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단체, ‘이민장벽’ 트럼프에 베를린장벽 잔해 선물

  • 입력 2019-11-11 00:00  |  수정 2019-11-11
폐쇄·고립주의 정책 비판 의도
백악관수령거부로 광장에 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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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앞 라파예트광장 가장자리에 비치된 베를린 장벽 조각. (사진=독일 시민단체 ‘열린 사회’SNS 갈무리)

독일의 한 시민단체가 베를린 장벽 붕괴 30주년을 맞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장벽 잔해 일부를 보냈지만 백악관이 수령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9일(현지시각) 독일 dpa 통신에 따르면 비영리단체 ‘열린사회 이니셔티브’(이하 열린사회)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남은 콘크리트 덩어리 일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려 했으나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단체가 보내려던 장벽 조각은 사람 키를 훌쩍 넘는 높이에 무게가 2.7t에 이르는 대형 콘크리트 덩어리다.

열린사회 측은 장벽 없는 세상을 추구하는 ‘장벽에 맞서는 장벽(The Wall Against Walls)’ 캠페인으로서 장벽 조각 전달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남미 불법 이민을 막겠다며 멕시코 접경에 ‘이민 장벽’을 건설하는 등 폐쇄·고립주의 정책을 펼치는 것에 반대하는 뜻으로 풀이된다.

장벽 표면에는 ‘베를린 시민’ 명의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장벽 없는 세상을 만드는 데에 미국이 헌신해온 사실을 당신께 일깨우려 이 조각을 보내드린다"라는 내용이 새겨졌다.

열린사회는 또 “베를린 장벽은 이제 파편으로만 남아, 그 어떤 장벽도 영원하지 않다는 점을 알려준다"면서, “존 F. 케네디에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미국은 이 장벽을 허무는 데 수십 년 동안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열린사회는 지난 3일 민간 후원금을 통해 해당 조각을 사들인 후 베를린 장벽 붕괴 기념일인 9일에 맞춰 미국 수도 워싱턴DC에 배송했다고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했다.

백악관이 수령을 거부한 장벽 조각은 백악관 앞 라파예트광장 가장자리에 임시로 자리를 잡았다.

열린사회는 백악관이 계속 조각을 거부할 경우 미국 전역에 조각을 데리고 다니는 투어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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