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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연극이다” “연극은 인생이다”라는 말은 연극을 한 번도 보지 않은 사람도, 셰익스피어가 누군지 모르는 사람도 언젠가 한 번쯤은 말을 해봤거나 들어봤음 직한 말이다. 그리고 그 말을 들었을 때 사람들은 그 이유를 정확히 몰라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한다. 왜일까.
“야야, 자가 와카노?” “어무이, 와예?” “자가 다리를 와 절고 카노 말이다. 빨리 병원에 가 봐라!” 아내는 놀란 가슴을 쓸어안고 한달음에 병원에 갔다. 의사가 하는 말. “혹시 동생 생겼습니까?” “예, 두 달 전에 낳았심더.” 세 살 먹은 아들놈이 갓 태어난 동생에게 기울어진 부모의 관심을 되찾고자 꾀병을 부린 것이다. 그것도 단순한 감기가 아닌 다리를 저는 아주 무거운 병으로.
“여보, 애들 좀 머라카이소.” “와?” “사춘기인지 애들이 말을 안 들어예.” “당신이 해라. 와 악역을 나한테 시키노.” “아버지가 무섭게 함 캐야 말을 듣지예.”
무슨 이유로 자식들을 훈계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오직 아내와 자식들을 위한답시고 그날 밤 정색을 하고 자식들에게 아버지의 엄함을 보여줬다.
연극은 나의 전공이 아닌가. 그러나 그날 결국 아내와 싸웠다. 이럴 수가! 정색을 하고 한참 열변을 토하는데 갑자기 아내가 자식 편을 드는 것이다. 엄한 아버지의 연기는 와르르 무너져 버렸다.
인생을 살면서 한 순간도 연극(연기)을 안 하고 사는 사람이 있을까? 오직 자신의 감정과 생각대로만 살아가는 사람이 있을까? 아마 없을 것이다. 선생은 선생대로, 학생은 학생대로, 부모는 부모대로, 자식은 자식대로. 모든 계층과 위치에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람들은 연기를 한다. 선의에서든 악의에서든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연극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인생은 연극 그 자체인 것이다.
연극은 이런 삶 속의 연기를 더욱 특화시켜 놓은 것이다. 극장이란 곳에서 아예 공개적으로 거짓을 진실인 양 연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거짓된 진실을 통해서 거짓이 난무하는 인생 속에서 진실을 찾아내려 한다. 그래서 인생이 더욱 행복해지도록 하는 것이다.
삶이 어차피 거짓을 연기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면 인생을 행복하게 하는 하얀 거짓말이 난무하도록 하자. ‘인생이 연극’이 아닌 ‘연극이 인생’인 삶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이렇듯 ‘연극이 인생’이 될 때 삶은 더욱 행복해지지 않을까.김태석 <극단 예전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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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인생은 연극이다](https://www.yeongnam.com/mnt/file/201507/20150731.01017073649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