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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나무들이 온갖 색깔의 단풍잎으로 물들며 이 계절이 풍성한 수확의 계절임을 말해준다. 그에 발맞춰 전국의 많은 자치단체가 벌이는, 지역특산물을 소재로 한 축제들도 우후죽순처럼 기지개를 켠다.
우리 선조들은 이맘때 즈음이면 한 해 농사가 잘 된 것이 하늘의 덕임을 알리고 공동체의 안녕과 내년 농사에도 하늘의 보살핌이 있기를 기원하며 걸쭉한 농악소리에 맞춰 온 마을이 떠들썩하게 축제를 벌이곤 했다. 그러나 함께 마음이 들떠 이곳저곳의 축제를 다니다 보면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난감한 경우를 자주 만나기도 한다.
지자체 간의 특성이 나타나지 않는 천편일률적 행사진행과 전체 축제 예산의 상당부분을 관객동원이란 이름으로 가수 초청공연 등에 써서 혈세를 낭비하는 경우를 보면 축제의 방향이 많이 빗나가고 있다는 걸 느낀다. 넘치는 음식과 술, 각종 소음으로 난장판이 된 축제가 진정 우리가 원하는 축제의 본모습은 아닐 것이다.
그런 점에서 얼마전 경산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CF 애니메이션 피칭쇼’에 시선이 간다. 경산지역은 12개 대학이 집적한 세계적 규모의 교육도시라는 점에 착안한 대회인데 피칭쇼라는 방식이 사뭇 획기적이다.
피칭이란 개념은 원래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자신이 창작한 콘텐츠를 어필하고 싶은 콘텐츠 개발자들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혹은 잠시 열리는 엘리베이터 안의 투자자들에게 자신의 콘텐츠를 순간적으로 피칭하는 비즈니스 방식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무한 경쟁의 지식정보사회를 정면으로 돌파해 나가는 이런 획기적인 비즈니스 방식이 서울도 아닌 지역에서, 그것도 경산에서 먼저 시도되고 있다는 점은 놀랍고도 멋진 일이다. 이런 방식의 비즈니스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는 기업에도 너무 반가운 정보이며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에게도 자신의 가치를 보여 줄 수 있는 새로운 ‘직거래 장터’가 될 것이다.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된 이번 행사가 모쪼록 전국에서 난립하는 가을 축제의 생산적인 방향을 제시해 주고 해를 더해 갈수록 더욱 탄탄하게 자리잡아 우리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고급스러운 문화축제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축제란 단순하게 쓰레기를 양산하는 소비성 행사가 아니라 좀더 생산적이고 건강한 문화행사로 발전해야 되기 때문에 경산 피칭쇼는 이 가을에 만난 새롭고도 신선한 소득이었다.김천일 <청우물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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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축제의 새로운 패러다임](https://www.yeongnam.com/mnt/file/201511/20151103.01025082020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