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이 4일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 시민들에게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영남일보DB>
민선9기 출범으로 노후 중소·중견 제조업 위주인 대구 산업지형에 적잖은 변화가 예고된다. 자타공인 경제통인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이 첨단 신산업 전환을 통한 '대구경제 대개조'를 선언하면서다. 다만 야당 시장으로 중앙정부에 대응할 협상력·정치력도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는 평가다.
◆핵심은 AI로봇…메가특구 잡아야
추 당선인은 '대구경제 대개조'를 핵심 슬로건으로 AI로봇·미래모빌리티·바이오 등 첨단 신산업 메카 조성을 첫 번째 공약으로 내세웠다. 핵심 축은 AI로봇이다. AI로봇 수도 조성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로,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전략인 '5극 3특'과도 궤를 함께한다.
당선인은 AI로봇 산업 부흥 전략으로 △테크노폴리스에 HD현대로보틱스 글로벌 R&D 캠퍼스 유치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연계 실증센터 구축 △휴머노이드 안전인증센터 건립 △2조원 규모 AX(인공지능전환) 촉진펀드 조성 등을 공약했다. 이를 통해 세계 탑5 로봇도시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여권에서 5극 3특 핵심 실행수단으로 '메가특구'를 띄우고 있는 점은 변수다. AI로봇 수도로 도약하려면 반드시 메가특구를 잡아야 하는 상황에서 김부겸 후보 낙선 이후 여권이 대구시에 협조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추 당선인의 정치력 발휘는 물론, 내부적으로도 기획 역량을 높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전통산업 AX 속도…염색산단 이전 해법 찾나
추 당선인은 전통 주력산업인 섬유·기계·자동차부품·안경산업에 AI를 접목해 산업구조 전환 및 경쟁력 강화를 이끌어낸다는 복안이다. 이는 첨단 신산업 활성화에 주력한 김 후보와도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특히, 환경 분야 공약과 연계된 염색산업단지 이전 문제는 업종 전환을 통해 해법을 찾는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 섬유산업에 AI를 접목해 고부가가치 소재로의 전환을 추진한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를 공동 개발하고, 섬유디자인센터는 확대한다. 섬유 단일 업종 규제로 가동률 저하, 공실 증가 등을 겪는 염색산단에 △입주업종 다양화 및 전용공업지역 규제 완화 검토·추진 △공업용수 비용 한시적 지원 검토 △지역업체 공공 발주 확대 등을 약속했다. 서구지역 숙원인 염색산단 이전 역시 업종 전환 등과 병행 추진해 단계적 성과를 내고, 친환경·저탄소·첨단기술 기반의 무공해 복합산업단지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노후 기계·부품 산업 혁신을 위한 AI 자율 공장 단계적 구축 지원과 미래차 테스트베드 구축, 안경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K-아이웨어 파크 조성, 건설산업 혁신 펀드 2천500억원 지원, TK신공항 수출벨트 구축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대구형 맞춤 전략 필요…5극 3특 적극 대응해야
전문가들은 AX(인공지능 전환)를 통한 첨단 신산업 전환이라는 방향성에 공감하면서 노후 중소기업 위주인 지역 산업계 맞춤형 세부 전략이 필요하다는 제언을 내놨다. 송규호 대구기계부품연구원장은 "추 당선인의 AI로봇 공약은 정부 정책과 기조를 잘 맞추고 있어 첨언할 부분이 없다. 다만, 지역 24개 산단 중 20곳이 20년 이상 노후 산단에 중소기업 비중이 90% 이상인 지역 맞춤형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면서 "'실핏줄 R&D' 지원을 통해 대구의 산업 지형에 맞는 대구형 AI 모델을 만드는 게 급선무"라고 진단했다.
콘트롤타워 장기 부재로 뒤쳐진 정부의 5극 3특 대응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현덕 경북대 교수(IT대학 전자공학부)는 "정부에서 5극 3특을 추진하며 지방에 돈을 적극적으로 풀고 있다. 그동안 대구는 시장 부재로 제대로 된 대응이 힘들었던게 사실"이라며 "5극 3특과 AI 분야에서 새 시장이 하루빨리 중장기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발전에는 여야가 없다. 여당 시장은 쉽고, 야당 시장은 어렵다는 논리는 적절치 않다"며 "대구도 노무현 정권 때 첨단의료복합단지라는 선물을 받았다. 시장의 정치력에만 기댈 게 아니라 내부적으로 기획 및 실행 역량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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