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그린벨트 규제 완화, 수도권 개발 위한 건가

  • 인터넷뉴스팀
  • |
  • 입력   |  수정 2015-05-09  |  발행일 2015-05-09 제면

정부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규제완화 조치가 사실상 수도권 규제완화라는 우려가 현실화될 개연성이 커졌다. 30만㎡ 이하 그린벨트 해제 권한을 시·도지사에게 넘겨주기로 한 데 따른 대규모 개발계획이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어서다.

그린벨트 규제완화 조치에 따라 경기도 과천시는 특급호텔 및 쇼핑몰·공연장 등을 갖춘 복합문화관광단지(18만5천㎡)를 이르면 내년 초 착공할 예정이다. 안양시는 중단했던 창업업무단지(21만3천㎡)와 지식산업주거복합단지(21만4천㎡) 조성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수원시는 입북동 R&D사이언스파크의 규모를 줄이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전체 면적이 34만7천㎡로 지방자치단체장의 그린벨트 해제 권한 기준인 30만㎡를 살짝 넘기 때문이다. 그린벨트 해제 문제로 사업이 지연되던 수도권지역의 개발계획이 정부의 규제완화로 사업 진척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경기도를 제외하면 대규모 개발사업이 이루어지는 곳은 대전 장대동에 10만㎡ 규모로 조성되는 첨단산업단지뿐이다. 이러니 그린벨트 규제완화가 수도권 개발만 가속화하는 촉매가 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는 것이다. 그린벨트 해제 총량의 42%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는 것도 우려를 더하는 대목이다. 현실적으로도 수도권은 개발 수요가 많고 개발에 따른 수익성이 높아 그린벨트 해제의 혜택이 수도권에 집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의 판단은 여전히 안이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수도권정비계획법에 의해 그린벨트가 해제되는 지역에는 공장이나 산업단지를 새로 지을 수 없다”며 그린벨트 완화가 수도권 규제완화는 아니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수도권정비계획법은 수도권 규제를 푸는 방향으로 이미 여러 차례 개정한 탓에 누더기가 되다시피 했다. 무력화된 수도권정비계획법으로는 수도권에 집중되는 편법 투자를 감당할 재간이 없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인 이시종 충북도지사도 “자칫 그린벨트 규제완화가 수도권 과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삼성전자가 7일 경기도 평택시 고덕국제화지구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 기공식을 가진 것도 대기업의 수도권 투자 집착의 일단(一端)이다. 정부는 그린벨트 규제완화의 파급효과와 부작용을 면밀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