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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부돌 <경주 숲속휴양의원 원장> |
불편한 속을 호소하러 찾아간 약간의 소독약 냄새나는 진료실 공간에서 ‘당신 몸에 암이 있습니다’라는 말을 듣는 순간, 내 인생은 달라졌다는 어느 환자의 말처럼 질병은 개인의 생활문화를 바꿔놓는다. 특히나 맹장염처럼 치료는 급하지만 처치를 받으면 회복되는 급성 감염성 질환과는 달리, 우리 시대에 만연한 고혈압·당뇨병·암과 같은 만성 질환은 재발이나 악화를 방지하려면 개인 생활뿐만 아니라 사회적 활동과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습관까지 변해야 된다.
생로병사에서 병(病)의 은 고대의 갑골문에 의하면 병상()에 사람(人)이 아파 누워 있는 모습으로 사람과 병상이 하나로 합쳐져 만들어진 문자이다. 질병을 원인에 따라서 나누자면 태어나면서 가지는 유전 질환, 사고와 같은 응급 상황, 감염에 의한 급성 질환 그리고 장기적인 생활 습관에 의해서 형성된 만성 질환으로 나눌 수 있다.
영양과 위생이 불량한 시대나 사회에서 질병과 사망의 주요한 원인이 되었던 감염성 질환은 메르스와 같이 감염원으로부터 격리가 질병관리의 출발점이 된다. 따라서 포괄 간호서비스와 같은 분리된 공간에서 환자와 환자, 환자와 보호자, 환자와 의료진과의 전파 방지가 중요한 관리 방법으로 제안된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불규칙적인 생활습관으로 인한 만성질환이 주요한 사망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로 인해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하게 먹고 움직이는 예방적인 활동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들 질환을 생활습관병이라고도 부른다.
암 환자가 항암제를 복용하는 동안 운동을 할 때 항암의 효과가 높다는 연구가 호주에서 최근 발표되었고, 암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 온천욕을 보험으로 처방하는 것은 독일에서는 이미 오래된 이야기이다. 주로 암 환자가 입원하는 본원에서는 환자와 상담할 때 질병의 경중에 앞서 먹을 수 있고 산책할 수 있는지를 먼저 묻는다.
생활하는 공간과 경제 활동을 하는 사회의 변화에 따라서 우리 몸에 찾아오는 질병의 종류와 원인이 달라졌다면, 새벽부터 환자를 깨우는 격리가 우선인 좁은 병실 문화에서 생활습관을 바꾸고 배울 수 있는 소통의 공간과 처방 등 우리 시대의 질병을 다스리는 다양한 문화의 개발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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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병을 다스리는 문화](https://www.yeongnam.com/mnt/file/201508/20150811.01025075351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