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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혜 <독립출판물서점 더폴락 공동대표> |
첫눈에 반하듯, 처음 들은 음악에 반하곤 한다. 이성의 방해를 받게 되고야마는 ‘사랑에 빠지는 일’은 내면적 검열이 필요하지만, 그럴 필요가 전혀 없이 개인의 느낌이 고스란히 반영되는 것이 음악적 취향 아닐까.
대구에서 활동하는 밴드 ‘찰리키튼’을 알게 된 것은 대명동에 위치한 락왕에서 있었던 붕가붕가레코드 공연에서다. 붕가붕가레코드 소속 가수들의 공연이 시작되기 전 대구 밴드 세 팀이 차례로 두어 곡을 소개했는데, 이때 찰리키튼의 연주에 홀려 꼼짝없이 매료되고 말았다. 두 명의 보컬이 번갈아 선보이는 매력적인 보이스, 곡에 맛을 더하는 화려한 하모니카 연주, 어쩐지 계속 흥얼거리게 되는 멜로디. 이런 경우 사랑에 빠진 듯 적극적으로 뮤지션의 모든 곡을 찾아 듣지만, 안타깝게도 활동기간이 길지 않은 인디뮤지션들의 발표곡은 많지 않으므로 기약없이 다음 앨범을 기다리게 된다. 이런 인연으로 찰리키튼의 싱글앨범 발매시기에 맞춰 얼마 전 토크콘서트도 기획해 진행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역 뮤지션들은 그 음악활동을 알리기가 쉽지 않다. 대구 인디음악씬의 대표적인 무대로 20년 동안 운영되어오고 있는 클럽헤비조차도 모르는 이들이 많다. 대구 문화를 다루는 매체나 프로그램도 많지 않은 실정이라 더욱 지역 뮤지션들을 알릴 길은 요원하다. 그나마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방법이 다수의 사람에게 음악활동을 선보일 수 있는 방법인 셈인데, 그마저도 제각각 프로그램의 취지 때문에 출연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어 심사숙고해야 한다. 그 때문에 많은 뮤지션들이 대구를 떠난다. 또, 많은 밴드들이 결국 해체하기도 한다. 이 같은 사정은 비단 음악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영화 ‘만신’에서는 갓 신내림을 받은 어린 무당이 마을 집집마다 찾아 “걸립 왔씨요. 쇠걸립 왔씨요”하며 무구를 만들 쇠를 모으는 장면이 나온다. 이 쇠걸립은 마을사람에게 이제부터 이 마을의 무당으로 살겠다는 신고식이며, 사람들로부터 그 역할을 인정받고 공인하는 과정이다. 지금은 ‘지역’예술가, ‘지역’공동체라는 개념이 없고, 예술가의 역할도 예전과 같지 않다. 하지만 적어도 이 쇠걸립 같은 과정은 있어야하지 않을까. 대구의 예술가들이 공식적으로 대구시민에게 인사할 수 있는 무대, 혹은 매체라도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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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지역 뮤지션을 위한 무대](https://www.yeongnam.com/mnt/file/201505/20150515.01017074527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