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질과 흥미 파악…직업선택의 첫단추 찾아라

  • 입력 2012-05-14 07:31  |  수정 2012-05-14 07:31  |  발행일 2012-05-14 제19면
[진로탐색이 미래 바꾼다] 진로 결정은 ‘나를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
중2때까지는 결정해야 고교 계열 선택때 참고
인생 목표 일찍 정하면 자기 주도적 학습 도움
20120514
대구 대진고 학생들이 진로와 직업 수업에서 MBTI 성격 검사 후 다른 성격을 가진 학생을 상대로 서로 전달하고 싶은 말을 글로 작성하고 있다. <대구 대진고 제공>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갖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을 세 가지씩 들고 그 이유를 적으라고 하면 대부분 학생들이 다 적지 못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진로란 나를 이해하고 직업의 세계를 이해하여 나에게 맞는 직업을 연결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자신과 직업의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둘을 연결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다시 말하면 진로가 바로 서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먼저 나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 잘 할 수 있는 것, 나의 가치관, 가족의 기대 등을 종합하여 직업을 선택하여야 한다. 나를 아는 것의 어려움을 소크라테스는 산모가 아기를 낳는 것에 비유하였다. 나를 아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열심히 공부만 하라고 했지 왜 해야 하는지, 해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나를 이해하고 생의 목표를 정하고 공부를 해나가는 데 이유와 목적이 있어야 함은 당연한 것이다.

인간은 육체적으로 어머니로부터 태어난다. 다음은 정신적으로 나를 알면서 다시 태어난다. 이를 ‘제2의 탄생’이라고 한다. 학생들에게 자아발견을 하여 다시 태어나도록 도와주는 일을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하여야 한다. 그러면 학생은 자기 주도적으로 공부를 하게 될 것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목적은 행복하기 위해서이다. 매슬로는 욕구 5단계 위계설을 말하였다. 차례로 보면 ‘생리적 욕구’‘안전과 안정의 욕구’‘사랑과 소속감에 대한 욕구’‘존경의 욕구’‘자아실현의 욕구’이다. 각 욕구는 하위 단계가 충족된 후 상위 단계의 욕구로 전이되고 마지막 단계인 자아실현을 통해서만 인간은 행복해질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자아실현은 자아발견이 우선되어야 한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나 자신부터 알아야 한다. 따라서 학생들에게 가장 먼저 해야 할 교육은 나 자신을 알게 하는 것이다. 나를 알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성취하였을 때 인간은 행복하다.

나를 알았으면 직업의 세계를 알아야 한다. 인간은 일을 하여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성취하였을 때 행복하다.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직업을 가져야 한다. 직업세계를 탐색하여 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일을 하려면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하는지 직업의 선택의 기준이 분명하여야 한다. 학생들은 아무 생각이 없이 선택의 기준이 돈으로 귀착되는 것은 기성세대가 심어준 안타까운 현상이다. 돈이 얼마나 있으면 행복할까?

행복경제학의 창시자로 일컬어지는 이스털린은 1974년 ‘소득이 높아져도 꼭 행복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1946년부터 빈곤국과 부유한 국가, 그리고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국가 등 30개 국가의 행복도를 연구했는데, 소득이 어느 일정 시점에서 지나면 행복도가 그와 비례하지 않는다는 현상을 발견했다. 그는 2010년의 새 논문에서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가 넘었는데도 삶의 질은 높지 않은 우리나라를 ‘이스털린 역설’의 전형으로 언급했다.

일리노이대학의 에드디너 교수는 “가난에서 벗어나는 돈은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지만 돈이 계속해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지는 못한다”고 말한다. 연세대 사회학과의 염유식 교수는 “우리나라 1인당 월 평균 소득이 400만원 이상 올라가게 되면 더는 행복도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따라서 직업 선택의 기준이 돈이어서는 행복해 질 수 없는 것이다.

진로의 결정은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이루어져야 한다. 중3이 되면 진학하게 되는 고등학교에 따라 인생 설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진학은 전기 학교에 특수목적고(과학고, 외국어고, 예술·체육고, 산업수요맞춤형고), 특성화고, 자율형사립고, 일반고 중 예술·체육계열(대구제일고 미술중점과정)이 있고, 후기 학교에 자율형공립고, 일반고가 있다.

따라서 제2의 탄생을 마냥 기다리고 있을 것이 아니라 중2때까지 자신의 진로를 결정할 수 있도록 가정과 학교 및 사회가 도와주어야 한다. 자신의 위치를 알고 목표를 정하면 방향이 결정되고 자기 주도적으로 속도를 내어 목표에 가까이 갈 것이다.

고등학교에 진학하여서는 전공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교과 학습을 비롯한 여러 가지 활동을 일관성 있게 창의적으로 한다면 바라는 대학에 진학하게 될 것이다. 무작정 열심히 공부하여 고3때가 되어 점수에 맞추어 대학에 진학하는 잘못된 방식은 더 이상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공부는 나의 이해로부터 시작된다.
박종진<대구 대진고 진로진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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