게 운행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서씨에게는 소박한 바람
이 있다. 장애인 단체에 차량을 기증하고 그들이 가고 싶은 때, 가고 싶은
곳으로 서씨가 운전대를 잡고 데려다 주는 것이다.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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