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기회가 또 다른 기회가 되기를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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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7-28  |  수정 2017-09-05 11:27  |  발행일 2017-07-28 제16면
20170728
이종희 <무용인>

나는 글을 쓸 수 있는 기회를 통해 과거를 되돌아 볼 수 있음에 감사하고, 앞날을 만들 수 있음에 감사한다. 2004년 7월26일 꼭 13년 전 그날의 기억으로 나는 잠시 추억에 젖어본다.

원고 마감을 앞두고 이런 저런 일들로 정신없는 일주일을 보내고 있었다. 머릿속 이야기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지만 글로 표현하기에 마음이 동요되지 않았고, 그러다 마주친 13년 전 그날의 기억, 그 기억 하나가 큰 물결이 되었고, 마음속 큰 울림이 되었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대학 강단에서 몇 해를 보내고 있던 어느 날이었다. 여러 해 전부터 해외유학을 가고 싶다고 생각하던 중 더 이상 생각이 멈추고 있다가는 해외유학보다는 단순한 해외여행의 기회로 이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고, 주변에 일어나는 여러 상황에서 유학을 계획하고 실천하게 되었다.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었던 뉴욕 그리고 뉴욕대학교. 그곳을 향해 첫발을 내디뎠던 그 날이 바로 2004년 7월26일이었다. 여러 차례의 해외공연과 해외여행을 가졌지만 새삼스레 그때의 기억이 찾아온 이유는 아마 나와 동행하는 젊은 청년들의 뒷모습이 꼭 그 시절의 나를 보는 듯해서일 것이다.

2017년 7월26일은 중국 청두에서 열리는 ‘청두 국제자매도시 청년음악회’에 참가하기 위한 여정이 시작되는 날이었다. 많은 공연연습으로 지쳐있는 청년들에게 이 공연이 잠시라도 젊음을 느낄 수 있는 기회이길 바라는 마음이지만 이번 공연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하지만 해외에서 치러지는 국제행사가 그들에게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경험이지 않을까.

13년 전의 나를 떠올리며 오늘의 이들을 생각한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앞날에 대한 계획, 좌절, 실천, 또 다른 계획, 기대, 희망은 현실과 충돌하며 심란한 마음속 일상을 보내고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무엇도 두렵지 않은 그 시절에만 가지고 있는 열정을 알기에 오늘도 그들 뒤에서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갈 수 청년이기를 염원해본다.

또한 오늘의 내가 그 시절을 기억하듯이 이들도 먼 훗날 오늘을 생각하고 그들이 경험한 기회를, 그들이 기억하는 추억을 떠올리며 그 기회로 인해 되돌아 볼 수 있음에 감사하고, 앞날을 만들 수 있음에 감사하는 순간을 만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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