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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대구 중구 도원동 속칭 ‘자갈마당’ 철거공사 현장에서 매입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건물에 사람이 살고 있다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
26일 오후 대구 중구 도원동. 철거 공사가 한창인 현장 한가운데 뚫린 길을 따라 들어서자, 아직 허물어지지 않은 건물 몇 채가 보였다. 곳곳에는 성인 남자 키 높이의 유리관이 세워져 있었다. 손님을 유인했던 성매매 업소의 흔적이다. 건물 안에는 작고 허름한 방이 칸칸이 자리하고 있었다.
100년이 넘게 이어져온 대구 성매매 집결지 일명 ‘자갈마당’이 철거 과정에서 마지막 진통을 겪고 있다.
1t기둥이 매입안된 건물로 쓰러져
중구, 시행사에 일시공사중지명령
매도청구소송 오는 10월에 결과
시행사“지주와 협의 포기않을것”
지난 19일 대구 중구청은 재개발 시행사인 도원개발에 안전 상의 이유로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 약 1t 무게의 기둥이 쓰러지면서 매입되지 않은 건물 지붕을 덮친 것이다. 통상 매입이 100% 마무리된 현장이었다면 문제될 것이 없지만, 매입이 되지 않은 건물인 탓에 이런 명령이 내려진 것. 다행히 조치가 완료돼 이날 공사가 재개됐다.
자갈마당 재개발 사업은 지난해 말까지 사업계획 승인 기준인 95%에 미치지 못한 90%에 그치면서 공영개발로 전환될 위기에 놓였지만, 올해 1월 토지매매율이 95%를 넘기면서 민영개발로 속도를 내게 됐다. 시행사 측은 지난 5월 사업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시행사 측이 5%에 못 미치는 6필지 내 건물과 토지에 대한 매도청구소송을 진행 중이고, 이르면 10월 1심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여 사업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병권 도원개발 대표는 “일반적인 개발지역과 사정이 많이 다르다. 지금까지 힘든 과정을 거쳐왔지만, 아직 지주들과 협의를 포기하지 않았다"면서 “매도청구소송이 10월 중순쯤 마무리되면 자연스럽게 소유권이 넘어오게 된다. 하지만 그 전에 협의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자갈마당의 역사는 19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일합병 이전 일본인들이 설립한 유곽이 광복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고 집창촌으로 남은 것이다. 1990년대까지 밤이면 붉은 빛으로 불야성을 이뤘던 자갈마당은 2004년 성매매특별법이 제정, 단속이 강화되면서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폐쇄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2014년 권영진 대구시장은 ‘자갈마당 폐쇄’를 공약으로 내걸었으나 수백억원에 이르는 재개발 비용 마련, 업주·성매매 종사자들의 반발 등 난관에 부딪혔다.
2017년 임기를 1년여 남긴 권 시장은 연내에 자갈마당 폐쇄를 완료하겠다고 선언했다.
대구시는 진입로 CCTV 설치, 문화예술전시관 ‘아트 스페이스(Art Space)’ 개관 등 자갈마당을 양성화하기 위한 조치를 시행했다. 대구시의회는 성매매피해자 등 자활지원 조례를 제정해 성매매 피해자들이 자갈마당을 떠나 사회에 정착할 수 있는 활로를 마련했다.
시공사와 중구청은 자갈마당의 아픈 역사를 지우고 대구의 새로운 중심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 대표는 “도원동은 지리적으로, 도시계획적으로 좋은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금기된 장소로 여겨져 통행이 자유롭지 않았지만, 앞으로 개발이 이뤄진다면 이 일대 전체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뀔 것"이라며 “매도청구소송 결과가 나오면 11월쯤 분양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자갈마당을 개발과 관련해 상징물이나 전시관 등 다양한 제안이 있었으나, 이는 추후에 주민들이 동의를 해야 할 사안이라 판단, 이와 관련된 계획은 아직 없다. 남은 지주와 시행사 간 협의가 원만히 이뤄지도록 중재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행사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될 경우 옛 자갈마당터는 2023년 지하 6층~지상 49층 규모에 아파트 886가구와 오피스텔 256실, 판매시설 등이 들어서는 연면적 24만5천383㎡ 규모의 주상복합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정우태
윤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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