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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무료한 시간이면 땡볕과 소나기 걱정을 피해 지하상가로 공짜구경을 간다. 화이트칼라의 직장인은 물론 농부인 아버지나 공사현장의 동생 등 남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사용하게 되는 넥타이에 우선 눈길이 머문다. 요즘 유행하는 넥타이는 점점 좁아지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넥타이 유행은 어디서 누가 시작했는가.
그 옆에 놓인 것은 입기 편한 복대인가 하고 보는데 점원은 치마라고 안내한다. 아마도 몸매에 자신이 있는 젊은 아가씨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일 터다. 미니스커트와 관련해 재밌는 이야기가 있다. 2차 세계대전 시 영국은 군수물자보급의 부족을 메우기 위해 옷감절약 차원에서 짧은 치마를 권고했다고 전해진다.
필자는 짧은 치마를 입은 여인을 보면 두 가지 생각이 함께 떠오른다. 예쁘게 차려입은 젊음이 신선하고 부러운 마음도 들지만 한편으로 걱정스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맨살을 드러낸 짧은치마는 예쁘기도 하지만,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는 해괴한 성범죄의 예방차원에서라도 본인 스스로 엄격하게 처신하는 것도 필요하리라.
토머스 칼라일은 ‘사람은 의복을 통해서 인간을 통찰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옷을 무시하는 것을 배우지 않으면 안된다’는 명언을 남겼다. 이 말은 일체의 제도와 형식이 꿈처럼 허무하다는 뜻으로 영원한 긍정에 이르는 정신의 발달사를 이야기한 글이다.
필자는 어려서부터 남다른 경험을 하며 자랐다. 옷장 문을 열고 그날의 때와 장소에 적합한 옷을 찾아 입는 것을 좋아했다. 이런 내 모습을 아버지는 쓸데없는 낭비를 한다며 큰꾸중을 하기도 했다. 훗날에는 봉제사업을 하는 숙부님의 추천으로 모직회사 실험실에서 일하면서 더욱 적극적으로 사람들의 차림새를 살피는 것을 좋아했다. 넥타이 하나를 사더라도 품질과 가공을 꼼꼼히 살피고 따지는 버릇이 생긴 것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아직도 우리의 의복문화는 여전히 획일적이라는 우려를 내려놓을 수 없다. 관공서에 출근하는 남성은 대부분 넥타이 정장, 여성들은 스커트 정장이다. 이는 마치 무슨 법칙처럼 비슷하며, 전국의 어느 관공서를 가더라도 대동소이하다. 우리의 의복문화가 좀더 다양하고 개성 있게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자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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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유행](https://www.yeongnam.com/mnt/file/201507/20150708.01023080924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