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리포트] 사법농단과 밤샘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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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26   |  발행일 2018-10-26 제9면   |  수정 2018-10-26
[변호인 리포트] 사법농단과 밤샘수사

최근 사법농단 사건에 대한 수사 의지가 강하다. 대통령, 대법원장, 국민 모두의 열망이며 법원이 청와대와 긴밀히 교류하고 직권을 남용하거나 재판에 개입한 정황은 빠짐없이 수사돼야 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서울고등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법원 내부 게시판에 밤샘수사는 근절돼야 하며, 작성된 조서의 증거능력을 형사법관이 배척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이 게시판은 대부분의 법관이 접속해 여러 의견을 펼치고 정보를 듣는 공간으로, 이런 주장을 한 분이 고위급 법관이란 점에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한편 반복신문에 대해 비판한 울산지방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답정너’식 수사란 표현을 인용했는데, 사실 심야조사와 반복신문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맞다. 신문에 대한 답변을 일단 했으면 같은 질문은 재차 하지 말아야 하는데 구심적(求心的) 신문에 대한 욕심을 버릴 수가 없다. 조금만 더 같은 질문을 반복하면 상대가 자백하고야 말 것 같은 환상이 들기 때문이다. 실제 그간 상당수 수사는 이런 방식으로 성공했고, 잠을 재우지 않고 밤새 묻는 경우도 있었다.

대표적 과학수사 방식인 거짓말탐지기 조사도 방식이 유사하다. 같은 질문을 마치 다른 양 문장을 변형하고 살을 보태 여러 차례 묻다 보면 피조사자 입장에선 마치 다 알고 묻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 또는 뭔가 증거가 있어서 묻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심장이 요동친다. 때로는 저항을 포기하게 된다. 반복신문의 문제점은 강압성, 인격 및 건강 침해, 임의성 침해이고 이것이 심야조사와 결합될 때, 장소가 검사실과 같은 밀실일 때 문제점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공판검사가 법정에서 재판장의 제지를 받지 않고 거침없이 반복신문, 위협신문, 유도신문을 펼치는 경우도 있는 점을 보면 검사실에서의 수사방식이 매우 파행적일 것은 어렵지 않게 짐작된다.

한편 심야조사에 대해 법무부 훈령인 인권보호 수사 준칙 제40조에서 자정 이전 조사를 마쳐야 하나 피조사자나 변호인의 동의, 공소시효 임박, 구속여부 판단 등 합리적인 경우에는 인권보호관의 허가를 조건으로 심야조사를 허용하고, 경찰청 훈령인 범죄수사규칙 제56조의 2도 심야조사를 자정부터 오전 6시로 규정한 후 원칙적 불허와 예외적 허용을 택하고 있다. 이들 규정은 아직 위헌 결정이 나온 바 없고, 또 밤샘수사를 형소법이 정면으로 불허하고 있지도 않다. 따라서 변호인이 구체적 사정하에서 수사 장기화를 이유로 진술 임의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이것이 받아들여질 예외적 사건을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적법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장래 사법농단 수사 이후에도 밤샘수사를 위법하다고 법관들이 볼 것인지는 매우 불투명하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야간 압수·수색을 금지한 형사소송법 제125조·219조와 같이 심야조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상위법인 형사소송법에 명시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

천주현 형사전문변호사(법학박사) www.brotherl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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