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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대구를 발칵 뒤집어 놓은 희대의 사기 사건이 있었다. 영화 ‘나티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당시는 ‘친구’ ‘신라의 달밤’ 등 지방도시 소재 영화의 잇단 성공에 들뜬 지방자치단체들이 막무가내 지원 약속을 하면서까지 영화 유치에 힘쓰고 있을 시기였다.
이에 A 영화제작자는 당시 대구시의 밀라노 프로젝트에 착안해 최첨단 섬유개발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제작하는데 대부분을 대구에서 촬영하고 대구 사람들도 출연시키겠다고 대구시를 속였고, 이것이 사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한 대구시는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그는 투자자를 모집한 후 100억원대의 사기를 치고 잠적했다. A씨는 검거됐지만 대구시는 사기 피해자들의 원성과 시민들의 질책을 받아야만 했다. 이후 대구시는 아예 영화 쪽은 쳐다도 보지 않게 됐다.
이에 비해 부산은 ‘부산국제영화제’의 성공과 부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 ‘친구’의 성공에 힘입어 영화 제작 지원에 대한 매뉴얼을 만들었고, 현재는 세계적인 영화 도시가 됐다. 최근엔 영화 ‘국제시장’의 성공으로 촬영지는 관광객들로 몸살을 앓을 정도다.
과거의 악몽 같은 일이 있었지만 대구가 영화를 외면하지 말았으면 한다. 영화를 버리기엔 산업적 측면이나 관광, 인적 인프라 측면에서 아까운 점이 많기 때문이다. 현재 대구시가 영화에 대해 지원하는 것은 대구경북영화인협회 지원금, 대구독립영화협회에서 주관하는 대구독립영화제 지원금 정도다. 대구에도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이 많다. 최근 시민들의 크라우드 펀딩으로 개관한 오오극장에서는 다양성 영화와 함께 대구 출신의 영화감독들이 대구의 스태프, 배우들과 함께 대구를 배경으로 찍은 영화를 상영하면서 대구의 영화 제작 환경이 나아지기를 바라고 있다.
이들을 마냥 내버려 둔다면 변화하지 않는 현실에 실망해 타 도시로 빠져나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대구의 배우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연극무대만이 아니라 영화배우로도 성공하길 원한다. 제2의 이성민, 김성균을 꿈꾸며 재능 있는 젊은 배우들은 오늘도 대구를 떠나가고 있다. 대구가 서울과 부산처럼 다양한 영화들이 제작되는 도시라면 그들이 굳이 대구를 떠날 이유가 없어진다. 대구의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제 그만 과거의 악몽에서 벗어나 영화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물론, 산업과 관광 측면에서도 버리기엔 아깝지 않은가!김은환 <연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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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외면당하는 영화산업](https://www.yeongnam.com/mnt/file/201509/20150918.01017074637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