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자유학기제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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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7-13  |  수정 2015-07-13 08:27  |  발행일 2015-07-13 제23면
[문화산책] 자유학기제에 대하여
양동엽 <대구공업대 교수·도예가>

그동안 일부 학교를 지정해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자유학기제를 시범적으로 실시 중이다. 금년에는 전국의 70% 학교가 실시하고 2016년부터는 전면적으로 시행하는 이 제도는 분명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길목에서 꼭 필요한 제도임에 틀림이 없다고 생각된다.

자유학기제란 한 학기 동안만이라도 학생들이 학업의 부담을 떨치고 자신들이 미래에 하고 싶은 직업에 대하여 탐색하고 꿈과 끼를 찾아보는 소중한 과정이다. 필자도 오늘날의 직업을 가지게 된 데는 지금의 자유학기제와는 달랐지만 중학교 2학년 때의 특별한 자극이 도화선이 되었다.

1970년대 중후반에 대학을 선택할 때만 해도 경제력은 지금보다 못하였지만 환경은 훨씬 나았다고 생각된다. 그때는 나라 전체가 역동적이고 희망을 갖고서 어떤 것이든 도전하고자 했기 때문에 다양한 학과들이 계속 만들어지는 상황이었다.

지난 6월초 교문 앞에 자유학기제 실시학교라는 플래카드가 걸린 대구의 한 중학교에 특강을 간 일이 있었다. 토요일이라 학교 운동장에서는 체육수업이 한참 진행되고 있었고 각 교실에는 음악, 글쓰기, 공예 등 다양한 진로탐색 수업이 펼쳐지고 있었다. 겉보기에는 매우 역동적이었으나 일부 학생은 이 체험시간을 그렇게 즐거워하지 않는 듯했다. 수업을 해보니 그 이유를 알게 됐다. 다른 공부를 위해 학원에 갈 시간이 다 되어 심적 부담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조바심을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공부(?)라는 굴레에 얽매이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했다.

교육부는 왜 사회가 충분히 고민하고 준비되지 않은 것을 이렇게 급하게 시행하려 하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이유는 미래의 대학생이 될 이들을 받아들일 지금의 대학 사정을 들여다보면 정말 심각한 상황에 와있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이라는 명목 하에 학과를 대량으로 정리하고 있고 앞으로도 얼마나 많은 학과들이 사라질지 모를 현실 속에서 중 1년생들에게 미래의 다양한 직업을 찾게 해주고 또 적성을 살린다는 명목 하에 많은 체험을 하게 한다. 이들 학생들이 막상 대학에 진학하고자 할 때는 본인이 원하는 학과는 존재하지 않고 선택의 폭이 사라져 진로체험이 오히려 독이 되는 우를 범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교육부가 작금의 대학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보고 중학교 1학년생들이 지금 익히는 진로체험이 그 값을 다하도록 대학의 학문을 다양화해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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