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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으로 지친 현대인이 스트레스와 피로를 극복하기 위해 ‘건강하게 잘 먹고 잘 살자’ ‘웰빙’을 외치던 것이 불과 10년 전부터이다. 건강을 위한 운동과 좋은 음식마저도 경쟁적 소비심리에 전도됨으로써 공허함을 느낀 우리는 다시금 정신적 위안, 쉼을 찾는 ‘힐링’에 주목하게 됐고 그 대표적 콘텐츠로 다양한 창작활동, 레포츠, 문화예술 관람 등이 자리 잡았다. 문화예술 콘텐츠 중에서도 미술 작품의 감상은 다른 문화예술 활동에 비해 시간과 공간, 지적, 경제적 제약을 크게 받지 않고 자율적으로 감동과 교감을 가능케 해주는 대중적 힐링 콘텐츠이다.
하지만 유명 출연자가 나오는 뮤지컬, 남이 봤다면 꼭 봐야된다고 생각하는 영화에 비해서 미술작품 감상은 아직 대중적이지 못한 듯하다. 왜일까? 나는 그 답을 병원에서 찾는다. 병원에 갔을 때 의사가 약 처방을 내리거나 간호사에게 환자의 상태를 얘기할 때 알아보지 못할 내용을 진료기록지에 적거나 지시할 때가 있다. 약사는 휘갈겨 쓴 그 기록을 용케도 알아보고 약을 지어준다. 여기에서 의사와 간호사, 약사 사이에는 그들만이 사용하는 전문적인 언어체계가 형성돼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형이상학적인 언어로 표현되는 화가들의 작품 역시 마찬가지다. 작품을 감상자가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임은 틀림없다. 이런 숨겨진 난해한 언어체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가의 삶과 예술세계를 이해해야만 한다.
결국 미술은 ‘보는 것’에서 시작하지만 ‘아는 것’이 동반되지 않으면 감동을 느끼기 힘들다는 것이다. 베토벤의 ‘전원교향곡’이 그의 청각마비 시기에 창작됐다는 것을 모르고 듣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피카소의 ‘게르니카’가 스페인의 게르니카 지방의 대학살을 항의하기 위해 그린 것이라는 배경을 모르면 관람자가 이를 어렵게 느끼는 것도 마찬가지다. 학문적 접근이 배경지식으로 뒷받침될 때 미술감상은 효과가 배가될 것이다.
대구 곳곳에서 매일 크고 작은 미술전시가 열리고 있다. 조금만 성의가 있어도 자기가 감상하고자 하는 전시의 자료를 구할 수 있으며 도슨트를 통한 작품해설 등을 통해 감동을 배가시킬 기회가 많다.
시원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가족과 함께 미술작품을 관람하러 가는 것은 어떨까. 어릴 때부터 예술을 접한 아이들은 이를 제대로 향유하면서 진정한 몸과 마음을 힐링하는 멋진 일상을 살아갈 것이다.정미영 <전시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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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미술관에서 힐링](https://www.yeongnam.com/mnt/file/201509/20150921.01023075956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