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사진가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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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5-25  |  수정 2015-05-25 07:58  |  발행일 2015-05-25 제15면
[문화산책] 사진가의 자세

디지털 카메라의 급속한 보급으로 우리나라 사진인구가 수백만명에 다다른다. 수많은 사진동아리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전국에서 치러지는 사진 공모전 또한 상당수에 이른다. 일출사진을 찍으려면 밤잠을 줄이고, 칼바람 추위를 견디어 내며 해가 뜨기를 기다려야 한다. 일기가 좋지 않으면 같은 장소를 여러 번 다시 찾아가기도 한다. 삼복더위에도 무거운 장비를 메고 구슬땀을 흘리며 높은 산을 오르기도 한다. 모두가 자신의 마음에 드는 한 장의 사진을 얻기 위한 즐거운 노력인 것이다. 많은 사진가가 열정을 가지고 촬영하는 이 시점에서, 사진가의 자세에 대해서 한번쯤 생각해보게 한다.

필자는 사진촬영대회에 참가해본 적이 있었다. 처음이라는 설렘과 기대를 갖고 찾았던 촬영현장의 분위기는 예상 밖의 풍경이 전개되었다. “거기 비켜요” “머리 치우세요” 고성이 오가고, 자리 확보를 위해 밀치고, 욕설이 난무하였다. 이런 모습은 다른 촬영대회에서도 자주 발생하는 흔한 일이라는 주변사람들의 실망스러운 얘기도 들었다. 즐기기 위한 취미활동을 이렇게까지 치열하게 경쟁을 해야만 하는 것일까? 그것도 몸싸움까지 하면서…. 서로 배려하며 촬영하는 사진가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줄 순 없을까?

뿐만 아니라, 주변을 돌아보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부 사진가의 행동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해가 쨍한 낮에 식물에 분무기로 물을 뿌리는가 하면, 사진구성에 방해가 된다고 꽃이나 식물을 꺾고 나무를 자르기도 한다. 날아다니는 새의 모습을 찍으려고 고함을 지르고 돌을 던져서 새들을 날게 하고, 어린 새끼가 들어있는 새둥지 주변의 가지를 제거하고, 심지어는 새끼들을 밖으로 끄집어내어 촬영한 사진으로 전시를 해 물의를 일으킨 사진가도 있었다.

사진을 잘 찍는 것만으로 사진작가는 아니다. 사진은 자연이 가진 아름다움을 찾아내 많은 사람과 공유하는 하나의 시각예술이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 속에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것이 바로 참다운 아름다움일 것이다. 사진가가 갖추어야 할 덕목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자연을 사랑하는 순수함과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카메라를 잡는다면, 그것이 덕목이자 사진가의 올바른 자세가 아닐까?
이화선 <사진작가·갤러리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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