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백선생 신드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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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1-19  |  수정 2015-11-19 08:04  |  발행일 2015-11-19 제21면
[문화산책] 백선생 신드롬
이현창 <대구시립국악단 악장>

요즘 TV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르는 음식과 관련된 소위 ‘먹방’이다. 언제부턴가 연예인들이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다니는 프로그램이 하나둘씩 생기더니 급기야 스타 요리사가 등장해서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각 방송국은 앞다투어 요리 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했고, 한때 힘든 직업으로 여겨지던 요리사라는 직업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 근래에는 젊은이들의 선호 직업 중 하나로 당당히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모든 방송의 요리 프로그램을 평정한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백선생’ 또는 ‘백주부’로 불리는 백종원이란 사람이다. 이전까지는 그렇게 유명하지도 않았고, 여자 연예인과 결혼한 성공한 외식 사업가 정도로만 알려져 있던 그가 본격적으로 요리 방송을 맡으면서 이전까지의 요리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요즘 주부들 사이에서 그는 젊고 잘생긴 연예인들을 제치고 최고의 스타로 떠오르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주부뿐 아니라 남성들, 그중에서도 가장 부엌에 들어가기 싫어하는 40~50대 아저씨들까지 요리에 관해 관심을 갖게 하고 그것을 실행하게 한다. 이쯤 되면 거의 신흥종교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백종원의 요리 방법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한마디로 그의 요리는 쉽고 대중적이다. 그의 요리법은 이전까지의 요리 방송에서 흔히 등장하던 전문용어가 없으며 복잡한 레시피를 따라하게 하던 요리 방송과는 달리 시청자들이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독특한 방법으로 친숙하게 다가왔다. 바쁘게 사는 현대인이 요리에서까지 스트레스를 받고 싶어 하지는 않을 것이다. 백종원의 요리는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 또한 자신을 요리전문가라고 생각하거나 자신만의 언어로 잘난 체하지 않는다. 이것이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핵심이다.

국악이든 클래식이든 자신들만의 언어로 우아하고 거룩하게 설명해 봤자 사람들은 열광하지 않는다. 쉽고 재미있게 대중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근래 들어 쉬운 해설을 곁들인 연주회가 많이 늘고 있는 현상은 그나마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보다 전문화되면서도 쉽게 풀어줄 수 있는 음악계의 ‘백선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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