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대구의 골목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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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6-22  |  수정 2015-06-22 08:38  |  발행일 2015-06-22 제23면
[문화산책] 대구의 골목길

2000년대 초부터 대구지역의 골목길이 여행코스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올해도 대구 근대골목, 김광석 다시그리기길, 안지랑 곱창골목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에서 꼭 가봐야 할 대표 관광지 100곳’에 선정되었다.

대구의 근대 골목길은 곳곳에 한국의 근대사를 직접 느낄 수 있는 문화유산이 잘 보존되어 있다. 진골목을 지나 제일교회, 이상화 고택, 서상돈 고택, 계산 성당, 선교사 박물관으로 이어지는 골목길은 계산동에서 태어나 성장한 나로서는 친근함을 느낀다. 어린 시절 진료를 위해 찾아갔던 정소아과의 담벼락은 아직도 그때 모습 그대로 잘 간직하고 있다. 너무나 웅장해서 나를 움츠리게 했던 계산성당은 내가 커버려서인지 지금은 아담하게 보인다.

김광석 다시그리기길도 주말이면 발 디딜 틈이 없다. 다양한 벽화가 있고 예술가들의 공방이 모여 있어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있다. 또 대구의 입맛을 전국에 알리기에 충분한 먹거리 골목인 안지랑 곱창골목은 주머니가 가벼운 직장인들이 애환을 달랠 수 있는 곳이다.

내가 매일 지나다니는 동성로에도 같은 업종이 하나둘 모여들어 자연스럽게 특색 있는 골목길이 만들어져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젊은 남자의 의류와 소품을 판매하는 늑대골목과 젊은이들이 찾아와 고기를 구워먹으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2030골목이 있다. 그리고 올해 만들어진 ‘삼덕 사잇길’이라는 주점골목도 눈에 띈다. 이처럼 도심의 골목도 시대와 문화의 트렌드에 맞게 변모한다. 무채색의 우중충한 골목에 색을 입히고 문화의 입김을 불어넣음으로써 같은 세대나 부류가 즐기고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조성되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소통을 통해 문화와 정보의 가치를 공유한다. 이를테면 그들만의 축제가 되는 것이다.

골목길은 문화가 있어서 생겨나고 삶이 있어서 존재한다. 대구의 근대골목은 지나간 역사의 흔적과 살아있는 낡음을 느끼게 하고, 도심의 새로운 골목길에서는 젊음의 혈기가 샘솟는다. 또 특색 있는 대구의 먹거리 골목과 김광석의 향수는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데 부족함이 없다.

대구의 골목이 한국의 대표관광지로 선정되었고, 대구를 찾는 관광객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근대와 현대,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대구의 골목길, 그리고 도심 속에 자리잡고 있는 젊은이들만의 공간이 서로 연계돼 또 다른 스토리텔링의 공간이 계속 개발되길 바란다.이화선 <사진작가·갤러리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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