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문화도시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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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9-17  |  수정 2015-09-17 07:55  |  발행일 2015-09-17 제23면
권원순 <미술평론가>
권원순 <미술평론가>

2012년 2월 제18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박근혜 대통령은 주요 국가정책 중 하나로 ‘문화융성’을 국민 앞에 내어 놓았다. 경제부흥과 산업입국, 그리고 민주화의 과정을 거친 이 시기에 아주 적절한 정책이라고 생각된다. 국민은 물론 문화예술인은 이 정책에 환호하며 기대에 부풀어 있다.

문명이 물질적·기술적·사회구조적 발전으로서의 세련된 삶의 양태라면 문화는 인간만이 갖고 있는 고등적인 삶의 형태와 지식의 표현체계로서의 정신적·지적인 발전을 의미한다.

지방자치제가 시행된 지 20여 년이 지났다. 각 지역은 특유의 문화창달을 위해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제 국가나 지역은 ‘문화의 세기’란 큰 흐름 속에서 문화전쟁의 시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중앙행정부와 지방행정부가 펼치는 거대한 문화행사와 다양한 축제는 이를 말해 준다.

대구가 분단 이전의 한반도에서 정치, 경제, 산업, 사회, 교육,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서울, 평양 다음가는 제3의 도시였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국제정세와 경제판도의 변화, 그리고 지정학적으로 서울, 부산, 인천에 밀려 제4의 도시로, 또는 제5의 도시로 전락하는 형국에 처해 있다. 이러한 국가의 문화융성 정책과 우리 지역의 위상에 대하여 대구시 당국은 어떠한 정책과 비전을 세우고 제시하고 있는지, 일반 시민은 알 길이 없다.

대구의 문화는 대구예술단의 문화행사, 컬러풀 대구 축제, 약령시 축제, 문화생명 축제, 동성로 축제, 치맥축제 등 고착된 레일을 달리는 기차처럼 변화와 갱신이 없는 따분하고 식상한 행사로만 치러지고 있다는 것, 이는 시대 변화에 따른 문화 창조 능력과 정책 부재나 다름없다는 것이 시민과 문화예술인의 일반적인 견해다.

대구문화예술의 정체성 확립과 대구 특유의 문화행사를 위해 시 당국은 시민 및 문화예술인과의 소통 폭을 넓히고, 제시되는 많은 의견을 총합하여 다음 세대에 물려줄 수 있는 문화유산을 창출할 책무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한된 공간과 시간에서 소멸되는 즉흥적이고 감각적이며 소비적인 축제보다 세계문화축제, 이인성(이쾌대)미술관, 석재서예기념관, 이상화문학관, 박태준음악관, 조각공원 등의 조성과 건설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할 것이다. 이러한 것이 완비되었을 때 비로소 ‘일류도시 대구’ ‘문화예술중심도시’ ‘오페라 도시’ ‘뮤지컬 도시’가 진실이 되고, ‘문화도시 대구’의 위상이 명실상부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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