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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6년 4월29일 미스경북(대구는 1981년 이전까지 경북에 포함된 도시) 선발대회 출전 미녀들이 대구시가지 카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다. 대구미인은 역대 미스코리아 본선에서 유달리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영남일보 DB> |
대구는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미인의 도시’다. 예부터 ‘미인’ 하면 대구가 떠오를 만큼 유달리 대구에 미인이 많다는 속설은 낯설지 않다.
실제로 대구는 수많은 미인을 배출한 고장이다. 인구 대비 미스코리아 본선 수상자 비율이 높고, 연예계 스타 중에서도 대구를 고향으로 둔 미인이 많은 것이 이를 증명한다.
#1. 미스코리아의 도시 대구
대한민국의 대표적 미인의 등용문인 미스코리아 대회에서 대구미인들은 좋은 성적을 거뒀다. 중남미 베네수엘라 미녀들이 세계 미인대회를 휩쓰는 것처럼 대구 출신 미녀들이 두각을 나타낸 것이다. 대구 경북예고 출신으로 1987년 미스대구 진, 미스코리아 진을 차지한 장윤정이 대구가 배출한 대표적 미스코리아다. 장윤정은 1988년 세계 최고 권위 미인대회인 미스유니버스 대회에서 2위를 차지해 역대 미스코리아 출신 중 가장 눈에 띄는 성적을 거뒀다.
1958년 미스코리아 진 오금순 이후
수십년간 ‘미인도시’ 타이틀 굳건히
미스유니버스 2위 장윤정 대표미녀
배우 손예진·한채영·추자현 등 배출
큰 키에다 쌍꺼풀 있는 큰 눈의 외모
한반도 중남부 사람 유전특성 강점
‘노화 방지’ 사과 한때 대구가 주산지
지역출신 미인들 “사과 많이 먹었다”
미스코리아 본선 수상자를 자세히 살펴보면 대구를 포함한 지역 출신 미인이 강세인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10여년 동안 미스코리아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며 미스코리아 본선 진출자 특성을 연구 중인 올포스킨피부과 민복기 원장은 “2007년부터 2016년까지 만 10년 동안 미스 대구·경북 입상자 중 무조건 한 명은 본선대회 진·선·미에 포함됐다. 이런 경우는 인구가 많은 서울 외에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2013년 미스대구 진 유예빈이 그해 미스코리아 진에 오르는 등 대구미인의 전통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 밖에도 배우 손태영(2000년 미스코리아 미, 미스대구 진), 방송인 서현진(2001년 미스코리아 선, 미스대구 선) 등 대구 출신 미인들이 미스코리아 대회를 계기로 이름을 알렸다.
시대에 따라 미인의 기준은 변하기 마련이지만, 대구는 수십 년 전부터 ‘미인의 도시’라는 타이틀을 굳건히 지켜왔다. 대구 출신 미인의 저력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1958년 미스코리아 진 오금순씨다. 당시 대구시 중구 동인동에 살던 오씨는 19세때 미스경북 3위(대구는 1981년 이전까지 경북에 포함된 도시)로 입상해 역대 둘째로 미스코리아 진이 됐다.
이후에도 대구는 수많은 미스코리아 본선 수상자를 배출했다. 1976년 4월30일자 영남일보 5면 미스코리아 특집기사를 보면 수십 년 전에도 대구가 미인의 고장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경북, 한국 미인의 산지’라는 제목의 기사는 “미스 경북의 관문이 바로 한국 미녀의 등용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기사는 “18회의 미스 경북 선발대회에서 뽑힌 미녀 중 9명의 미녀가 미스코리아 진, 10명의 미녀가 미스코리아 선이 됐다”고 적고 있어 대구 출신의 미녀가 유달리 돋보였음을 보여준다. 심지어 1960년대에는 미스 경북 진·선이 같은 해 미스코리아 본선에서 진·선에 선발되는 경우까지 있었다.
연예계에서도 대구미인이 눈에 띈다. 대구 정화여고를 졸업한 배우 손예진과 ‘바비인형’이라는 별명을 가진 배우 한채영은 대구가 배출한 대표적 미인이다. 또한 ‘대륙의 여신’으로 불리며 중화권 한류스타로 자리매김한 추자현, 최근 예능프로에서 인기몰이 중인 배우 민효린도 대구 출신이다. 배우 송혜교와 엄지원의 고향도 대구로, 수많은 미녀스타들이 대구와 인연을 맺고 있다.
#2. 대구미인의 특징
전문가들은 대구가 ‘미인의 도시’로 불리는 이유로 한반도 중남부 지역의 유전적 특성을 꼽는다. 북방계와 남방계 유전자가 교차하는 지역이 대구이며, 각 유전인자의 장점이 더해져 많은 미인을 배출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민복기 원장은 “통계적으로 밝히기 어렵지만, 대구지역은 남방계형과 북방계형이 5대 5로 분포하는 중간지역이어서 고상하고 품위 있으면서 친근한 얼굴이 많다”고 설명했다. 키가 크고 피부가 흰 북방계 유전자의 특성에다, 눈이 크고 쌍꺼풀이 있는 남방계의 유전적 특질이 합쳐져 미인을 유달리 많이 배출하는 도시가 됐다는 주장이다.
대구미인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근대부터라는 것이 중론이다. 조선시대에는 대구미인처럼 눈이 큰 여성은 미인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오히려 대구미인보다 눈이 작은 북방계의 평양미인, 강계미인이 더 아름다운 여성으로 인정받았다. 물론 남방계형 미인인 진주미인과 강릉미인도 미인으로 인정받긴 했지만, 조선시대에는 남쪽의 잘생긴 남성, 북쪽의 아름다운 여성을 의미하는 ‘남남북녀’의 미인관이 주를 이뤘다.
시간이 지나 미인의 기준이 변화하면서 대구미인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서구문물이 들어오면서 서구형 미인이 새로운 미인의 기준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현재는 다리가 길고 마른 서구형의 체형에 오뚝한 콧날, 빨간 입술, 반듯한 이마, 작은 얼굴 등이 미인의 기준이다. 최근에는 쌍꺼풀 없는 동안 얼굴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세련미와 고전미를 동시에 갖춘 대구미인의 강세는 여전하다. 민복기 원장은 “최근에는 얼굴만큼 몸매도 미인의 중요한 조건이 됐다. 북방계형의 굵고 짧은 다리보다 남방계형의 홀쭉하고 긴 다리를 선호하면서 북방계와 남방계의 장점이 섞인 대구미인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의 분지지형 등 독특한 자연환경이 ‘미인의 도시’가 된 배경이라는 주장도 있다. 자연재해가 거의 없고 살기 좋은 도시 분위기가 대구미인의 탄생에 한몫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구와 비슷한 평지지형인 중국 항저우(杭州)는 쾌적한 자연환경을 자랑하고 있으며, 중국 내에서도 ‘미인의 도시’로 손꼽힌다. 중국 4대 미녀에 꼽히는 춘추전국시대의 서시(西施)가 항저우의 대표적 미녀로 알려져 있다.
대구미인은 외형적 아름다움과 더불어 ‘지덕체(智德體)’를 갖춘 미인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민복기 원장은 “대구의 경우 일찍이 섬유산업 발전으로 패션에 관심있는 여성이 많았고, 교육 인프라가 훌륭해 아름다우면서도 지적인 여성이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960~70년대 대구 출신 미스코리아 중에서는 서울대 등 명문대를 나온 재원이 많았다.
#3. 사과와 대구미인
사과와 대구미인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역대 미스코리아들의 당선소감 중 ‘사과를 많이 먹어 예뻐졌다’는 말이 많았던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대구는 한때 사과의 주산지였고, 지금도 대구시 동구 평광동의 고지대에서는 사과를 재배하고 있다. 동그랗고 빨간 사과를 보면 ‘아름다움’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레 연상된다. ‘사과 나는 데 미인 난다’는 속담까지 있을 정도이니, 대구미인과 사과 사이에는 분명 어떤 종류의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
사과와 미인의 연관성은 옛 신문기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영남일보는 1976년 4월30일, 미스경북 출전자들의 프로필을 정리해서 보도했는데, 참가자 중 서윤경씨를 “사과주스를 좋아하는 탓일까? 서양의 피부는 희고 티 없이 맑다”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사과는 풍부한 영양소를 지니고 있다. 특히 피부미용에 좋은 성분이 많다. 사과는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을 다량 함유해 피부노화를 방지하는 과일로 꼽힌다. 특히 사과 껍질에 많은 폴리페놀 성분인 안토시아닌은 피부노화 예방 효과가 탁월한 강력한 항산화 성분이다. 또한 사과는 다른 음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칼로리가 적고 섬유질이 많아 다이어트 음식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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