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예술과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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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8-21  |  수정 2015-08-21 10:18  |  발행일 2015-08-21 제17면
20150821
김태석 <극단 예전 예술감독>

예술가들이 행위를 할 때 생각해야 될 것이 있다. 바로 ‘사람들이 왜 예술을 소비하는가’다. 사람들은 왜 책을 읽고, 미술 전시회장을 찾으며, 왜 공연을 보기 위해 극장을 찾는지, 무슨 이유로 예술을 즐기는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왜 사람은 예술을 즐기는 것일까. 예술이 탄생하고 시대가 변하고 인간의 의식이 바뀌면서 예술소비의 이유도 바뀌고 있지만, 바뀌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재미’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재미’만큼 예술을 즐기게 하는 이유가 있을까. 즉 어떤 예술작품이 재미있다고 소문나고 이게 바람을 타면 요즈음 말로 대박이 나는 것이다.

근데 ‘재미’란 의미도 세월이 흐르면서 다양해지고 있다. 그 ‘재미’ 중에 하나가 시류를 타 유행하면 우린 그것을 ‘트렌드’라 말하고, 대중예술과 문화산업들이 그 ‘트렌드’를 만족시킬 때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누리는 것이다. 그래서 대중예술과 문화산업집단은 철저하게 소비자의 소비경향과 행태를 연구하고 거기에 맞는 ‘트렌드’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이러한 대중의 예술소비형태를 연구하는 ‘예술소비마케팅’이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작업이 되었으며, 지금에 와서 공급자 위주에서 소비자 위주의 예술작품을 탄생시키게 된 계기가 됐다.

그러나 순수예술에 있어 이런 ‘재미’는 위기를 맞는다. 소비자의 ‘재미’와 예술가의 ‘재미’가 상충하는 것이다. 여기서 예술가들은 고민을 한다. 즉 작가주의 정신을 포기하고 소비자의 트렌드를 좇을 것인가 아니면 예술가 자신의 예술적 재미를 고집할 것인가. 여기서 대중예술과 순수예술은 갈리기 시작한다. 물론 예술가적 재미와 소비자의 재미가 일치할 땐 순수예술도 대중예술같이 대박이 난다. 그런데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러한 현상은 관객이 없으면 성립될 수 없는 공연예술계에서는 더욱 심각하다.

그렇다면 순수예술에 있어 ‘재미’란 무슨 의미일까. 필자는 창조가 바탕이 된 개성과 다양성의 존재라 생각한다. 예술가의 작품에서 그 예술가만의 창조적인 주제의식과 표현방법, 그리고 그만의 정신세계를 발견하고 공감할 때 그 속에서 우리는 예술적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이러한 다양한 개성 있는 창조성을 즐기는 예술소비자의 ‘재미’가 커질 때 예술은 더욱 발전할 것이고 순수예술은 다시 힘차게 살아날 것이다.

“연극 보러 와.”

“재미있나?”

“하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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