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또다른 미술 감상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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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6-08  |  수정 2015-06-08 08:06  |  발행일 2015-06-08 제23면
[문화산책] 또다른 미술 감상법

지금 대구에서는 보기 드문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빈센트 반 고흐의 미디어아트전이다. 디지털시대에 걸맞은 전시회로 아날로그의 그림이 감각적인 조명과 영상, IT와 HD프로젝터를 결합한 미디어아트를 기반으로 재해석된 전시라 하겠다. 손으로 그린 고흐의 그림이 4m스크린, 50여대의 프로젝터, full HD에 의해 거대한 화면 속에서 다시 태어났다. 이번 전시의 부제인 ‘Very Yellow, Very Bright’는 동생 테오에게 쓴 편지 중에서 자신의 그림을 묘사한 부분이다. 비운의 화가 고흐의 밝고 노란 바다에서 헤엄쳐 그의 삶 속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번 전시는 6개의 파트로 나뉘어 다른 빛과 색으로 그를 조명한다. 성직자와 화가의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시기는 다소 거친 표현주의적 느낌을 잔잔하고 은은하게 표현했다. 파리로 간 고흐는 밝고 대담한 컬러를 구사하며 점묘법도 익히게 된다. 여러 작가의 영향을 받은 다양한 스타일의 그림들이 펼쳐지고 전후공간을 통해 보이는 그림들은 하나의 콘셉트로 어우러졌다. 파리 생활을 정리하고 온화하고 아름다운 자연 안에서 자신만의 색채와 화풍을 확립한 지중해의 아를 시기는 넓은 곡면을 살려 광각렌즈로 풍경을 찍은 것 같은 효과를 주었다.

고흐가 스스로에게 총을 겨냥하기 전 마지막 열정을 폭발적으로 쏟아낸 시기의 그림은 360도의 원형 스크린으로 편집증적 광기를 고요하고 동적인 영상으로 표현했다. 죽음, 충격, 고독이라는 세 단어를 화두로 고흐의 초상화들이 투사되었고, 그의 삶과 고뇌의 무게에 압도당했다. 빛이 만들어낸 예술에서 고흐의 불운한 삶이 다양한 메시지로 전해졌다. 빠르게 진행되는 고흐의 작품 400여점은 우리들에게 그의 삶을 대변하고, 우리는 그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보낸다.

수년 전 고흐전을 감상한 적이 있다. 고흐의 작품은 꼭 오리지널 유화로 보아야 그의 작품세계를 진정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의 점묘법이나 붓 터치에서 나오는 유화의 입체감으로 더욱 깊이 있는 감상이 된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미디어아트 전시를 보고 나니 또 다른 감상의 방법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전시는 꼭 그림만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영상, 오브제 등 작가의 예술세계와 삶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자료들과 함께 전시된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전시기획과 전시방법이 바뀌는 것은 예술을 폭넓게 이해하는 방법에 도움이 되는 듯하다.
이화선 <사진작가·갤러리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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