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열아홉 순정' 제작발표회장서 만난 구혜선

  • 입력   |  수정 2006-05-19  |  발행일 2006-05-19 제면
"부족한 절 주연 캐스팅하다니 제가 감독이었다면 안뽑았죠∧∧"
"100% 만족 못해" 감독 깜짝발언에 화답(?) "개성강한 옌볜처녀 선보일 것" 당찬 각오
KBS

보듬어 주고 싶을 정도로 가냘프고 아담한 체구지만 구혜선은 의외로 당찬 구석이 있는 연기자다. 그의 이런 성격을 고스란히 느껴볼 수 있었던 지난 11일 KBS 1TV 일일극 '열아홉 순정'의 제작발표회장. 연출을 맡고 있는 정성효 감독은 연기자로서 구혜선을 평가해 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100% 만족하지는 않지만 (그의 출연을) 고맙게 생각한다"며 이례적인 발언을 했다. 호흡이 가장 잘 맞아야 할 감독과 주연 연기자의 불협화음이 감지되는 순간이다.

하지만 구혜선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환한 웃음으로 이를 받아 넘겼다. "감독님이 그런 말씀을 하셔서 깜짝 놀랐어요. 하지만 이해는 갑니다. 경험이 한참 부족한 저를 주연으로 뽑아 주셨으니 말이에요. 사실 내가 감독이라고 해도 (나를) 안 뽑았을 겁니다."(웃음)

그가 감독과 마찰을 일으킨 배경은 캐릭터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의 의견 차이 때문. 언뜻 신인 연기자가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고 어필한다는 게 조금은 당돌하게 보일 법도 하지만 구혜선은 주연을 맡은 이상 감독과의 원활한 소통없이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이뤄낼 수 없다는 생각이다.

"감독이 무조건 '해라'하면 '알겠습니다'라고 따라가는 성격은 아닙니다. 꾸지람도 제가 납득할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이것은 연기자로서의 프라이드이기도 합니다."

오는 22일 첫 방영될 '열아홉 순정'은 생활환경과 문화가 판이하게 다른 두 쌍의 청춘남녀가 만나 결혼생활을 해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구혜선은 결혼을 하기 위해 한국으로 온 옌볜 처녀 양국화 역. 때문에 연기력 못지않게 완벽한 옌볜 사투리는 필수다. 다행히 한국으로 유학 온 옌볜 사람을 만나 완벽한 사투리를 익힐 수 있었다.

"처음 시청자들은 강원도 사투리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 거예요. 그래서 낯설어 할 분도 있을 것 같고요. 드라마와 영화에서 보여진 옌볜 사투리는 자제하고 개인적으로 옌볜 문화와 말투를 연구해서 현실감있는 사투리를 선보일 생각이에요."

인터넷 얼짱 출신으로 2002년 삼보컴퓨터 슬림PC CF로 연예계에 데뷔한 구혜선은 시트콤 '논스톱5', 단막극 '다함께 차차차', '서동요' 등을 통해 밝고 상큼한 이미지를 심어줬다. 비록 많은 작품을 선보이지 않았지만 단박에 주연자리를 꿰찰 만큼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도 자신을 끊임없이 담금질하며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는 '서동요'를 마친 후 단편적인 이미지를 탈피해 개성 강한 캐릭터로 자신의 연기력을 평가받고 싶어했다. 그래서 비록 주연이지만 이번 작품이 선뜻 내키지 않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옌볜 캐릭터가 신선한 느낌은 아니잖아요. 진부하죠. 게다가 전작들과 비슷한 이미지라 좀 꺼렸던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나만의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하면 되겠다 싶어 출연을 결정했어요."

구혜선은 연기뿐 아니라 작가로 또 다른 야망을 불태우고 싶어한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시나리오를 써오고 있다는 그는 현재 완성된 시나리오만 13편에 이른다고 했다. 이 중 한 편을 다듬어 우선 책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종교와 사랑을 다룬 작품이자, 여자의 감성을 드라마틱하게 만든 호러물이죠. 삽화도 제가 직접 그릴 생각입니다."

이젠 무의식적으로 사투리가 튀어 나온다는 구혜선. 작은 역할에서 더 큰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맛깔나는 연기를 펼치고 싶다는 그는 자신보다 다른 연기자들의 출연분량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분들이 잘 하면 내 캐릭터도 덩달아 빛을 보는 거 아닌가요? 저는 주연이라는 생각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연기자의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어요. 그 이후의 평가는 시청자들이 하시겠죠."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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