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무용제 금상·안무상 수상 ‘권효원&CREATORS’ 권효원 안무가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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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0-15   |  발행일 2019-10-15 제25면   |  수정 2019-10-15
“현대무용은 어떤 해석도 정답…틀에 안 갇혀 매력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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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막을 내린 전국무용제에서 금상을 차지한 대구 대표팀의 공연 모습과 권효원 안무가(작은사진). (전국무용제 집행위원회 제공)

지난 5일 막을 내린 전국무용제에서 대구 대표팀인 ‘권효원&CREATORS’(작품명- Unspoken)가 금상과 안무상을 수상하며 대구 현대무용의 저력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30대 중반의 젊은 안무가 권효원은 이번 전국무용제를 자신의 무대로 만들었다. 지난 10일 권씨를 만나 전국무용제와 작품, 무용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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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예선부터 본경연까지 7개월간 연습
수상작품‘Unspoken’다양한 해석 가능
억울한 일 겪은 불특정다수 위로하는 내용
작품으로 세상과 소통…메시지 전하고싶어


▶대구는 강력한 대상 후보로 꼽혔는데, 금상이 아쉽지는 않나.

“개인적으로는 작품을 통해 내가 말하고 싶었던 것을 말해서 좋았다. 목표는 5위 안에 드는 것이었기 때문에, 대상을 못받은 아쉬움은 없다. 대구에서 무용제를 해서 무용수나 스태프들이 좋은 컨디션에서 경연에 임할 수 있었던 것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힘들었던 점은.

“지역 예선부터 본 경연까지 7개월 동안 이 작품에 매달렸다. 항상 하루치 연습량을 정해뒀는데, 예상대로 진행이 안될 때도 있어 그런 부분이 힘들었다. 작품에 참여한 무용수들의 본업이 있기 때문에 각자의 스케줄을 배려해 연습을 하는 것도 좀 힘들었다. 대구를 대표해 경연에 나갔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다.”

▶무용제 작품 ‘Unspoken’은 어떤 의미인가.

“특정한 사건·사고를 주제로 한 것은 아니라서, 보는 사람마다 다양한 경험이나 기억을 대입해볼 수 있는 작품이다.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들, 무고하게 세상을 떠난 사람들에게서 영감을 받았다. 어디에서든, 어떤 상황에서든 잘못 없이 부당한 일을 당하는 사람들, 말 한마디 해보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하거나 삶의 방향을 바꿔야 했던 사람들을 작품에 담았다. 억울하고 부당한 일을 당할 때 할 말은 많지만 할 수 없는 상황이 있지 않나. 그런 일을 겪은 불특정 다수를 위로하고 싶었다. 나 역시 어떤 어려운 상황에 부딪혔을 때 적극적으로 말을 하거나 투쟁을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작품 마지막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계속돼야 하지 않나’는 일종의 희망을 말하고 싶었다.”

▶현대무용의 매력은 무엇인가.

“현대무용을 어렵게 느끼는 이유는 굳이 작품을 이해하려 하기 때문인 것 같다. 물론 작품마다 작가의 의도는 분명히 있겠지만, 그게 정답은 아니다. 그 작품을 보고 관객이 어떤 생각을, 어떤 해석을 하든 모두 정답이다. 현대무용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가 바로 그런 틀에 갇히지 않은 자유로움인 것 같다.”

▶대학(대구가톨릭대)에서 현대무용을 전공했는데, 지금은 안무가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창조적인 일을 하는 많은 분들이 그렇겠지만, 나 역시 작품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메시지를 전달한다. 개인적으로 무대에 서는 것보다 객석에서 내 작품을 보는 게 더 좋았다. 내가 출연하면 작품을 직접 볼 수 없지 않나. 그래서 졸업 후 바로 안무를 시작했다.”

▶대구의 무용 환경은 어떠한가. 앞으로 꿈이 있다면.

“20대 때는 서울이든, 외국이든 멀리 떠나고 싶었는데, 이제는 대구가 좋다. 다른 것보다 무용이 힘든 일이다 보니 대구에서도 무용수들이 점점 없어진다는 점이 좀 아쉽다. 작품은 내 분신이다. 계속 작품으로 관객과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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