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불안을 없애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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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6-02  |  수정 2015-06-02 08:23  |  발행일 2015-06-02 제25면
[문화산책] 불안을 없애는 방법
이동섭 <예술인문학자>

인간은 계획을 세운다.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들이 모여 계획은 완성되는데, 해야 할 일들에 밀려 하고 싶었던 일은 못하기 십상이다. 아쉬움은 후회와 짝을 이룬다. 후회를 교훈 삼아 새로운 계획을 야심차게 세우지만, 옹골진 야심은 또다시 일상의 분주함 속에서 바스러진다. 관성의 법칙 때문이다.

외부 자극이 없다면, 물체는 기존의 운동상태 그대로만 움직이려는 관성을 가지는데 관성은 몸뿐만 아니라 마음에도 적용된다. 그래서 특별한 사건이나 사고가 없으면, 오늘은 또 다른 어제일 뿐이다. 관성(inertia)의 어원이 ‘게으르다’라는 뜻의 라틴어 ‘iners’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시간의 무자비한 흐름에 관성적으로 등 떠밀려가지 않으려 바둥거릴 때 우리를 장악하는 감정, 그것이 불안이다.

불안의 가장 흔한 증상은 과잉행동이다. 불안에 빠진 사람은 시간의 여백을 견디지 못하고 무리한 계획들로 가득 채운다. 어차피 지켜지지 않을 것임을 예감하면서도 지금의 초조함을 미래에 행할 일의 목록으로 상쇄시킨다. 무기력하고 답답한 현재를 변화시킬 자극이 필요한 것을 알지만, 스스로 그것을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열심히도 게으르지도 않는, 바쁘지만 생기 없는 하루들이 쌓인다.

“누구나 어쩌다가, 지금의 내가 되지” 라던 영화 ‘칼리토(Calito)’ 속 주인공 칼리토의 대사처럼, 이렇게 사는 것이 평범한 보통 사람들의 모습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인생을 바꾸고 싶으면, 세 가지를 바꿔보라고들 한다. 지금과 다르게 시간을 사용하고, 생활하는 공간을 바꾸고,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리라는 것이다. 어제와 똑같은 곳에서 똑같은 사람과 똑같은 방식으로 오늘을 보낸다면, 내일은 어제의 연장일 뿐이다.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려면 다른 곳에서 다른 사람과 다르게 살아봐야 한다. 낯선 경험을 통해 자극을 받으며 인간은 달라진다. 모르는 사람을 만나고 해보지 않은 경험을 하는 일을 시작하려니 당연히 불안이 뒤따른다. 시작의 불안감은 자기를 파괴하는 힘이 아니라 발전시키는 에너지의 잠재태이다. 그러니 용기를 내야 한다. 용기는 두려움 없는 상태가 아니라 그것을 극복하려는 의지이기 때문이다.

신년계획이 더위와 더불어 무뎌지는 요즘, 연초에 세웠던 계획을 다시 꺼내보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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