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퍼스트 레이디

  • 입력   |  수정 2012-05-15  |  발행일 2012-05-15 제면
[자유성] 퍼스트 레이디

‘퍼스트 레이디(First Lady)’는 대통령이나 총리 등의 국가 최고 실권자의 부인을 지칭한다. 미국의 한 기자가 1877년 제19대 대통령 R. 헤이스의 취임식에서 부른 것이 시작이었다. 근래 퍼스트 레이디들은 초창기 백악관 안주인처럼 단순한 내조에 머물지 않는다. 전문적인 자질을 갖추고 대통령의 조력자로서 업적을 빛나게 할 만큼 미국사회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1974년 제럴드 포드 대통령의 부인 베티 여사는 당시에는 거의 금기처럼 여겨졌던 자신의 유방암 사실을 공개했다. 이를 계기로 미국사회에서 유방암 치료와 예방에 커다란 진전을 보았다. 낸시 레이건 여사는 1970년대 히피문화의 영향으로 물든 마약퇴치 운동에 앞장섰고, 부시 바버라 여사는 문맹퇴치에 온 힘을 쏟았다. 무엇보다 2008년 버락 오바마와 민주당 대선경선에서 접전을 펼쳤던 힐러리 클린턴은 퍼스트 레이디로서 정치적 위상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킨 인물로 꼽힌다.

우리에겐 퍼스트 레이디보다 ‘영부인’이 좀더 익숙하다. 영부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고(故) 육영수 여사일 것이다. 1963년 38세의 나이로 청와대의 안주인이 된 육 여사는 우리 사회의 어둡고 그늘진 곳을 찾아다니며 위로를 전했다.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온화한 모습과 즐겨입었던 한복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이후 대다수의 영부인은 주로 사회봉사활동에 주력하면서 내조에 충실했다 하겠다.

대선의 계절로 접어들면서 정치권에서는 하나 둘 대권 출사표가 나오고 있다. 유권자들은 ‘영부인 후보’들의 내조와 경력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보는 것도 관심거리다. 2002년 대선때 노무현 민주당 후보는 장인의 빨치산 전력이 회자되자 “그럼 아내를 버리란 말입니까”라고 되받아쳐 유권자의 감성을 자극했다.

이번 대선에서 새누리당의 가장 유력한 대권후보인 박근혜 위원장이 여성이어서 영부인 후보들의 ‘내조’가 대권가도에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주목된다. 예전만큼 관심을 부를지 아니면 반감될지 그 자체도 흥미로울 것 같다.
강신우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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