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편견을 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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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1-23  |  수정 2015-11-23 08:05  |  발행일 2015-11-23 제23면
[문화산책] 편견을 버리고
남혜경 <화가>

나에게 제일 즐거웠던 일 하나를 꼽으라고 하면 장애인 학교에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게 되었던 것이다.

첫 출근이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지만 가로수가 쭈욱 늘어선 시골길 덕분에 긴장이 풀리는 듯했다. 처음 대한 아이들의 맑은 눈망울과 순수한 미소는 내 맘속의 깊은 편견에 의구심을 가지게 했다.

우리 반 아이들은 자폐 그리고 정신지체, 학습장애 등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따뜻한 감성의 소유자인 동시에 독특한 능력들을 내포하고 있다. 신발을 신겨주거나 화장실에 함께 가 주기도 하고 몸이 불편한 친구의 급식을 배식받아 오는 등 각자의 능력에 따라 상대를 도와가며 의지한다.

이곳에서 있었던 일 중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체육대회 때 일어난 일이다. 릴레이 달리기 도중 경쟁자인 친구가 넘어지자 되돌아가서 일으켜 함께 달리는 모습은 참으로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미술을 통해 본 그들의 창의력이 대단함에 감탄이 나왔다. 그들 속에 내재된 각자의 능력들은 일반인을 넘어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물에 대한 고정 관념을 배제하고 느끼는 대로 그려낸 그림들의 단순화된 형체와 순수한 색감, 작은 토우(인체, 동물, 공룡 등 다양함)들을 만들어 그것들을 연결해 큰 도자기로 형상화시킨 것은 피카소에게 받은 충격보다 더 깊이 내 기억에 또렷이 각인되어 있다.

그들과 함께한 생활은 나의 편견을 여지없이 무너뜨려 버렸다. 소외하고 무시했던 존재들. 그들은 눈부신 능력을 소유하고 있으나 단지 그것을 표현함에 서툴 뿐이다. 그래서 장애가 아닌 다름으로 인정해야 될 것이다. 이런 다름을 인정하고 교류, 공감대를 가짐으로써 차별은 깨어지고 소통이라는 것에 근접하게 된다.

소통은 어렵고 복잡한 것이 아니라 단순하다. 지식, 빈부, 나이를 벗어나 아주 사소한 것에서 느끼는 공감대이기 때문이다.

소통이란 편견 없이 상대방의 순수한 내면과 교감하는 것이다. 나는 그곳에서 나의 그릇된 가치관과 이기심을 조금이나마 내려놓고 또 다른 세상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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